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시시콜콜한 이야기 (1875)
언제나 날씨는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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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큼한 오렌지맛 ♡ 강의실 한 곳이 에어컨이 너무 약해서 쉬는 시간에 덥다고 쳐져 있으니, 학생 한명이 사다 줬다.. ^^ 정말 오랜만에 먹는 것 같은데, 어릴 적에 먹던 것과 똑같은 맛이라 좀 반가웠다. 고맙단다! :)
짜장면을 짜장면이라 부를 수 없던.. 그래서 맹맹하고 왠지 맥빠지게 느껴지는 '자장면'이라는 단어로 불러야 했을 때부터 많은 사람들은 짜장면이라는 단어를 정말 사랑한 것 같아요. 짜장면...이라고 발음할 때 자동적으로 연상되는 춘장의 짭짤하고 강한 향과 맛. 동글한 면을 이와 혀 사이로 끊어내릴 때의 감촉, 돼지기름의 매끈한 풍미...등이 이 단어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죠. ^^ 초등학교 때, 수필 '짜장면'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짜장면이라는 지극히 소박하고 일상적인 음식을 가지고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를 맛깔스럽게 풀어낸 것이 재밌었어요. 저에게 짜장면은, 엄마가 목욕탕 가기 싫다고 할 때 회유책으로 제시했던 비장의 카드. 일요일 늦은 아침이면 집에서 따뜻한 방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서..
몇 시즌을 거듭해도 계속 보고 있는 몇 작품들. 빅뱅이론. 꽃사슴 쉘든 >_< 눈웃음이 너무 사랑스럽다. 원래 저런 두상의 남자는 별로 좋아하질 않는데 너무 좋음 ㅎ 저 얼굴이 73년생이라니(...) 왕좌의 게임. 한 편을 보고 빠져들어서 시즌1 끝날 때까지 계속 봤던 미드. 시즌2도 역시 재밌다. 은발의 대너리스 너무 예쁜 :) 소설로 먼저 접한터라 계속 읽고 있는데 워낙 대작이라 쉽게 끝낼 수 있을 것 같진 않다. 덱스터.. 마이클 c 홀은 다른 미드에서 접했을 때 너무 다른 모습이라 깜짝 놀랐지만, 역시 내가 가장 좋아하는건 덱스터의 캐릭터. 살인마라는 것 빼고는 민폐도 없고 아주 깔끔+ 친절하며 희생적(...) 극 중 인물 중에서 가장 사리분별력 있고 합리적인 사람 ㅎㅎ 위기의 주부들. 어찌보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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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자기만의 방'을 처음 가졌을 때의 기억을 떠올리실 수 있나요? 제가 처음 나만의 방을 가진 시점은 정확히는 처음 혼자 자게 된 날일텐데, 유치원을 다니기 전이니 아마 4살정도였을 것 같아요. 그전까지는 여분의 방이 있었지만 거의 부모님과 함께 자다시피해서 내 방이란 개념이 별로 없었거든요.내방이라기 보다는 놀이방이었죠. 그러다 새로운 아파트로 이사를 하게되었는데, 내 침대, 내 책상, 내 책장...모두 내 물건과 가구들로 빈방이 인형놀이를 하듯 채워지는 그 과정이 너무 좋고 신기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그 집이 부모님이 처음 구입하신 '나만의 집'이었는데, 두분 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도움 없이 자력으로 마련하셨을 그 과정이 얼마나 고된 것이었을지, 이제와서야 마음이 벅차고 찡합니다. 그리고 감사하..
오늘도 날씨 맑음. :) 오는 길에 튤립 화분이 예뻐서 그냥 지나치질 못하고 하나 집어온 ^^: 붉은 색도 노란색도 화사해서 온 몸으로 봄이라는 것을 외치는 것 같다. 살구빛 네일컬러를 사왔는데 상큼한 것이 마음에 든다. 손톱에 바를 때 감귤향이 솔솔 풍기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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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이 밤이 너무 신나고 근사해요 내 마음에도 생전 처음 보는 훤한 달이 떠오르고 산 아래 작은 마을이 그려집니다 간절한 이 그리움들을, 사무쳐오는 이 연정들을 달빛에 실어 당신께 보냅니다 세상에, 강변에 달빛이 곱다고 전화를 다 주시다니요 흐르는 물 어디쯤 눈부시게 부서지는 소리 문득 들려옵니다 -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김용택 Full Moon.. 말 그대로 환하게 꽉 찬 달이 뜬 주말. 달이 너무 밝아서 누군가에게 달달한 목소리로 반갑게 전화라도 하고 싶은 그런 날이었는데, 이 시가 생각나서 꼭 내 마음을 들킨 것 같아 웃었다.
