언제나 날씨는 맑음
상처 받지 않을 권리-강신주 본문
인간은 억압이나 슬픔이 아니라 평안한 기쁨, 보편적인 자유를 추구하는 존재입니다. 그러나 자본주의와 그것이 만들어놓은 욕망의 집어등은 의식할 새도 없이 우리에게서 삶의 자유와 기쁨을 앗아가버립니다. 자본주의가 만들어놓은 욕망의 집어등은 매우 교묘하게 작동합니다. 그것은 표면적으로 볼 때 우리에게 자유와 기쁨을 주는 듯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번 꼼꼼히 살펴보세요. 자본주의가 제공하는 자유란 '소비의 자유'일 뿐이고 자본주의에서 얻는 기쁨이란 '자기 파괴적인 욕망의 충족'일 뿐입니다. 불행히도 우리들 대부분은 욕망의 집어등에 걸려 허우적거리며 깊이 상처받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싶어 하지 않는 듯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아니겠지요. 정열적인 시인들로부터 냉철한 철학자들에게 이르기까지 모든 인문학자들이 자본주의를 의심하고, 나아가 상처받은 인간을 연민의 시선으로 바라보았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일 것입니다.
정신분석학자 라캉은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지금 당신이 욕망하는 것이 진정으로 당신이 욕망하는 것인가?" 그는 우리 욕망의 대부분이 자신의 욕망이라기보다 타자의 욕망이라고 냉정하게 진단했던 것입니다. 아마도 지금 시대에 자본만큼 우리를 강하게 지배하는 타자도 없을 겁니다 진정 무서운 일이 아닌가요? 자본은 마치 몸에 기생하는 암세포처럼 우리 내면의 욕망을 먹이삼아 번식하고 있습니다. 우리 욕망이 치열해질수록, 자본은 더욱 강해질 테고 우리 삶은 점차 병들어가겠지요. 자본이 남긴 뿌리 깊은 상처를 근본적으로 치유하려면 우리는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장 시급한 것은 우리가 상처받고 병들어 있다는 사실에 직면할 용기를 갖추는 일이 아닐까요? 숨겨진 상처를 상처 그대로 직시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에게도 치유의 희망이 피어나리라 믿습니다.
-서문 中
-아트 앤 스터디에서 강의를 듣다가 알게 된 책.
강신주님의 강의가 너무 좋아서 거의 다 듣고 있는 중인데,
이상의 '날개'와 유하의 시를 자본주의와 결합시켜서 해석하는 부분이 있었다.
전공시간에 다룰 때와는 또 다른 해석이 흥미로워 이 책도 구입하게 된.
각 장이 모두 흥미로워 술술 읽히는 편이었고
나로 하여금 소비와 노동에 대해 좀 더 깊은 성찰을 하게 만들었지만,
특히 아케이드 프로젝트를 토대로 작성한 3,4장이 돋보였다.
요즘 이런저런 책들을 읽으면서 항상 느끼는 것이
현대 사회의 시스템 자체가 사람들을 너무 지치게 하고
과도한 압박에 무방비로 노출시킨다는 것이다.
과연 우리 시대가 88만원 세대에서 요구하고 있는 것처럼
그런 혁명적인 정신을 가지고 있을지, 모두 화합하여 단결할 수 있을지...
그게 아니라면 언제까지나 누구를 위해 이어나가는지 모를
쳇바퀴 같은 삶을 이어가면서
포용의 논리로 이 아픔을 감싸야하는 것인지.. 의문이다.
'소리내어 책 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달콤한 나의 도시-정이현 (0) | 2012.01.25 |
---|---|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 (0) | 2012.01.25 |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No Country For Old Men, 2007) (0) | 2012.01.24 |
신화와 인생-조셉 캠벨, 다이앤 K. 오스본 (0) | 2012.01.23 |
헬프 1,2 (0) | 2012.0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