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그림과 만나는 시간 (99)
언제나 날씨는 맑음
중남미 현대미술전-하바나, 열정을 말하다. 인사동 아라 아트센터에서 2월 20일까지 진행되는 전시다. 요즘 너무 바빴어서, 오늘은 좀 느긋하게 쉬자 했는데 확인해보니 티몬 티켓사용기간이 1월까지라 급히 인사동으로 향했다. >__
목각인형 전시회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볼까 했었는데, 알고보니 전시주체가 '서울에 딴스홀을 허하라'를 쓴 김진송씨였다. 국문학 전공자. 하지만 인문학만으로는 생계를 보장받을 수 없어 시작한 목수일이 이렇게 관련 책을 내고, 전시회를 열정도가 되었다는 것에 감탄하였다. 과연 인문학자가 다듬은 나무들은 어떤 모습일지도 궁금했고, 예전 동화에서나 보던 목각인형들을 볼 수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공식홈페이지는 http://www.bookwormstory.com/ 일단 결론 먼저 말하자면. 작품에 실려있던 글과 작품전체를 담은 대도록이 없다는 것이 아쉬울정도로 좋은 전시였다. 작품수도 예상했던 것보다 많았고, 목각제품 외에도 다양한 재료를 활용한 작품들이 있어서 작가가 이야기하려는 의도에 따라 같은..
전시관 내엔 사진촬영이 금지라 작품 사진은 없다. 산책로만랑 그 주변의 석조 정원들만 한참 걷다 찍어온 :) 호암미술관 30주년 기념으로 '한국미술에 등징하는 용들'을 전시하고 있는데 에버랜드에 갔다가 겸사겸사 들러서 보고 왔다. 어쩌다보니 놀이동산보다 미술관에 있었던 시간이 더 길었네;; 1층 전시실에 들어서자마자 최소한의 조명만 사용한 어둑한 전시실에 온통 화려하고 위압적으로 그려진 가지각색의 용 그림에 압도되는 느낌이라 혼자 관람하니 처음엔 좀 무서운 기분이 들었다.-_-;; 확실히 민화에 그려진 용은 귀엽고 우스꽝스러운 반면, 왕족들이 사용하던 집기에 그려진 용은 아주 위엄있고 사납기 그지없다. 탁 트인 정경이 한번에 들어오는 2층. 도예실은 공사중이라 들어가지 못했고, 전통가구들과 민화들을 구경..
서울대 미술관에서 하고 있는 전시회. 디자인 미래학 Design Futurology 좀 피곤해서 다음주로 미룰까 했는데,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 부랴부랴 다녀왔다. :) 온라인 도록은 미술관 홈피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이 전시는 '21세기 디자인의 지향성을 진단 내지는 예측해 본다' 라는 다소 추상적인 설명이 붙어있었는데 실제 전시 내용은 재활용이나 폐건물의 자재들을 이용한 가구나 건축물 모형들이 다수를 이루었다. 그 외도 조각, 회화, 영상물, 설치미술 등등 굉장히 다양한 작품들이 세계 여러나라의 작가들에 의해 전시되고 있었다. 거기에 전에 리움에서 봤었던, 한지를 사용한 전광영 화백 작품도 있어서 반가웠던 :) 식탁의자의 발을 사용한 옷걸이며, 청바지를 이용한 잡지수납 피아노의자로 만든 화장대, 에메..
부암동에서 걸어가는 길에 있는 샛노란 벽의 갤러리며, 미술학원 앞의 아이들이 그린 그림들이 예뻐서 찍어봤다. 빨간 대문에 '행하는 자 이루고 , 가는 자 닿는다 -소년에서 거장으로'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던. 이번에 새로 개관한 부암동 서울미술관. 부암동에 있는 서울미술관은 유니온 회장 안병관님의 개인 미술관이다. '마침내 미술관'을 읽다가 미술관을 개관하기까지의 과정과 이중섭의 그림들과 연관된 일화들을 알게 되었다. 소심하고 내성적인 평범한 영업맨이 그림믈 수집하게 되고, 기업의 회장이 되어 마침내 미술관을 세우기까지의 과정이 독특해서 꽤 재밌게 봤던. 개인소유의 미술관 치고는 규모가 꽤 큰데다가, 지금까지 사유지라 볼 수 없었던 석파정과 연결되어 있다는 글을 읽고 가을 단풍놀이 겸 꼭 가봐야지 싶었다...
