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날씨는 맑음

8명의 여인들(8 Women. 2002) 본문

그들 각자의 무대

8명의 여인들(8 Women. 2002)

DidISay 2012. 9. 29. 08:26

 

 

 

 

프랑스와 오종 감독의 '8명의 여인들'

 

낯익은 여배우들의 대거 등장한데다가 이 감독의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여러가지 장르를 교묘하게 잘 섞어놔서 꽤 오래된 영화인데도 재밌게 봤다.

 

 

 

 

스토리를 보면 딸 2명, 장모, 아내, 처제, 고모, 하녀2명으로 구성된 가족에게

어느날 집안의 가장인 남자가 등에 칼에 꽂혀 사망하는 일이 발생한다.

 

눈으로 고립된, 전화선마저 끊긴 집 안에서

누가 범인인지 밝혀나가는 것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스토리만 보면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인데,

피가 난무한다거나 미스테리함 강조된다기 보다는

뮤지컬영화다운 발랄함과 각기 비밀을 감추고 있는 인물들에 대한 궁금증이 더 강조되어 있다.

 

감독이 연출한대로, 어설픈 안무는 좀 웃겼지만

프랑스어의 매력이 잔뜩 발산되는 음악만은 참 좋았던 :)

 

 

 

 

인물들의 의상이나 색채 사용도 인상적이었는데,

큰 딸의 온통 핑크로 가득한 의상은

엄마와 막내딸의 청색과 녹색 의상과 잘 어우러져서

짝을 지어 안무를 이룰 때 눈에 띄었다.

 

그리고 고모역 화니 아르당이 입고 나온 검정+ 빨강 의상도 강렬했고.

이자벨 위페르의 변신도 놀랍다. 처음에 못 알아볼뻔 한 ㅎㅎ

 

 

 

불륜, 혼전임신, 동성애, 살인 등 온갖 막장스러운 요소들은 다 들어있음에도

자극적이라거나 끝을 향해 치달아간다는 느낌은 별로 없다.

 

오히려 인물들이 그룹을 지어 한편의 연극을 잘 완성해간다는 느낌.

장소가 집안으로 한정되어 있고, 등장인물이 말그대로 8명의 여인이 전부라

깔끔하게 정돈된 '작품'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대립하는 장면에서조차, 생활의 느낌이 거의 나지 않아서

하나하나 쪼개져 파편화 된다기 보다는

인물들 간의 조화가 참 잘 되어 있네란 말이 먼저 튀어나오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