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시시콜콜한 이야기 (1870)
언제나 날씨는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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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에게 모든 것을 해줄 수 있어.같이 사는 것만 빼고. 기왕에 결혼 안 한 보호자로는 애인보다 친구가 낫다. 내가 여자여서 그렇게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밤늦게 헤어질 때 택시의 차량번호를 적어두고, 잘 들어갔는지 확인 전화를 해주는 것은 항상 여자들이다. 회식자리에서 성추행을 당하고 도망 나온 날, 길거리에서 '바바리맨'을 만나 심장이 무릎까지 떨어진 날, 밤늦게 현관 문고리를 흔들다 사라진 의문의 행인 때문에 이불을 머리끝까지 덮어쓰고 잠든 날, 달려와 함께 있어주겠다고 말한 것도 여자들이다. 남자들은 애초에 그런 종류의 공포를 이해하게끔 길러진 생물이 아닌 것이다. 생명과 안전을 제외하고도 여러 가지 이유에서, 여자 친구들이란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럽고 유용한 존재들이다. 이사할 때 짐 정리를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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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내셔널 씨어터의 연극을 라이브로 중계하는 NT Live. 올초에 국립 해오름극장에서 상영했을 때 보러 갈까 했는데추운 날씨에 거리도 멀고 번거로워서 패스했었다. 그런데 근처 메가박스에서 일주일간 상영한다길래시간을 쪼개서 빠듯하게 보고 왔음.가격은 15000원으로 전국 동일한 듯, 초반에는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이 작품에 임했을 때의 심정과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액터스쿨에 찾아가서 학생들의 연기를 보는 등의다큐멘터리가 짧게 삽입이 되어 있다. 그리고 나서 3시간 정도의 연극이 인터미션 없이 쭉 상영되는데,개인적으로는 3시간 작품이면 5분이라도 중간에 휴식 시간을 좀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더구나 이건 영화가 아니라서 충분히 중간에 텀을 줄 수 있을텐데도그냥 바로 넘어가서 나중엔 약간 피로한 감이 있었다...
문화의 날을 맞아 보고 온 연극.스토리가 좋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었는데 이번에 드디어 봤다. :) 수원에 전혀 갈 일이 없었는데 이사온 뒤로 갑자기 가까운 거리가 돼서sk아트리움 공연을 예매했다. 예상했던 것보다 공연장 시설도 매우 좋은 편이고배우분들 연기도 괜찮아서 만족.게다가 서울에서 봤던 공연들보다 매우 저렴해서 종종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거리도 3분마다 다니는 버스를 타면집 바로 앞에서 타고, 공연장 바로 앞에서 내려 매우 편했다. 집에 가려고 버스를 탔는데 갑자기 폭우 수준으로 비가 내려서 당황;;우산이 없어서 내리자마자 편의점에 가야겠다고 생각했는데,다행히 버스에서 내리니 비가 모두 그쳤다. :) 오늘은 이만 굿나잇
롯데시네마에서 미스 사이공 25주년 기념을 상영 중이라 보고 왔다.평일 낮 시간대라 사람들이 별로 없을거라 예상했는데의외로 혼자 보러 온 사람들이 꽤 많아서 오히려 좋았다. 뮤지컬은 아무리 스크린 상영이라고 해도함께 호흡하면서 박수치고 호응해주는 관객들이 있어야 더 즐거운 편이기 때문에이럴 때 만큼은 다른 관객들이 반가웠다. :) 사실 미스 사이공이나 이 뮤지컬의 모태가 된 나비부인은 내가 그리 좋아하는 스토리는 아닌데,그 이유가 나비부인은 너무 서양인들이 생각하는 오리엔탈리즘이 정형화 된터라무대세트며 연기들이 모두 불편하게 느껴지고,미스 사이공은 한국의 부끄러운 낯인 코피노나 미군 집창촌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때문이다. 그래서 사실 이 작품을 볼 때도 가장 가슴 아팠던 장면은둘이 헤어지고 그리워하고 ..
6월에 봤던 공연인데 이제야 포스팅을;; 매튜본 작품들을 좋아하기 때문에 티켓팅이 시작되자마자 예매를 했었다.댄스뮤지컬을 표방하고 있는데 현대식 발레극으로 보는게 정확할 것 같다. 이 공연의 가장 큰 장점은 섬세한 의상과 아름다운 무대세트.동화를 기본으로 하고 있는 극에서 기대할 수 있는 온갖 아름답고 환상적인 장면은모두 갖추고 있어서 보는 내내 만족도가 매우 컸다. 어두운 면과 화려한 면이 적절히 섞인 스토리도 마음에 들고,발레리노들의 파워풀한 안무도 좋았던 공연.