리움미술관에 가면 멀리서부터 압도되게 되는, 브루주아의 마망. 누구든 한번 보면 쉽사리 잊혀지지 않을 게 분명하다. 엄마..라는 이름과 달리 위협적이고, 차갑고 딱딱한 모습. 온통 구부러지고 단단하게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어, 모성과는 멀어 보이는 새끼거미와 엄마거미. 그런데 오늘 이 글을 읽고, 사실 엄마거미는 껍질만 남게되는거였구나..싶었다. 윤석남님은 항상 작품으로만 뵈었었는데, 인터뷰글을 다 읽고 나니 참 마음이 따뜻하고 정이 많은 사람이구나 싶어서 훈훈해졌다. 근황이 궁금해서 찾아보니 어느덧 1025마리의 버림받은 개들도 모두 완성하셨고, 공간이 나올까 걱정하시던 전시회도 무사히 여신 것을 보고 내가 다 벅차오르던. 하긴 07년에 진행된 인터뷰니 벌써 시간이 꽤 지났구나. 글을 다 읽고, 부디 ..
한글날 기념으로 네이버에 떠 있는걸 보고 반가워서 ㅎ 강익중님의 작품 중에서 한글을 활용한 것들. 색색이 참 예뻐서, 보고 있자면 기분이 좋다. :) 실제로 보면, 햇빛이 환하게 들어올 때마다 따뜻하고 온화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 참 마음에 들었다. 오방색을 이용하거나, 단청 느낌을 살려도 참 고울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Things I Know 문장 하나하나를 읽어보면 웃음이 난다. :) Korean National Anthem in Hangul (Korean Alphabet) 초등학교 교실 뒷벽의 알록다록한 그림 모음을 보는 느낌. 단정한 글씨체와 고운 색감의 조화가 좋다.
봄과 여름 사이에 다녀왔던 전시회. 서랍에 방치해놨던 카메라 사진 정리하다가 이제야 발견. 이날 사진 찍은게 별로 없어서 잊어버리고 있었다; 마크 리부 전시회 작품설명 파일을 첨부해놨으니, 필요한 분들은 참고하시길. 그런데 설명이 너무 간략하다. 애초에 도록과 비교하는 것이 무리긴 하겠지만. 에펠탑의 페인트공이나, 꽃을 든 소녀와 같은 사진들로 유명한 사진 작가. 보고 있으면 흑백사진들 하나하나가 마치 영화 속 장면들처럼 인상적이다. 이상하게도 국내에 출판된 도록이 없어서 아쉬운. '꽃을 든 소녀(Flower Power, Pentagon March 1967)는 베트남 반전 시위의 현장 중 한 장면인데, 처음 봤을 때 너무 인상이 강렬해서 그 뒤로도 계속 기억에 남았던 사진이다. 이것도 한참 예전에 다른 ..
덕수궁 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이인성 탄생 100주년 기념전 & 한국근대미술전 한국근대미술전 같은 경우는 소장품을 전시한 것이다 보니 구본웅이나 김환기 등의 작품이 재작년인가에 했었던 근대미술전과 다소 겹치긴 했지만 김환기나 구본웅 등의 작품은 다시 봐도 좋은 작품들이라 대만족. 게다가 무료전시 :) 과천이나 리움 미술관을 자주 간 사람이라면 익숙할만한 것들이 많았다. 도록을 사고 싶었는데, 전시 마지막날이라서 그런지 품절이라 좀 아쉬웠던.. 국립현대미술관 멤버십 카드가 생겼길래, 새로 만들고 왔다. 연회비 만원인데 과천이랑 덕수궁에서 열리는 기획전시들이 모두 무료니, 미술관 자주 가는 사람이면 연회비 만원 뽑고도 남을 듯 ^^ 이번에 화재사고가 있었던 미술관도 내년에 오픈한다는데 나름대로 야심차게 계획..