서도호전을 보기 위해서 방문한 리움 미술관. 집 속의 집이라는 테마로 전시 중인데 건축학 개론을 보고 갑자기 건축관련 전시가 보고 싶어져서 다녀왔다. 평일 오전에 갔더니 사람들도 많지 않고 여유롭게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예상했던 것보다 더 좋은 전시라 조만간 다시 한번 보고올 예정. 전시회 왔다고 하니 J언니가 잠깐 나온다고해서, 오랜만에 만났는데 얼굴이 밝아보여서 참 좋았다. 처음에 이곳 큐레이터로 일하게 됐다고 했을 때 정말 축하해줬었는데, 벌써 시간이 꽤 흘렀구나..
우유랑 레몬즙으로 커티지치즈를 만들었다. 만드는 방법이야 워낙 간단해서..ㅎ 뭉근하게 끓이다가 소금+레몬즙 넣고 면보로 짜서 굳히면 끝 =ㅁ= 시중에서 파는 치즈들보다 좀더 거친 질감에 짜지않고 고소한, 아주 담백한 치즈.
이날의 여정은 박물관-불국사-석빙고,첨성대 및 안압지,대릉원,경주향교, 최씨고택-호미곶 불국사는 전날 시간이 부족해 쫓기듯 본것이 아쉬워서 다시 방문. 국립박물관은 에밀레종,미술관,안압지관까지 모두 꼼꼼하게 보고 왔다. 당대(唐代)명품전을 하는 중이라 살펴봤는데, 한국과 같은 주제를 다뤘는데도 중국 특유의 화려함과 곡선 때문에 느낌이 확연히 달라서 재밌었다. 중국 기획전이 전시 중이라 보고 왔는데, 여인들의 상이나 화려한 그릇들이 인상 깊었던. 기념품으로 고운 손수건을 팔길래 너무 예뻐서 선물용까지 몇개를 구매하고, 경주빵도 근처에서 구매. :) 불국사는 건물들이 균형이 잘 잡혀 있고 계획적으로 배치한 흔적이 엿보여서 선종의 절들과는 다른 단정하고 틀이 잡힌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이곳도 연못이며 한..
둘째날은 양동마을에 들렀다가 포항으로 건너가서 포항 시내와 해맞이 공원, 포항시립미술관, 포항공대 등을 돌아다녔다. 양동마을은 같은 방을 쓴 여자분이랑 동행했는데, 버스로 마을 입구에 내려도 10분은 걸어들어가야 마을 초입이 보인다. 도로에 뱀시체가 3마리나 있어서, 너무 깜짝 놀란;; 별 생각 없이 걷다가 발 밑에서 발견하고 기절하는 줄 알았다 ㅠㅠ 그냥 돌아다니면 그 집이 그 집 같아 보이니, 꼭 마을 입구에 있는 관광안내분의 가이드를 받는걸 추천한다. 기와를 얹은 초등학교가 아주 고풍스럽고 예뻐서, 안에 들어가서 한번 둘러보고 오는 것도 좋다. :) 경주도서관 건물들도 참 예쁘던데, 기와와 목재틀만으로도 고전적인 분위기가 살아난다. 낮은 돌담들도 매력적이고 ^^ 포항이나 경주에 음식점과 택시 등등...
