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시시콜콜한 이야기 (1855)
언제나 날씨는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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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당시에 씨네큐브에서 보고 너무 좋아서 푹으로 소장한 뒤에 몇차례 더 본 다큐이다. 현직에서 활동 중인. 아직 한참 젊은. 무용수의 전기 영화라 독특하다고 생각했다. 테크니컬하거나 아주 아름다운 춤 위주의 다큐거나 무용수의 내밀한 삶이나 사생활을 다뤘으려나 싶었는데 그도 아니었다. 오히려 행복이라 믿는 상태를 위해 한 길로만 내내 달려가던 한 사람이 성공을 이루었으나 막상 궁극적인 목표에는 다다르지 못했을 때 어떻게 방황하고 고뇌하게 되는지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그리고 앞으로 이 무용수의 삶은 어떻게 진행되어 갈 것인지 영화가 끝난 앞으로의 현실에 더 관심을 갖게 되는 영화였다. 물론 주인공 세르게이 폴루닌의 춤은 매우 아름답고 인상깊다. 게다가 외모는 특출나며 개인적인 삶의 질곡도 지극히 흥미롭..
'4학년 보경이'를 보다가 갑자기 생각나서 보게 된 영화. 보고나면 찜찜한 기분일듯해서 내내 묵혀두고만 있다가 이번에 보게 되었다. '블루 재스민'과 비슷하면서도 좀더 처절하고 생활에 밀착되어 있는 느낌의 영화다. 배우들 모두 연기구멍이 없는데다가, 어디선가 봤던 혹은 있을법한 캐릭터들이 등장해서 더더욱 마음이 그랬다. 우리 모두 행복을 원하지만, 그 기준이 타인의 시선이나 선망이 된다면 어느정도로 노력을 하고 시간을 투자해야 이를 채울 수 있을까. 나이가 들수록, 미래나 과거에 매몰되어서 현재가 행복하지 않은 삶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그저 점점 바라는건 현재 지금 내 한 몸의 평안과 행복이 되는 것 같다. 보고나서 떠올랐던 구절들... 원하는 건 해피엔드가 아냐 잘 단련된 해피 마인드다 -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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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에게 모든 것을 해줄 수 있어.같이 사는 것만 빼고. 기왕에 결혼 안 한 보호자로는 애인보다 친구가 낫다. 내가 여자여서 그렇게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밤늦게 헤어질 때 택시의 차량번호를 적어두고, 잘 들어갔는지 확인 전화를 해주는 것은 항상 여자들이다. 회식자리에서 성추행을 당하고 도망 나온 날, 길거리에서 '바바리맨'을 만나 심장이 무릎까지 떨어진 날, 밤늦게 현관 문고리를 흔들다 사라진 의문의 행인 때문에 이불을 머리끝까지 덮어쓰고 잠든 날, 달려와 함께 있어주겠다고 말한 것도 여자들이다. 남자들은 애초에 그런 종류의 공포를 이해하게끔 길러진 생물이 아닌 것이다. 생명과 안전을 제외하고도 여러 가지 이유에서, 여자 친구들이란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럽고 유용한 존재들이다. 이사할 때 짐 정리를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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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내셔널 씨어터의 연극을 라이브로 중계하는 NT Live. 올초에 국립 해오름극장에서 상영했을 때 보러 갈까 했는데추운 날씨에 거리도 멀고 번거로워서 패스했었다. 그런데 근처 메가박스에서 일주일간 상영한다길래시간을 쪼개서 빠듯하게 보고 왔음.가격은 15000원으로 전국 동일한 듯, 초반에는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이 작품에 임했을 때의 심정과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액터스쿨에 찾아가서 학생들의 연기를 보는 등의다큐멘터리가 짧게 삽입이 되어 있다. 그리고 나서 3시간 정도의 연극이 인터미션 없이 쭉 상영되는데,개인적으로는 3시간 작품이면 5분이라도 중간에 휴식 시간을 좀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더구나 이건 영화가 아니라서 충분히 중간에 텀을 줄 수 있을텐데도그냥 바로 넘어가서 나중엔 약간 피로한 감이 있었다...