씨네큐브에서 영화 보고 아슬아슬하게 들어간 전시회. 원래 예정에 없었는데 흥국생명 빌딩 3층에서 하는 무료 전시라 간단하게 다녀왔다. 6시 반인가에 문을 닫아서, 보고 나오니 곧 직원분들 문 닫고 퇴근하심;;; 설치미술과 스크린 프린트 작품이 주를 이뤘는데, 초상화 속 담배에서 연기가 나오게 하는 등의 재치가 돋보여서 재밌었다. 마침 카메라 배터리가 간당간당해서, 나중엔 아이패드로 찍었다 -_-
디에고 벨라스케스, 실 잣는 사람들,1657 어릴적 그리스로마 신화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거미와 관련된 이야기 한토막을 접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로마 시대의 작가 오비디우스가 쓴 '변신 Metamorphoses'에 등장하는, 아라크네에 관한 고전 신화가 오늘 풀어나가려고 하는 이야기의 모티프이다. 그림 이야기를 하기 전에, 잠시 학부생 시절 마지막 있었던 발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우리는 과 특성상 거의 매 수업마다 학생들의 발표가 진행되었고, 절대다수가 여학생이었기 때문에 다들 경쟁심도 있어서 발표는 깔끔하고 인상적인 ppt부터 몇차례의 사전연습까지, 꽤 정성을 다해 준비하곤 했었다. 4학년쯤 되면 수없이 반복된 발표에 다들 능숙해져서, 어지간 해서는 형편없는 발표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내가 들었던..
Romare Bearden. Patchwork Quilt. 1970. 비어든의 패치워크 퀼트는 흑인여성의 느긋한 낮잠자는 모습과, 갖가지 천으로 이어붙인 퀼트천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이 작품 속에 등장하는 천들은 아주 낡은 것으로 보이는데, 그 크기도 문양도 제각각이지만 버려지지 않고 새롭게 활용되어 고상한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내가 가장 화가 날 때는 어떤 부당한 일을 저지른 누군가가 '그럴만해서'라는 변명을 내세울 때이다. 우습게도 이 변명은 항상 강자가 약자에게 폭력을 행사했을 때 떳떳하게 덧붙여지곤 한다. 아이들은 자신이 숙제를 하지 못했을 때 '그럴만 해서' 하지 않았다고 말하지 못한다. 또한 수업 시간에 늦었거나 심지어 컨닝을 했을 때도 '그럴만 했다'고 말하지 않는다..
오늘은 하루종일 강의실에 갇혀서 꽤 많이 쌓인 모의고사 기출 문제집과 씨름했다. 아주 가끔 네모반듯한 커다란 교실에서 역시 각이 진 거대한 유리칠판 앞에 서 있자면 어디론가 뛰쳐나가고 싶은 충동이 들곤 한다. 특히 햇빛이 반짝반짝 빛나는 봄이나, 쨍한 하늘빛이 눈부신 가을날이면 괜시리 이런저런 감상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우리가 섣불리 일탈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어른이 된 후 너무 많이 우리를 얽매고 있는 수많은 족쇄들 때문이다. 그 족쇄는 눈에는 보이지 않아도, 계획대로 일이 흘러가지 않을 때 우리를 불안하게 하거나 불행하게 한다. 오늘은 아침부터 어쩐지 구름 낀 날씨에 기운마저 없어서 따끈한 음식을 먹으러 식당에 들어섰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쏟아지는 물줄기. 마치 시냇물이 하늘에서 거꾸로 흐르..
나는 한국이 산업사회에 접어들면서 변하게 된 가족관계를 다룬 소설들을 참 좋아한다. 어머니에게 아무 물질적 도움을 받은 것이 없다는 이유로 아주 작은 짐조차 지고 싶어하지 않은 아들이 등장하는 이청준의 '눈길'이나,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당숙 아저씨와의 동거로 인해 첨예한 갈등을 겪게 되는 가족을 그린 공선옥의 '일가'는 핵가족화가 되면서 말로만 가족이며 일가(一家)이지 실제로는 타인보다 불편해진 관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아이들은 처음부터 육친들과 살을 맞대고 사는 느낌을 느껴본적이 없어서인지, 이 작품들을 배울 때면 저 소설들의 미묘한 느낌을 잘 포착하지 못해 안타까움을 느끼게 한다. 사실 핵가족에 익숙하고, 대가족의 끈끈함을 그다지 느끼지 못하는건 나도 별반 다를 것이 없는데 왜 이리 이 작..