올해는 이것저것 배우다보니 공연들을 거의 못 본터라연말에 공연들을 좀 예매해놨는데 그중 첫번째. 연극은 하나코 이후로 거의 1년만인 것 같다.너무 오랜만이라 눈물이 ㅠ 공연평이 매우 좋아서 예매했는데 예전에 여의도에서는 이 공연장 가기가 너무 기빨리고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서편한 복장에 혼자 휙 보러 다녀왔다. 그런데 니트원피스+레깅스에 운동화를 신어서인지아니면 이제는 지하철 환승 없이 한번에 갈 수 있어서인지(아마 첫번째 이유가 더 클 듯)힘든게 1도 없이 정말 편했음..;; 20대 때의 내가 패션이란 틀에 얼마나 나를 옥죄고 살았나 싶어서 이젠 그렇게 살지 말아야지란 생각을 다시금 했다.. 아마 전에는 종일 데이트하다가 공연장을 들어갔는데이번엔 집에서 편하게 쉬다가 바로 공연장으로 간 것도 이유의 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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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가족텃밭에서 재배한 생땅콩을 보내주셔서 그중 일부를 덜어내서 잠안오는 새벽에 살살 볶아봤다. 보통 구운 아몬드를 사는 편이라 이렇게 직접 볶는 일은 드문데,그 중에서도 땅콩을 볶는건 처음인 것 같다. 편의 때문에 구워진 것을 구매하지만, 가끔 생아몬드를 직접 오븐에 구워냈을 때식감이나 맛은 굉장히 다른 것이었다. 매우 신선한 고소함. 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이 땅콩은 어떤 맛을 보여줄까 설레는 마음으로 가스불을 켰다. 10분정도 은은한 불에 볶다가 창문을 열고 식히려고 내놓는 것으로요리라고 할 수도 없는 간단한 과정은 마무리가 됐다. 온 집안에는 원두를 로스팅한 것처럼 고소한 향이 퍼지고불 꺼진 창가에 타닥타닥. 구워진 땅콩에서 나는 소리가 난다. 구워진 땅콩에서는 이렇게 자작나무 소리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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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내가 노래를 못한다고 할 수는 있어도, 내가 노래를 안 한다고 할 수는 없을 것" -플로렌스 포스터 젱킨스 (Florence Foster Jenkins, 1868~1944) 이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대략 3,4년 정도 전부터 들었어서영화로 나온다고 했을 때 반가운 마음에 바로 가서 봤다. 예상처럼 재미있고 유쾌한 면이 있긴 했는데 기대만큼은 아니었음.얼마나 실화에 가까운건지는 모르겠는데, 일단 플로렌스의 현남편으로 나오는 휴 그렌트의 행동은 용서받으면 안될만한 것인데 너무 옹호해주는 느낌이 났고그에 대한 별 설명없이 대충 해피엔딩 느낌.. 차라리 왜 그녀가 이렇게 성악에 관심을 갖게 됐는지,왜 아프게 됐는지, 첫번째 결혼은 어떻게 비틀리게 됐는지 등을좀더 세심하게 다뤄줬으면 한 사람의 인생을 ..
원래 볼 생각이 전혀 없었던 영화였는데 의외로 호평이라뒤늦게 심야영화로 보고 왔음. 주인공들이 강도짓하러 집에 침입했다가 순식간에 약자로 바뀌는 구조를 띄고 있는데가해자격인 집주인은 눈이 먼 노인. 그러나 베트남참전용사+노인의 탄탄한 근육으로개연성을 밥 말아먹은 설정을 모두 이해시키고 있다. 스릴러에서 쓰이는 흔한 클리셰들을 잘 버무렸고전개도 빠른 편이라서 심장 쫄리게 잘 봤다. 게다가 가해자가 시각장애인이라는 상황 덕분에관객들까지 숨소리를 죽이게 만들어서 무서움이 배가 되는 느낌.
올해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페미니즘.덕분에 오빠나 주변 사람과도 이런 주제로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했었고 출판계에서도 흐름을 잘 반영해준 덕분에 좋은 책들을 참 많이 봤다. 중고로 내놨을 때 가장 먼저 팔린 책들도 예전에 사놨던 여성학 책들이었는데, 내가 샀을 당시에는 인기목록에도 들지 못했던 서적들이라 너무 신기했음 기록을 남겨야지 했다가 그냥 지나쳐버린 괜찮은 책들이 몇 권 있는데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든다'-레베카 솔닛 : 맨스플레인...진짜 한심하고 촌스러우니 제발 하지 말자 좀;; '악어 프로젝트'-토마 마티외: 성교육을 했으면 이런 정도로는 해줬으면 좋겠다. 성추행이나 성폭행 피해자들을 대하는 논리가 정말-_-그래픽노블 형식이라 매우 직관적임. 강추한다. '빨래하는 페미니즘'-스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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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주의보가 내렸던 날의 여름밤 에어컨 바람이 싫어서 선풍기만 틀어놓고 버텼는데이제 슬슬 밤에도 틀어야하겠구나란 생각을 했다 저녁으로 수박을 먹고 책을 폈다.안동 어느 고택으로 이사를 간 한 가족의 이야기.마음이 푸근하고 따뜻해졌다. 거실 소파에서 책을 읽으니 고양이의 잠을 방해하는 것 같아미안한 마음에 침실로 책을 가져왔다. 스탠드를 켜놓고 읽으니 고양이가 어느새 따라 들어와어른어른 그림자를 만들어낸다.그 일렁이는 빛을 따라 책을 모두 읽었다. 앙 하고 짧게 우는 소리에 머리를 쓰다듬으니배를 내보이며 눈을 마주쳤다.그저 같이 공간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푸근하다. 오야스미. 초코좋은 꿈 꿔.
