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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날씨는 맑음
샤갈은 한국 사람들이 잘 알고있고 많이 좋아하는 화가 중 하나이다. 나 역시 그의 작품들을 좋아하지만... 그 이유는 그가 사용하는 아름다운 색채 그리고 부인 벨라에 대한 사랑 때문이다. 예술가들의 감수성은 애정문제에까지 영향을 미치는지 화가들의 여성편력은 종종 심심찮게 회자되곤하지만 샤갈의 그림에 등장하는 여성은 일반적으로 부인과 관련되어있고, 벨라가 죽은 후 극심한 슬픔에 젖어있다는 이야기도 전해내려온다. ... 우린 작고 큰 이별을 한다. 내 기억에 아프게 느껴졌던 첫번째 이별은 외할아버지의 죽음이었다. 초등학교 저학년때였는데 죽음의 의미를 명확히 알지 못했던 그때에도 종종 사탕이며 리본을 손에 쥐어주시며 큰손녀라고 귀여워하시던 할아버지를 볼수없다는 것과 주위 사람들의 울음과 그 침체된 분위기에 질..
"이데올로기가 호명하면 개인들은 주체로 변형된다 즉 부르는 소리가 자신을 대상으로 하고있음을 인지하고 스스로 그 부르는 소리의 객체가 된다. 이데올로기는 우리가 마치 이데올로기의 주인이 된 것처럼 행세하도록 초대한다. 이데올로기가 불러서 우리가 대답하는 과정은 무의식적인 과정이다 개인주체들은 스스로 복종이 아닌 자유로운 참여, 즉 실천을 했다고 생각하게 된다." http://dory.mncast.com/mncHMovie.swf?movieID=10013178220061122231402&skinNum=1 매스컴이나 국가, 집단의 의식화가 무섭다는 것은 알고있지만 화려한 영상을 보면서 계속 이건 아니잖아;;;를 중얼거렸다. 대기업의 내부의식화 산업 소위 단결이라는 이름 아래 벌어지는 것들. 안토니오 그람시는 ..
쪽저고리와 잇저고리 쪽을손가 쪽저고리 잇틀손가 잇저고리 사슬동정 놆이달고 백자고름 섪이달고 횃대 끝에 걸어놓고 시애각시 어디갔나 치마꼬리 달랑달랑 물긷든거 불쌍해라 앞다리가 가뜬가뜬 방찧든거 불쌍해라. 〈저로기 노래〉라고 하는 우리 민요이다. 저고리를 횃대 끝에 걸어놓고 죽은 시애각시를 생각하면서 부른 것인데, 여기 나오는 쪽저고리 잇저고리가 어떤 옷인지 알아보고 싶어 옮겨 보았다. 쪽저고리는 쪽물을 들여 만든 쪽빛깔, 다시 말해 하늘색 저고리고 잇저고리는 잇꽃물을 들여 만든 붉은 자주색 저고리다. 요즘은 잇꽃을 모두 홍화라고 하는데 기왕이면 우리 이름 잇꽃으로 했으면 좋지 않을까. '놆이'란 높이의 옛말이고 '섪이'는 조금 아랫쪽을 가리키는 옛말이다. 이 곳 안동지방 말에는 우리말의 본디 모습을 보여 ..
멋진 ‘어른여자’가 되는 법 새해 들어 무려 서른 아홉살이나 먹게 된 내가 요새 개인적으로 무척 흥미를 가지고 있는 화두는 ‘나이를 잘 먹어가는 것’이다. 대체 어떻게 해야 ‘아줌마’로 전락하지 않고 ‘여자’로 남아 있을 수 있는 건지? 어떻게 하면 젊게 살면서도 꼴불견이 아닐 수가 있지? 그래서 나의 ‘멋있게 나이 들어가는 여자들’에 대한 연구와 관찰은 지금도 상시 풀 가동 중이다. 친절히도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다음과 같이 먼저 ‘나이를 멋있게 먹은 여자들’에 대한 정의를 내려주었다. 첫째 스스로에게 어리광부리지 않는 여자 둘째, 지나치게 까탈스럽게 굴지 않는 여자 그리고 마지막으로 셋째, 지나치게 나서거나 나대지 않는 여자 이젠 내가 위의 이야기들을 더 자세히 풀어볼 차례다. 모든 단점이나 결점은..