문화의 날을 맞아 보고 온 연극.스토리가 좋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었는데 이번에 드디어 봤다. :) 수원에 전혀 갈 일이 없었는데 이사온 뒤로 갑자기 가까운 거리가 돼서sk아트리움 공연을 예매했다. 예상했던 것보다 공연장 시설도 매우 좋은 편이고배우분들 연기도 괜찮아서 만족.게다가 서울에서 봤던 공연들보다 매우 저렴해서 종종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거리도 3분마다 다니는 버스를 타면집 바로 앞에서 타고, 공연장 바로 앞에서 내려 매우 편했다. 집에 가려고 버스를 탔는데 갑자기 폭우 수준으로 비가 내려서 당황;;우산이 없어서 내리자마자 편의점에 가야겠다고 생각했는데,다행히 버스에서 내리니 비가 모두 그쳤다. :) 오늘은 이만 굿나잇
롯데시네마에서 미스 사이공 25주년 기념을 상영 중이라 보고 왔다.평일 낮 시간대라 사람들이 별로 없을거라 예상했는데의외로 혼자 보러 온 사람들이 꽤 많아서 오히려 좋았다. 뮤지컬은 아무리 스크린 상영이라고 해도함께 호흡하면서 박수치고 호응해주는 관객들이 있어야 더 즐거운 편이기 때문에이럴 때 만큼은 다른 관객들이 반가웠다. :) 사실 미스 사이공이나 이 뮤지컬의 모태가 된 나비부인은 내가 그리 좋아하는 스토리는 아닌데,그 이유가 나비부인은 너무 서양인들이 생각하는 오리엔탈리즘이 정형화 된터라무대세트며 연기들이 모두 불편하게 느껴지고,미스 사이공은 한국의 부끄러운 낯인 코피노나 미군 집창촌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때문이다. 그래서 사실 이 작품을 볼 때도 가장 가슴 아팠던 장면은둘이 헤어지고 그리워하고 ..
6월에 봤던 공연인데 이제야 포스팅을;; 매튜본 작품들을 좋아하기 때문에 티켓팅이 시작되자마자 예매를 했었다.댄스뮤지컬을 표방하고 있는데 현대식 발레극으로 보는게 정확할 것 같다. 이 공연의 가장 큰 장점은 섬세한 의상과 아름다운 무대세트.동화를 기본으로 하고 있는 극에서 기대할 수 있는 온갖 아름답고 환상적인 장면은모두 갖추고 있어서 보는 내내 만족도가 매우 컸다. 어두운 면과 화려한 면이 적절히 섞인 스토리도 마음에 들고,발레리노들의 파워풀한 안무도 좋았던 공연.
올해는 이것저것 배우다보니 공연들을 거의 못 본터라연말에 공연들을 좀 예매해놨는데 그중 첫번째. 연극은 하나코 이후로 거의 1년만인 것 같다.너무 오랜만이라 눈물이 ㅠ 공연평이 매우 좋아서 예매했는데 예전에 여의도에서는 이 공연장 가기가 너무 기빨리고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서편한 복장에 혼자 휙 보러 다녀왔다. 그런데 니트원피스+레깅스에 운동화를 신어서인지아니면 이제는 지하철 환승 없이 한번에 갈 수 있어서인지(아마 첫번째 이유가 더 클 듯)힘든게 1도 없이 정말 편했음..;; 20대 때의 내가 패션이란 틀에 얼마나 나를 옥죄고 살았나 싶어서 이젠 그렇게 살지 말아야지란 생각을 다시금 했다.. 아마 전에는 종일 데이트하다가 공연장을 들어갔는데이번엔 집에서 편하게 쉬다가 바로 공연장으로 간 것도 이유의 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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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가족텃밭에서 재배한 생땅콩을 보내주셔서 그중 일부를 덜어내서 잠안오는 새벽에 살살 볶아봤다. 보통 구운 아몬드를 사는 편이라 이렇게 직접 볶는 일은 드문데,그 중에서도 땅콩을 볶는건 처음인 것 같다. 편의 때문에 구워진 것을 구매하지만, 가끔 생아몬드를 직접 오븐에 구워냈을 때식감이나 맛은 굉장히 다른 것이었다. 매우 신선한 고소함. 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이 땅콩은 어떤 맛을 보여줄까 설레는 마음으로 가스불을 켰다. 10분정도 은은한 불에 볶다가 창문을 열고 식히려고 내놓는 것으로요리라고 할 수도 없는 간단한 과정은 마무리가 됐다. 온 집안에는 원두를 로스팅한 것처럼 고소한 향이 퍼지고불 꺼진 창가에 타닥타닥. 구워진 땅콩에서 나는 소리가 난다. 구워진 땅콩에서는 이렇게 자작나무 소리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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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내가 노래를 못한다고 할 수는 있어도, 내가 노래를 안 한다고 할 수는 없을 것" -플로렌스 포스터 젱킨스 (Florence Foster Jenkins, 1868~1944) 이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대략 3,4년 정도 전부터 들었어서영화로 나온다고 했을 때 반가운 마음에 바로 가서 봤다. 예상처럼 재미있고 유쾌한 면이 있긴 했는데 기대만큼은 아니었음.얼마나 실화에 가까운건지는 모르겠는데, 일단 플로렌스의 현남편으로 나오는 휴 그렌트의 행동은 용서받으면 안될만한 것인데 너무 옹호해주는 느낌이 났고그에 대한 별 설명없이 대충 해피엔딩 느낌.. 차라리 왜 그녀가 이렇게 성악에 관심을 갖게 됐는지,왜 아프게 됐는지, 첫번째 결혼은 어떻게 비틀리게 됐는지 등을좀더 세심하게 다뤄줬으면 한 사람의 인생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