영등포-경주 도착. KTX 이용 김유신장군묘-숙소-보문호-불국사-석굴암-숙소 김유신장군묘는 별 기대 안하고 간거였는데, 가는 길이 너무 아름다워서 감탄했다. 산책길이 온통 초록색 빛으로 반짝반짝. 매표소 근처가 온통 민들레꽃씨가 흩날려서 마치 만화처럼 비현실적인 풍경이었는데, 정말 기분이 좋아졌다. 묘를 장식하고 있던 십이지신상이 가로등에도 장식되어 있어서 참 세심하다는 느낌이. 문화유적의 도시답다. ♡ 숙소는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했는데 깔끔하고 조용해서 마음에 든 :) 그네형식으로 된 흔들의자가 있어서 달빛에 기대서 책을 보니 참 좋더라. 추천해주신 성동분식에서 보리밥 정식을 먹고 다시 이동 ㅎ 보문단지에 있는 보문호는 힐튼호텔 뒤편에 위치해 있었는데 좀 인공적인 느낌의 호수지만 참 예뻤다. 신경을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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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이란 말이 스칠 때마다 지루한 시간은 맥박 치며 빛났다. . . . 나는 이것저것 좋은 나들이옷을 꺼내 입고 거울 앞에서 나를 비춰보았다. 어떤 옷은 점잖아 보이고, 어떤 옷은 촌스러워 보이고, 간혹 요염해 보이는 옷도 있었다. 다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 남자가 나에게 해준 최초의 찬사는 구슬 같다는 것이었다. 나는 다시 한 번 구슬 같은 처녀이고 싶었다. 그 남자네 집, 박완서
요즘 신발 신고 아장아장 걸어다는 맛에 푸욱 빠졌다는 친구의 딸. 첫 조카가 예쁘다던데... 실감나는구나. 놀러갔다가 친구를 쏙 빼닮은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고 아장아장 엄마마아빠빠 하는 것이 너무 예뻐서 방문할 때마다 작은 장난감이라도 하나씩 챙겨서 가게 된다. 일찍 결혼해서 아이 낳고 사는 모습이 자기 커리어를 쌓고 야심차게 사는 모습과는 또 다르게 참 넉넉하고 좋아보인다. 오늘은 빈티지(?) 말 타고 롯데월드 놀이도 하고 레고 사람 괴롭히기도 하고. 바나나 우유 마시고 곽곽이랑 놀고 ^^ 언제 커서 이모! 할래? ♡
오늘의 시. 비망록 문정희 남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남보다 나를 더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가난한 식사 앞에서 기도를 하고 밤이면 고요히 일기를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구겨진 속옷을 내보이듯 매양 허물만 내보이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사랑하는 사람아 너는 내 가슴에 아직도 눈에 익은 별처럼 박혀 있고 나는 박힌 별이 돌처럼 아파서 이렇게 한 생애를 허둥거린다
깔끔하게 정돈된 물푸레 나무 가구 구경하고(눈으로 몇 개 찜해둠) 안녕, 2012라는 반가운 인사도.. 돌아올 땐 미니 달력도 잊지 않는 센스 주말엔 재활용 쇼핑백에 담아주는 예쁜 마음은 덤.
토요일에 무료하게 출근했을 때, 한 가지 낙이 있다면 그것은 티타임. 어수선한 얼굴로 아침 일찍 이것 저것 챙겨서 잠깐 일 하는 척 하다가 이사장실을 무사히 피해! 교무실로 살금살금 내려가서 스뎅(?) 컵에 홍차를 쌤들과 나눠 마시며 참 즐거웠었다. 학생 들어오면 귤 하나 주면서 입막음. 큭 은밀하게, 빠르게 빠져나가는 게 관건임. 그립구나.
댄 퍼잡스키전 THE NEWS AFTER THE NEWS. 작년에 다녀오고는 사진 정리하는 걸 잊고 있었다;; 거북스러울 만큼 예리해서 보는 내내 탄성과 한숨이 동시에...
버스 정류장에서 만난 15살 소녀가.. "저 힘든 일 있어요" "응 뭔데?" "새로 알게된 오빠가 저랑 연락 안 한대요.." "아...정말? 언제 알게 된 오빤데?" "어제요...흑흑" "아...언제 연락 안한다고 했는데..?" "어제요...흑흑" 순식간에 빠져드는 15살의 사랑도 '사랑' "그래서 문제야.." "음...그래서 헤어질거예요?" "아..모르겠어..." "정말 어렵네요..." "(치킨 먹으며)아, 남자친구도 치킨 좋아하는데..." 두 시간 흉보고도 치킨 좋아하는 남자친구 챙기는 언니의 사랑도 '사랑' 귀엽기도 하고 때론 날카롭게 현실적이어서 아프기도 한 사랑. 그래도 난 역시, 오늘밤도 "당신 생각을 켜놓은 채 잠이 들었습니다.(가을/함민복)"
포항에서 건져온 도쿠리랑 술잔. 녹두전이랑 동동주를 곁들였다. 굵직하게 간 고소한 녹두에 고사리랑 김치 듬성듬성 썰고 돼지기름에 자작하게 부쳐낸다. :)
'부아지지'와 '포고노포르'를 생각함 나는 좋아하는 것보다 싫어하는 게 훨씬 더 많은 사람입니다. 싫어하는 것에 관해서만큼은 저는 엄청난 부자입니다. 좋아하는 것은 줄어들고 싫어하는 것은 자꾸 재산처럼 늘어갑니다. 싫어하는 게 늘어갈수록 하고 싶은 일은 점점 줄어듭니다. 하고 싶은 일이 줄어들수록 시를 쓰는 이 일을 더 많이 사랑하게 됩니다. 그래서 시를 쓰는 일만 하고 삽니다. 시를 쓸 때에만 나는 싫어하는 것이 많은 나를 좋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