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시시콜콜한 이야기 (1875)
언제나 날씨는 맑음
요즘 제일 자주 가는 곳은 영풍문고. 비교적 사람들도 많지 않은 편이고 조용해서, 책 고르거나 읽고 싶은 책들 훑어보러 자주 간다. 오늘 독서모임 끝나고 서점 들러서 책 두시간 정도 보고 저녁에 오빠 만나서 식사한 뒤에, 또 서점에서 책 봤다. ^-^ 이렇게 비 많이 내리는 날엔, 이어폰으로 라디오 들으면서 가만히 책 보고 있으면 참 좋다. 내가 본 책은 여신과의 산책이랑 미술서적 몇 권. 오빠는 마이클 샌델의 신간이랑 경제학 서적. 보다 재밌는 부분 나오면 같이 얘기도 해주고, 좋은 책을 발견하면 서로에게 선물해 준다. 덧) 1. 책의 초반부를 읽기 시작할 때, 옆에서 자꾸 말을 걸면 집중이 안되서 10분만 날 내버려 달라고 했더니, 혼자 심심했는지 카메라 가지고 찍어주셨음. 중간에 손 뻗고 있는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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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온 뒤라 추울까봐, 블라우스 대신 빨간색 스웨터 입고 나갔는데, 오빠도 빨간색 니트차림이라 만나자마자' 어?!'하고 웃었다 ㅎ 영화 보려고 만났을 때는 분명 폴폴거리면서 까불만큼 기분 좋았는데, 오후에 생리통이 갑자기 너무 심해져서 거의 기어다니다 시피 한;; 어쩐지 아침에 좀 부었다 싶더라니, 갑자기 시작함. -_-;; 덕분에 오늘은 떡볶이집에서 찍힌 사진은 아픈거 참고 있던 중이라 죄다 표정이 심각함;; 왜 표정이 안좋냐고 화났냐고 하길래 아 갑자기 너무 심하게 아프다고 했더니, 밥 먹다 말고 나가서 약 사다줬다. 고마워 고마워 >_
1. 카페베네 녹차빙수. 양이 너무 많아서, 사이즈를 선택할 수 있게 해준다면 더 좋겠지만, 일단 아주 사랑하는 메뉴 :) 2. 가죽으로 된 카드지갑 겸용 핸드폰 케이스를 사서 가방 정리하면서 카드정리도 함께 해줬다. 쓸데없는 카드는 모두 버리거나 스마트폰에 집어넣어 버리고, 꼭 필요한 것만 넣어주기. 3. 디자인북이랑 드로잉책을 같이 샀는데, 스케치북에 이것저것 그려보라고 주문하는데 슥슥 그리니까 신기해서 계속계속 시켰(....) 나보다 훨씬 더 잘그리는구나! ㅎ 4. 음 이번주에 다이어트+ 체력 회복한다고, 운동 완전 열심히 했는데 오늘 만두국 먹고 햄버거 먹고 빙수 먹고;; 이래서야 운동의 의미가 없잖아!! =ㅁ= 다시 열심히 해줘야지! >_
퇴근하고 IFC몰에 식사하러 고고씽. 식당마다 줄이 너무 길어서 버거헌터로 갔다. 크라제로 가려했으나, 이번에는 꼭 이 안에서 식사해결하자고 결심해서 -_-;; 그런데 정말 먹을만한게 없다;;; 우리가 주문한 메뉴는 웨지감자랑 맥주 그리고 치즈치즈치즈버거랑 칠리번버거. 치즈치즈치즈버거는 쇠고기 패티2개, 치즈도 3장. 양이 엄청 많아서 난 반도 못먹었고, 나머진 오빠가. 칠리번 버거는 매콤한 소스에 마늘슬라이스가 올라가 있었는데 은근히 맵다. 웨지감자는 그냥 무난. 음 맛이나 가격은 그냥 평이한 편이었는데, 햄버거가 생각나면 크라제나 스모키살룬을 가지 굳이 여길 다시 찾을 것 같진 않다. 덧) 좌석 간 간격이 꽤 좁은 편인데다가(IFC몰 내 다른 식당들도 마찬가지지만) 옆좌석에 앉은 남자 목소리가 진짜 ..