우리가 나이듦에 따라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 중 하나는 아마 '추하다'는 단어일 것이다. 젊은이들이 밉살맞은 짓을 하거나, 어린 아이들이 악동짓을 할 때는 좀처럼 붙지않는 이 단어는, 유독 나이든 누군가가 방정맞은 짓을 할 때 어김없이 등장한다. 아마 세상 사람들은 늙음은 추함과 함께 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나 보다. 혹자는 늙음은 낡음이 아니지만, 낡는 순간 그 사람은 늙은 것이라 표현하였고 또 다른 누군가는 설렘이 없어졌을 때 그 사람은 늙은이가 되어가는 것이라 말한다. 사실 '황혼'이라는 고운 이름으로 노년기를 바라본다면, 늙음은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니다. 이제 앞을 내다볼 수 없었던 격동의 세기를 모두 보내고, 느긋하게 뒤를 바라보는 아름다운 노을짐이라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
앤드루 와이어스, 결혼, 패널에 탬페라, 1953년, 61X61 오늘 본 가장 슬픈 기사는, 60대 노부부의 동반자살 소식이었다. 이 부부의 죽음 뒤에 남은, 통장잔고는 3천원. 자식의 도움이나 주변과의 교류가 전혀 없는 상태로 계속 생을 이어가던 부부에게, 수입은 월 15만원의 노령연금이 전부였단다. 1인당 월 7만5천원으로 몇년간 삶을 이어간 셈인데, 장례비로 사용하라고 신권5만원으로 50만원을 남겼다는 기사의 말미를 보고는 참 마음이 아득해졌다. 자살은 자존감이 낮은 자의 것이 아니다. 오히려 현실의 초라함을 자신의 내적 모습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꼿꼿한 마음의 대를 가진 사람의 것이다. 열망, 증오,권태의 감정을 알지 못하고, 감수성을 철저하게 죽인 자는 절망과 좌절의 감정을 알지 못한다. 생을..
서도호전을 보기 위해서 방문한 리움 미술관. 집 속의 집이라는 테마로 전시 중인데 건축학 개론을 보고 갑자기 건축관련 전시가 보고 싶어져서 다녀왔다. 평일 오전에 갔더니 사람들도 많지 않고 여유롭게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예상했던 것보다 더 좋은 전시라 조만간 다시 한번 보고올 예정. 전시회 왔다고 하니 J언니가 잠깐 나온다고해서, 오랜만에 만났는데 얼굴이 밝아보여서 참 좋았다. 처음에 이곳 큐레이터로 일하게 됐다고 했을 때 정말 축하해줬었는데, 벌써 시간이 꽤 흘렀구나..
댄 퍼잡스키전 THE NEWS AFTER THE NEWS. 작년에 다녀오고는 사진 정리하는 걸 잊고 있었다;; 거북스러울 만큼 예리해서 보는 내내 탄성과 한숨이 동시에...
- 전시명 : 플라스틱 데이즈 Plastic Days - 전시기간 : 2012. 3.10(토) ~ 5.20(일) - 장 소 : 포항시립미술관 전관(1,2,3,4전시실) - 참여작가(18인) : 강덕봉․ 김건주․ 김봉태․ 김현숙․ 김형관․ 노상균 두민․ 박상희․ 변대용․ 신종식․ 심승욱․ 유재흥 이기일․ 이슬기․ 장준석․ 한경우․ 홍경택․ 황인기 - 작품 : 평면, 입체, 조각, 설치, 미디어 등 총 70여점 익숙한 작품들이 몇 점 보여서 반가웠던 전시. 여행 기간 중 미술관을 가게 될 줄은 몰랐는데, 뜻밖의 즐거움이었다.
'하느님 바보 나는 히토시를 죽도록 사랑했습니다.' 라는 요시모토 바나나의 '달빛기행'의 한 구절을 패러디한 그림. 요시모토 바나나의 문구가 이별 직후의 마음이라면, 조장은의 그림은 어느정도 시간이 지난 뒤일 것 같다 :) 그림을 보자마자 "썅년"이라고 첫사랑을 회고하는 건축학개론의 장면이 생각나서 풋 하고 웃었다. 지나간 사랑은, 남자에겐 잊지못할 "썅년"이고 여자에겐 "개새끼인"건지. 다만 차이점은 여자에게 첫사랑 따위는 그냥 흑역사일 뿐 -_-; ㅎ 조장은님은 밝고 또렷한 색감이 참 발랄한데 그림들도 대부분 위트 있는 것들이라 유쾌하다. 육심원과 어딘지 비슷하다 했는데, 두 사람 모두 이대 동양화과 석사 출신.
