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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 각자의 무대

블랙 가스펠 (Black Gospel, 2013)

DidISay 2013. 12. 6. 12:00

 

 

 

별로 탐탁치는 않았으나 초대권을 받았다는 지인 때문에 관람한 다큐멘터리.

가스펠을 기반으로 한 레이찰스 같은 뮤지션들은 좋아하는 편이라

그럭저럭 버틸 수는 있겠다란 생각을 했었다.

 

아무 기대 없었던 내가, 이 영화에 바랐던 것은

1. 종교색이 별로 없었으면 좋겠다      2. 다큐 자체의 성격에 충실했으면 좋겠다.

3. 좋은 음악이 많이 나올 것...정도였다.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3가지 다 그닥 -_-;;

광화문에서 오랜만에 먹은 만두전골이 맛있었기 때문에

그거 하나 위로로 삼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까운 내 시간  슬퍼3

 

 

 

 

이건 제대로 복음을 전파하는 기독교 영화도 아니고, 종교색이 없다고 말하기도 애매;;

평범한 일반인들이 블랙가스펠을 제대로 배워서 성공하는 것도 아니며

정준과 양동근, 김유미는 얼굴마담 이외의 어떤 구심점도 하지 않고;;

블랙가스펠의 역사나 현황을 제대로 짚지도 않는다.

 

 

애초에 왜 이들이 가스펠을 배워야만 하는지 동기 자체가 없어보이는지라

영화를 찍기 위해 급조된 구성원이란 생각이 강하게 든다.

 

덕분에 좌충우돌 음악여행 따위 없고, 갈등이랄 것도 없다.

그저 계속해서 노래연습-교회-뻘짓-노래연습-교회-뻘짓의 반복 -_-을 거듭하다가

나중에 콘서트 조금 보여주고 끝. 이건 무슨 교회 수련회 온 것도 아니고;; =_=;;

이마저도 시끌벅적한 분위기+노래 몇곡 보여주고 끝이라서

이들이 다큐 시작전과 후에 도대체 뭐가 달라졌는지 알수가 없다.

 

도대체 명색이 다큐인데 뚜렷한 주제의식도 없고,

감동포인트도 뭔지 알수가 없고 그냥 애매모호..;

덕분에 밍숭맹숭한 vj특공대 한 편 본 느낌.

이렇게 정체성이 희미한 영화는 처음이다.

 

 

내 옆커플은 여자가 남자분 데리고 온 것 같은데,

남자가 정말 이게 끝이냐며 완전 화내면서 나감

나도 뭐 비슷한 감정.. 영화 한 20분보다 계속 시계보긴 난생 처음이다.

어떻게 된게 동굴이나 풀만 1,2시간 내내 보여주는 자연다큐보다 더 지루한지 -_-

 

아마 대부분의 관객들이 기독교인이었을텐데,

이런건 종교방송에서 티비로 방영해줄만한 가벼운 작품이지

영화관 가서 볼만한 작품은 아니다.

 

영화관에서 개봉할거면 종교연줄에 기댈게 아니라,

일반관객들도 납득시킬만한 작품을 만들어야한다고 생각한다.

 

 

 

 

 

 

 

 

+ 중간에 흑인들이 노예로 잡혀와서 반강제로 교회에 가게 된 시초가 잠깐 나온다.

(사실 영화에서 가장 볼만했던건 이 짧은 애니메이션이었다(...) -_-)

 

흑인들이 그리 탄압을 받을 때, 평화와 사랑의 설교를 매 주말마다 들었을 백인주인들은

흑인노예들이 데려다주는 마차를 통해 교회를 드나들면서 뭘 느꼈을지 쓴웃음만 나왔다.

 

복음이나 사랑은 그저 말로만. 추상적으로만 노래한다고 끝인게 아니다.

책임질 수 있는. 행동할 수 있는 사랑만 의미 있을 뿐.

 

자기가 속한 집단을 사랑하는 것은 누구나 쉽다.

그 외의 타자를 포용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문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