퇴근 후에 식사하고, 천천히 공원 걷기. 호수 보고 싶어서 일부러 좀 멀리 있는 곳으로 왔다. 오늘의 하늘은 반달. 혹시나 음악분수를 할까 싶어서 두근두근했는데, 역시 평일 늦은 밤에는 안하나보다. 날씨가 많이 추워지기도 했고. 다함께 운동하러 나온 어느 가족, 장난감 가지고 노는 아이들, 벤치에서 다정하게 이야기 나누는 커플을 모두 마주칠 수 있는 장소. 덧) 뉴미러팝으로 찍었는데, 야경임에도 보정 없이 이정도로 나오는거 보면 그럭저럭 괜찮은 것 같다. 실제 공원 보다 좀더 밝게 나온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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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전환 겸 쌤들이랑 같이 먹으려고 사간 디저트. 지난번에 한번 사먹어봤는데 괜찮길래 두박스를 사갔다. 초록상자는 18개, 붉은상자엔 10개의 타르트가 들어있다. 블랙베리, 체리, 치즈,호두,레몬, 초코 등 다양한 구성. 쉬는시간에 내놨더니, 커피랑 같이 어느사이에 다 사라졌다 :) 남은 타르트들은 아이들에게 나눠줬는데 예쁘다고 좋아함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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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짜렐라 유통기한이 다가와서 만든 샐러드. 주말은 느긋하게. 버터 바른 바게트빵이랑 같이 먹었다. :) 방울토마토랑 청경채를 비롯한 야채들을 잘라주고, 생모짜렐라 치즈와 함께 섞어 준다. 드레싱은 허브 섞은 올리브유+발사믹 식초로 간단한데, 육류와 함께 먹어도 느끼한 맛을 잡아줘서 좋다. 덧) 샐러드용 집개는 예전에 사놨던 수입제품인데 평소엔 저렇게 분리해서 보관했다가, 필요할 때만 합쳐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자리차지도 덜하고 편리하다. 가격도 저렴한데다가, 볼 부분이 넓어서 야채나 과일이 뭉개지거나 빠지지 않고 잘 고정된다. 매우 유용하게 사용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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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피클과 양파피클 두 종류를 만들었다. 무피클은 파스타나 피자를 먹을 때, 양파피클은 튀김이나 전류를 먹을 때 안성맞춤. 다 만들고 나면 레몬이랑 허브 때문에, 집안에서 굉장히 좋은 향이 난다. :) 아 그나저나 무가 너무 커서, 반도 못 사용했다 =ㅁ=; 조만간 무랑 김치 넣고 고등어 조려 먹어야겠네 >_
피클을 만든 무가 너무 커서, 반도 넘게 남았기 때문에 아마 한동안 무를 활용한 요리를 해먹어야 할 것 같다. 오늘은 무된장찌개! 건새우랑 멸치로 육수를 냈다. 해물탕하고 남은 자잘한 꽃게다리를 넣어주면 더 맛있다. :) 청양고추를 넣고 매콤하게 만들어서, 먹다보면 콧등에 땀이 맺힌다. 애호박을 넣으려 했는데, 생각해보니 지난번에 튀김할 때 다 써서ㅜㅜ 무생채나물도 만들까 했는데 시간이 없어서 패스하고. 대신 토마토랑 모짜렐라 넣고 샐러드를 만들었다. 소스는 참깨흑임자.. 나머진 계란후라이랑 양파피클 곁들인 두부부침. 흑미를 넣었더니 밥이 평소보다 더 까맣고 고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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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을 받아서 읽게 된 책이었는데, 아마 제목만 보았다면 내가 이 책을 사는 일은 결코 없었을 것이다. 외로움이나 상처, 사랑을 제목으로 삼은 수많은 심리학서적들에 질려서이기도 하고, 나를 사랑하는 건 내 스스로의 마음 가짐에 달린 것이지 어디선가 방법을 배워서 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집어던질 준비를 하고 책을 폈다는 번역자의 말처럼, 나 역시 이 책에는 다이어트나 자기관리를 하라거나, 화장법이나 옷입는 법을 바꾸라는 식의 자기계발서에서 숱하게 봐왔던 뻔한 이야기들이 들어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때문에 이 책을 '추천'까지 한 지인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일단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기에 속는셈 치고 책을 구매하였다. 그리고 내가 처음 느낀 감정은 황당함 이었다. 초등학교 ..
