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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턴 투 햄릿 본문
리턴 투 햄릿은 연극열전 작품 중 하나로
영화감독 장진의 연출로 제작되었습니다.
웃음의 대학 이후에 정말 오랜만에 보는 연극열전 작품이네요.
작년부터 140회넘게 공연한 연극이지만,
참여하는 배우들이 거의 처음 보는 신인이거나 무명배우들이었고
(제가 본 회차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사진에서 마이크 잡고 계신 양진석 씨의 첫공이기도 합니다)
장진감독이 연출한 연극이 재미있다는 이야기를 워낙 많이 들어서
오히려 억지웃음만 유발하고 무게감은 없는 연극이 아닐까해서 보지 않았어요.
하지만 8일이 마지막 공연이라 할인행사를 했고,
장진의 감독은 영화들은 참 좋아하기 때문에 급히 예매를 했습니다.
마지막 공연..마지막 수업은 언제나 참 특별합니다.
모든 것을 마무리하는 만큼 곱게 완성도 있게 끝내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고,
보는 관객이나 배우 모두 왠지 모를 아쉬움이 들게 마련이에요.
개인적으로 마지막 공연을 보러가는 것을 참 좋아하는데,
특히 마지막 공연, 마지막 회차는 축하해주기 위한 관계자나
지인들의 꽃다발도 많이 보이고
배우들도 그간의 공연을 통해 연기와 발성이 완전히 무르익어서
안정된 무대를 볼 수 있습니다.
이 공연은 액자식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리턴 투 햄릿이라는 마지막 공연을 준비하는 무대감독과 배우들의 모습
그리고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연극 리턴 투 햄릿입니다.
사실 핵심은 무대감독과 배우들의 삶의 애환과
너무나 열악한 연극환경에 대한 반성과 고민이고,
햄릿 공연은 저 주제들의 무게감을 해소시키고
웃음을 유발하는 장치로 주로 사용되었습니다.
연극에서 배우들은 등을 돌리면 안되는데,
이 공연에서는 그런 룰들도 깨지고 자유로운 무대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마당극과 정극을 넘어서는 햄릿구성도 계속 웃음이 끊이지않을 정도로 재밌었고,
배우들의 연기들도 신인이라는 것을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러웠어요.
그리고 마지막 공연이라 간단한 인사정도는 있지 않을까 했는데,
더블캐스팅된 배우들이 모두 나와 한명씩 소개를 하고
참여스태프, 제작자 등이 모두 나와서 얘기를 하는 과정이
한 30분 넘게 이어져서 정말 좋았습니다.
영화 시사회가 아닌 연극 마지막공연에서 이런 적은 처음이라 더 감동이었어요.
(장진감독님은 지방 촬영 중에 올라오시느라, 늦어지셔서 결국 무대에 못오신 ^^:)
연극열전 관계자 중 한분이, 이 무명에 가까운 배우들이 모두 힘을 모아서
정말 최선을 다해 지금까지 공연해 왔는데 너무 감사하다고,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이라며 눈물을 보이시는데 저도 좀 울컥하더라고요
연극열전의 작품을 두 개 더 예매해놨는데, 정말 기대가 되네요.
역시 항상 실망시키지 않네요.
장진감독의 다른 작품들도 더 보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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