7월 초인가에 다녀온 아쿠아리움. 미술관 갔다가 덥기도 하고 피에프창에서 식사할까 해서 둘러보다아쿠아리움에 입장했다. :) 영화 대신 아쿠아리움에서 놀자 했는데이날 기운이 넘쳐서 결국 영화도 보고 온 건 함정. '도리를 찾아서' 볼 때 아쿠아리움에서 봤던 광경들이 떠올라서 좀더 즐거웠다. ^^ 잠수부들이 먹이를 주는 장면 이 아쿠아리움에서 가장 인기있을 벨루가.어쩌다보니 명당 자리에서 구경을 하게 됐는데움직임이 너무 유연하고 장난기가 많아서 한참 바라봤다. ^^ 예상했던 것보다 아쿠아리움 규모도 큰 편이고잠수부들이 먹이를 주는 쇼나 펭귄쇼 등의 볼거리들이 꽤 있었다. (시간 확인하고 갈 것)코엑스 아쿠아리움보다 체험할 수 있는 것들이 좀더 많은 느낌. 한 면을 모두 활용한 대형 수조들이 많아서 눈이 즐거..
이번 초복에 만든 닭볶음탕.평소엔 냄비에 주로 만들었는데 이번엔 압력밥솥을 사용해봤다. 압력솥에 하면 국물도 튀지 않고 무엇보다 야채들이 포슬포슬 맛이 깊어진다.난 닭은 가슴살 부위만 먹어서 안심만 따로 사다가 만들었는데,뼈나 껍질 없이 이렇게 만들면 기름기가 없어서 설거지할 때 좋다 :) 양파, 감자, 당근을 듬뿍 넣고 양념장이랑 같이 넣어줬다.닭은 양념 잘 배라고 1시간정도 전에 칼집 내서 미리 재워둠. 중불에 30분정도 익히고 약불에 5분정도 뜸을 들였다.그리고 나서 김을 뺀 뒤에 다시 당면, 떡을 넣고 익혀줌. 뚜껑을 열었는데 물이 좀 많이 남았을 때 이렇게 해주면 떡, 당면이 물기를 다 흡수해서 자작하게 된다. 그리고 완성! :) 참나물 샐러드랑 같이 겉들였는데닭볶음탕이 기름기 없이 담백하고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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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산책을 하다가 배드민턴을 칠까 해서 함께 공원에 갔다. 보름달이 뜰 즈음이라 환한 달이 공원 위에 떠있는데 너무 예뻐서 감동 :) 병목안공원은 근처에 캠핑장으로 이어지는 울창한 산이랑 연결되어 있어서 들어가면 모기가 좀 있긴 하지만 규모도 크고 매우 상쾌해서 좋음. 집에서 버스를 타면 한번에 가서 가끔 폭포 보고 싶거나 맑은 공기를 마시고 싶으면 가곤 한다. 공원 끝자락엔 꽤 큰 실내 배드민턴장도 있는데 호계동처럼 샤워시설이 있는 건 아니라서 여기서는 보통 잔디맡에서 많이 친 듯. 산 안으로 계속 올라가면 계곡도 있고 백숙이랑 닭볶음탕 파는 식당가들도 여기저기 포진 중이라 여름에 가볍게 피서 기분 내고 싶을 때 오면 적당하다 :) 덧) 여기부터는 요식업체들에 대한 간단한 평. * 병목안에서 안양역쪽..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면서 빵과 과일을 참 많이 먹었다. 아무래도 식사가 간략해지니 이걸 보충하려고 빵에 이것저것 투하하기 시작. 식빵 구울 때 호두나 올리브도 넣고, 취나물이랑 참나물도 넣어보고 완두콩절임도 넣어보고 ㅎ 아래는 두부랑 토마토 넣은 샐러드, 감바스 알 아히요, 호밀빵, 바나나우유 거의 매일 먹고 있는 토마토, 그리고 여름에 제격인 채소 오이! 베이킹 소다에 문질러서 씼다가 느낌이 청량해서 찍어봤다. 묵이랑 동치미 육수 넉넉하게 사다놓고 귀찮으면 휙힉 묵이랑 채소 잘라서 묵사발로 끼니를 이어갔음 메밀 함량 99%인가 하는 메밀면을 구해서 자주 먹는 중이다. 계란 반판 쩌서 보관해 두고 이렇게 얹어 먹으면 든든하고 슴슴하니 좋다. 짜투리 식재료를 없애기 위한 밥상. 생모짜렐라 잘라서 샐러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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