갑자기 다시 읽고 싶어져서, 엄마에게 보내달라고 한 책 중 하나. 움베르트의 에코 책 중 가장 가볍고 재밌게 읽을만한 작품이다. 책이 오래 되어서 상태가 안좋을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본가에서 곱게 보관해서 세월에 살짝 바랜 것 외엔 괜찮았다. 움베르트 에코가 문학 잡지 '일 베리'에 정규 칼럼으로 기고 했던 글을 모아서 두 권의 책이 출판되었는데, '작은 일기(Diario Minimo)'와 '작은일기 2(IL Secondo Diario Minimo)'가 그것이다. '연어와 여행하는 방법'은 그 중 '작은 일기2'에 해당하는 것으로 '작은일기'는 원제 그대로 한국에서 출판되었는데 아마 2권은 한국어판으로 나올 때 제목을 바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책을 언제 읽었었나 내용도 가물가물하고 잘 떠오르질 않았는..
'라디오천국'을 자주 듣는 사람들이라면 '그녀가 말했다'라는 이 책의 제목이 굉장히 낯익을 것이라 생각한다. 유희열의 목소리로 잔잔하게 흘러나오는 '그녀가 말했다'코너의 문장들이 참 좋았었는데 2권의 책으로 출판된 것을 알게 되서 구매해봤다. 사실 평소에 이런 가벼운 수필류로 생각되는 책들은 잘못하면 싸이홈피에 쓸만한 글이거나 너무 날림한 느낌이 들 위험성이 있어서 어지간하면 잘 구매하지 않는 편인데, 라디오를 들으면서 인상 깊었던 이야기들이 많기도 했었고 마침 알라딘 적립금도 꽤 많이 남아서 겸사겸사 주문하게 되었다. 음 책의 전체적인 평을 하자면, 별삼킨별의 예쁜 사진과 글이 잘 어우러져서 가볍게 들고다니면서 기분전환 겸 읽기 좋았다. 사랑이야기만 하거나 심각한 인생의 잠언을 전달하려고 하지 않고, ..
지난주만 해도 거리의 잎들이 모두 파랬는데, 좀 추워졌다 싶으니 서서히 단풍이며 은행잎이 물들기 시작한다. 아주 조금씩 조금씩. 시나브로.라는 말을 평소에 거의 사용할 일이 없는데 줄 지어 늘어선 은행나무들을 보고 생각이 났다. 시나브로 물드는구나. 친구가 요즘 일이 너무 힘들다는 이야기를 해서, 무언가 위로의 대답을 하려는 순간, 문득 아르바이트를 할 때 타고 다녔던 버스 생각이 났다. 학교 다닐 때 과외 장소가 1시간 정도 걸리는 곳이라 항상 버스를 타고 다녔는데, 선유도 공원을 지나서 가는 경로라 벚꽃이 흐드러지게 필 때나 은행잎이 한잎한잎 떨어지기 시작할 때면 차창 밖에 너무 예뻐서 그대로 뛰쳐나가고 싶은 충동이 몇 번이나 들곤 했다. 아이들의 시험기간이나 내 시험기간은 언제나 벚꽃의 시기와 겹쳐..
