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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내어 책 읽기

루시퍼 이펙트-필립 짐바르도

DidISay 2012. 7. 15. 07:48

 

 

 

이 책은 양장본 속표지가 무려 흑백의 모자이크 형태라 너무 현란해서,
다른 책들과는 달리 오히려 흰 바탕의 겉표지가 더 맘에 들었다.
붉은색의 어지러운 상황에 싸인, 아기천사의 미소는 사악해질까? 선하게 될까?

 

필립 짐바르도 교수가 저술한 '루시퍼이펙트'는 무려 700페이지를 훌쩍 넘기는 꽤 두꺼운 책이지만,
읽는데 그리 시간이 많이 걸리진 않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물론 물리적인 시간은 꽤 걸렸지만 심리적으로는 그리 부담이 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이 책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스탠퍼드대 감옥 실험'의 내용 대부분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때인가 봤던 'Experiment'라는 독일영화로도 재현된 이 실험은
상황이 어떻게 인간을 변화시키는지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라 이미 수도 없이 인용되었다.

영화를 본 뒤에 충격이 꽤 컸던데다가, 이후 전공 시간에도 이 실험이 몇 차례 언급되어서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었는데 마침 이 책을 통해서 더 상세한 정황을 알 수 있어 기뻤다.

내용 자체는 말 그대로 평범하고 선량한 사람들이,
폐쇄되고 압박받고 여유없는 환경 속에서 어떻게 자신의 역활을 내면화 시키고
그에 따라 변화되어 가는지, 자신과 역활을 이분화해 악을 행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 실험과 유사한 모의실험도 함께 나오는데 개인적으로는 나치 만들기 실험이 너무 당혹스러웠다;

이후 짐바르도가 이라크의 아부그라이브 교도소에서 벌어진 학살사건을 전담하게 되면서
결국 이렇게 책으로 나오게 되었는데, 이 교도소 학살사건 역시 꽤 밀도있게 다뤄지고 있어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당연하게도 짐바르도와 이 실험에 가담한 참가자 모두에게 이 실험은 꽤 상처가 되었던 것 같은데,
교도소 학살 사건 덕분에, 그냥 묻혀있을 뻔한 이 책이 나오게 된 것은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이 책의 가장 큰 단점은 바로 결말부분이다.
팡세 이후로 최고의 기승전'병'을 보여주는데,
이 모든 악은 개인이 아닌 시스템의 문제.
시스템 상층부에서 이들을 조종하는 엘리트들의 교묘한 술책의 탓이라고 했으면서
결론은 엉뚱하게 개인이 극복해야한다고 낸다.

심지어 이를 위해서는 예수나 간디 같은 영웅이 되어야한다고 -_-;;;;;;;;
10단계의 지극히 원론적인 방법을 제시하는데 이것도 전혀 마음에 들지 않고 (....) 아아악 .

차라리 결론을 내지 말고 실험을 보여주는 것에서 끝냈어야 하는데 너무 욕심 냈어 이 아저씨;;

 

 

 

덧) 학교 다닐 때, 전공 교수님 중 한분이 아침드라마 불륜남을 연상시키는-_-;;; 미중년이셨는데
항상 긴 머플러와 트렌치코트를 휘날리며 다니셨;;; 올백머리인데도 잘생기셨던 '-' !!

그런데 짐바르도 아저씨가 살을 빼고 좀더 날렵한 인상이라면 매우 비슷할 것 같다 (...)

뭔가 전형적인 라틴계 미남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