얼마 전 우연히 굉장히 충격적인 기사를 보았다. 日특급열차안 성폭행 충격 20대 여성 울며 호소해도 승객들 외면 기사의 요지는 표제에 나와있듯이 일본의 열차 안에서 한 남성이 20대 여성을 위협해서 열차 안 화장실로 끌고가 성폭행을 했는데, 열차 안에 승객이 40명정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남자의 위협에 아무도 신고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열차 내에 신고할 수 있는 장치가 있었고, 여성을 화장실까지 끌고가는 동안 도와달라고 요청을 했음에도 40명 모두 신고하거나 막지 않고 가만히 있었던 것이다. 이 기사를 읽고 참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었는데, 이 사건에 대한 일본인들의 댓글 중 이지메에 대한 이야기가 상당수 있어서 내 눈길을 끌었다. 그 댓글 중에는 자신이 왕따를 당했을 때도 교실의 그 수많은 아..
타인과 나 혹은 내 자신의 감정과 이성간의 바람직하고 적당한 거리라는 것은 도대체 어느 정도의 간격일까. 내가 확보해야하는 적당한 거리는 ~cm야 라고 명문화하지는 않더라도 우리는 각자 상대방과 상황에 따라 편안하게 느끼는 거리가 다르다. 사람의 경계는 피부가 아니라고 한다. 거품처럼 개인을 둘러싼 경계, 눈에 보이지 않지만 침해되었을 때 깨닫는 경계가 있다는 것이다. 내 경우에는 엘리베이터에나 에스컬레이터에서 낯선 사람과 너무 가까운 거리에 있게 되면 그 대상이 남자든 여자든 매우 불편함을 느끼는 편인데 이는 아마 내가 그 사람을 싫어해서라기 보다는 내가 확보해야 하는 개인공간을 침범당했다는 느낌 때문일 것이다. 인류학자 에드워드 홀은 인간관계의 거리를 4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1. 친밀한 거..
요새 날이 더우니 잠을 새벽까지 못자서 집에서 에어컨이나 틀고 드라마를 보는 생활이 종종 내 방에서 재현되곤 한다. 보통 드라마를 잘 안보는 편인데 첫번째는 일단 티비가 없으니 시간내서 챙겨보는 일이 드물고 둘째는 특히 한국드라마를 볼 때 의도치 않게 혹은 의도적으로 그 속에 녹아져있는 문화,사회적인 터부나 편견들이 불편하고 세번째는 1,2의 이유로 굳이 시간을 투자해서 보자면 훨씬 더 좋은 영화 등의 작품들이 많기 때문에 그러하다. 아무튼 저런 이유들을 다 이겨내고 간혹 보는게 식객인데 만화와 영화로 한차례씩 봤던 거라 드문드문 보아도 별 무리없을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긴 중간에 건너뛰어도 몇편의 방송분이나 음악들, 인물들의 음성들을 보면 그다지 지장없이 그 끝이며 전개과정을 짐작할 수 있게 하는 ..
늙은 도둑놈처럼 시커멓게 생긴 보리밭가에서 떠나지 않고 서 있는 살구나무에 꽃잎들이 늘어나고 있었다 자고 나면 살구나무 가지마다 다닥다닥 누가 꽃잎을 갖다 붙이는 것 같았다 그렇게 쓸데없는 일을 하는 그가 누구인지 꽃잎을 자꾸자꾸 이어 붙여 어쩌겠다는 것인지 나는 매일 살구나무 가까이 다가갔으나 꽃잎과 꽃잎 사이 아무도 모르게 봄날이 가고 있었다 나는 호드득 지는 살구꽃을 손으로 받아들다가 또 입으로 받아먹다가 집으로 돌아가곤 하였는데 어느 날 들판 한가운데 살구나무에다 돛을 만들어 달고 떠나려는 한 척의 커다란 범선을 보았다 살구꽃을 피우던 그가 거기 타고 있을 것 같았다 멀리까지 보리밭이 파도로 넘실거리고 있었다 어서 가서 저 배를 밀어 주어야 하나 저 배 위에 나도 훌쩍 몸을 실어야 하나 살구꽃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