이번에 새로 산 뚝배기에 담아본 음식. ^-^ 원래 파스타를 만들까 했는데 밀가루음식은 지겨워서 얼마전에 만든 튀김 사용해서 샐러드 간단하게 만들고, 초스피드로 7분 김치찌개를 끓였다. 된장찌개를 먹고 싶었으나, 두부가 없었음 ㅠ 따로 담긴 것은 흑임자 드레싱. 일반 드레싱보다 되직하게 만든 뒤에, 당근이랑 오이 찍어먹으면 맛있다 :) 귀찮은 날에는 새마을식당에서 파는 것처럼 김치찌개를 자작하게 한소끔 끓여내서 김이랑 밥이랑 조물조물 비벼 먹는다. ^^
선물 받은 떡. 경단 같은 것은 회사에서 나눠먹고, 이건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집에서 식사처럼. 콩떡은 커서 칼로 잘라줬는데, 찹쌀이 너무 달라붙어서 -_-;; 음. 나중에 혹시 카페를 하게 되더라도 떡카페는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떡종류를 그렇게 즐기는 편이 아니라, 한두조각 먹으니까 배불러져서 다시 냉장고로. 홍차 만들어서 같이 먹었는데, 단맛을 적당히 잡아줘서 좋았다.
우연히 서점에서 너무 재밌게 읽고, 선물 받은 책. 유명 다큐멘터리제작자와 철학과 교수의 주도로 이루어진 영국의 팟캐스트 오디오 인터뷰를 기초로 구성되어 있다. (www.philosophybites.com) 피터 싱어나 마이클 샌댈처럼 각 분야의 저명한 학자들을 초대해 일정 주제에 대해 나눈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윤리학, 정치학, 형이상학, 미학, 인생으로 테마가 구분되어 있고, 각각 5개의 소주제로 다시 나눠지는데 진지한 것도, 흥미로운 것들도 있다. 각 학자들이 나름의 논리를 이용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과정이 좋다. 다루는 주제가 가볍고 다소 엉뚱한 것일지라도,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내용 자체는 논리정연하고 진지하다 인터뷰어들이야 말할 것도 없고, 진행을 하는 데이비드 에드먼즈와 나이젤 워버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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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잘 샀다고 생각되는 주방용품 중 하나. 일본에서 나온 채칼인데, 샐러드용 채소를 손질할 때 안성맞춤이다. 기존 채칼로는 양배추 손질이 너무 힘들어서 구매했다가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날 종류는 총 3가지가 함께 오는데, 고무덮개로 보관할 수 있어서 안전하다. 날이 교체가능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그때그때 적당한 날을 선택해서 사용하면 된다. 기존의 채칼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정도로 슥슥 시원하게 날이 움직이는 것을 바로 느낄 수 있다. 덕분에 아주 가늘고 고운 양배추가 완성된다. 양배추 1/3통정도를 썰어낸 것인데, 첫사진은 중간에 찍은거라 원래 양배추의 절반정도만 나왔다 일주일에 한번정도 몰아서 손질해놓고 냉장고에 보관하면서 샐러드 해먹으면 편하다. 보통 당근도 미리 다 썰어놓는데 일단 사진은..
마트에서 굴을 세일하길래 한 근을 사왔는데, 마침 호박이랑 양파도 넉넉하게 있어서 함께 튀겨냈다. 굴은 타르타르 소스 찍어서 먹으면 맛있다. ^-^ 빵가루는 없어서 생략. 튀김가루만 사용했다. 야채는 얇게 튀김 옷을 입히고, 굴은 야채보다 살짝 두껍게 입힌다. 중간에 파프리카도 잘게 썰어서 같이 넣어줬는데, 제법 알록달록해서 예쁘다. 튀김기가 아주 작은 사이즈라서 튀는데 시간이 좀 걸리기 했지만, 이렇게 해놓으면 또 한동안 편하게 먹을 수 있으니까 :) 눅눅해지지 않게 한 김 식힌 뒤에 락앤락에 넣고 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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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야미 하루키가 그동안 썼던 에세이들을 모아놓은 말 그대로 '잡문집' 그의 작품관에 대한 글도 있고, 음악과 음식에 관한 이야기,인터뷰들도 있다. 교무실에 두는 책들은 보통 끊어서 읽게 되어서, 단편집이나 이런 수필류가 적당한데 이 책도 짬짬이 읽는 바람에 꽤 오래 걸려서 책장을 덮게 되었다. 매 장의 제목들이 꽤 멋진. 장수는 500pg로 꽤 두툼하다. 개인적으로 무라야미 하루키의 소설보다는 수필들을 훨씬 더 좋아하는데다가, 예전에 그의 '재즈에세이'란 수필집을 중학교 때인가 아주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이 책에도 음악과 관련된 글들이 꽤나 많이 나와서 즐거운 독서시간이 되었다. 확실히 자신이 애정을 가진 대상에 대한 글은, 같은 작가라 할지라도 그 깊이가 확연히 다른데 하루키의 경우에는 음악과..
이두표, 산 것과 주운 것-유모차 두대, 2011 내가 매일 오가는 동네 한 귀퉁이에는 작은 공원이 하나 있다 그 공원은 동네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구석구석 골목골목을 탐험해보지 않으면 찾기 어려울만한. 아주 작고 옹색한. 하지만 어딘지 정감이 느껴지는 놀이터와 쉼터 사이 그 중간쯤에 위치한 장소이다. 가끔 일상에서 눈길을 끄는 소소한 일들이 이 공원을 지나갈 때 목격되기 때문에 난 이곳을 좋아한다. 그리고 지금부터 이야기하려고 하는 며칠 전의 일도 이 곳에서 일어났다. 낮에 이 공원을 지날 때 항상 눈여겨봤던 것은, 고부사이인지 모녀사이인지 알 수 없는 두 여인의 모습이었다. 할머니를 휠체어에 태우고 골목을 아주 천천히 걷거나, 공원에 라디오를 틀어놓고 이야기를 나누거나 책을 읽는 모습으로 두 분은 종종..
끈을 느슨하게 풀어놓은 운동화처럼 말랑말랑하고 천천히 흘러갔던 어느날. 맑고 청량한 햇빛이 쏟아져서 기분이 좋았다. 지나가는 트럭의 창문으로 진돗개가 고개를 내밀고 왈왈 하고 인사를 하길래, 싱긋 웃어주고 길을 건넜다. 아직 가을 느낌이 별로 나지 않는 풍경들 몇 주 뒤면 좀더 알록달록한 단풍으로 물들겠지. 서울은 끊임없이 낡은 것을 부수고, 새로운 것을 쌓는 행위를 반복하고 있구나. 당장 1년 앞도 장담할 수 없는 마을의 모습들.
토요일이면 엄마가 만들어줬던 야채떡볶이. 방학이나 명절에 모이면, 사촌동생들이 먹고 싶다고 졸랐던 음식. 동생 친구들 놀러오면 만들어줬던 간식. 오늘은 눈병 때문에 밖에 나갈 수가 없어서, 간단하게 만들어 먹은 비상약 같은 식사. 학생들 때문에 본의아니게 매일매일 보는 음식이지만, 분식집에서 파는 떡볶이들은 야채가 거의 안들어가 있어서 별로 좋아하질 않는다. 떡볶이엔 당근이랑 양파, 양배추가 기본으로 들어가야 하고 여기에 버섯과 삶은 계란을 넣어줘도 맛있다. 난 떡볶이용으로 나온 떡보다, 가래떡을 더 좋아해서 이걸로 사용. 방앗간에서 1kg씩 사다놓고, 냉동실에 보관해 두면 편하다. 얼린 떡은 사용하기 전에 미리 물에 넣고 녹였다가 사용하면 된다. 쫀득쫀득. 보들보들한 촉감이 좋다. :) 무랑 다시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