프란스 스투어만(frans stuurman)의 갈매기/델프스하벤 생명체의 흔적은 버스에 붙어 있는 갈매기 로고와 건물옥상에 희미하게 보이는 빨래에서만 느낄 수 있다. 자로 잰듯 깔끔하고 균일한 선이 돋보이는 작품. 실제 그림을 보면, 색을 아주 얇게 여러번 덧입혀서 붓터치가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정밀함을 자랑하고 있었다. 덕분에 이 화가의 작품은 1년에 1,2작품만 제작된다고 한다. 아래는 장노출로 사람의 흔적을 지워버린 사진들. 비슷하게 건조하고 좀더 흉물스러운 느낌이다. Lucie & Simon의 작품. Masataka Nakano의 사진들...재난영화의 한 장면이 생각나기도 한다. Matt Logue가 담은 텅 빈 LA. (사진출처 : http://photohistory.tistory.com/..
순간과 영원이 만나는 접점을 찍으려 한 앙리 브레송. '결정적 순간' '찰나의 순간'이라는 단어로 정의내려지곤 한다. 명암의 분명한 대비와, 찰나의 현장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작품들을 볼 때마다 구도와 그 사진을 찍기 위한 수많은 시간과 노력에 감탄하게 된다.
나는 정이 많은 냉소주의자에 불과하다. 나의 삶의 철학은 휴머니티이다. 나는 아무 것도 없는 사람들과 함께, 내가 가진 목소리를 주고 받고 싶다. 다큐멘터리 작가로 활약한 유진 스미스. 전쟁 중의 사진들임에도 따뜻한 인간애가 살아있는 작품들이 많다. 유진 스미스의 아이들을 찍은 '천국의 정원으로 가는 발걸음' 태평양 전쟁 중 미군에 의해 구출된 아이를 찍은 '유일한 생존자' 개인적으로는 이 두 작품을 가장 좋아한다. 가장 마지막 사진은 '목욕하는 도모꼬' 미나마타병에 걸려 식물인간이 된 아들을 씻기는 노모를 찍은 것이다. 마치 갓난아이를 안은 것 같은 늙은 여인의 포즈와 슬픈 표정이 볼 때마다 마음을 아프게 한다.
Josef Koudelka 가장 좋아하는 사진 작가 중 한명. 매그넘전에서도 참 인상적인 작품들이 많았다. 생생한 역사의 순간, 망명자인 자신의 위치와 유사한 사람.. 버림받고 소외된 집시들을 잘 포착해낸 사진들이 많다.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지는 작품들이다.
기간: 20120322 ▶ 20120429 시간: 오전 11시 00분 ~ 오후 7시 00분 휴관일: 월요일 휴관 장소: 아라리오갤러리 가격: 무료 이번 전시는 어느 날 동네 할머니의 안부를 묻는 질문으로 시작된다. 그 후로도 계속되는 동네 주민들의 안부 =(졸업과 취업)들은 한나와 토끼가 느낀 하루의 소소한 성취감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그들을 실패한 청춘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주민들의 안부는 이내 위로로 바뀐다. 좋은 학교의 졸업과 대기업의 취업, 연애와 결혼 등 모두가 알고 있는 전형적인 삶의 모습이 아닌 것은 가차없이 인생의 경로에서 뒤쳐진 것 마냥 건네는 위로 한마디 한마디가 한나와 토끼의 마음을 어지럽힌다. 하지만 한나와 토끼는 조금씩 저축을 하고, 더 자고 싶지만 운동을 하는 등 일상의 삶 ..
존 슬론 Sloan, John Frnch. '일요일, 머리를 말리는 여인들 Sunday, Women Drying Their Hair'(1912) 보고 있으면 기분이 참 좋아지는 존 슬론의 그림들. 어느 한가한 일요일, 햇살 좋은 옥상에서 삼삼오오 모여서 머리를 말리는 여인들의 모습이 참 유쾌해 보인다. 빨래들을 그대로 늘어놓은 주변 풍경들을 보아 부유한 동네는 아닌 것 같다. 여자들은 아마도 근처의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일 것이다. 주중에 고달프게 일을 했을 것이고, 경제적으로 또는 심적으로 편하지 않은 상태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날씨 좋은 일요일, 옥상에 올라가서 같이 빨래를 널어놓고, 함께 젖은 머리를 말리는 모습이 상쾌하고 즐거워 보인다. 머리의 물기를 털어 내듯 고민도 울적함도 털어내버린다. 눅눅..
르네 마그리트의 '연인' 시리즈. 키스하는 장면조차 로맨틱하지 않다. 숨이 막힐 듯한 답답함이 목을 조인다. 오스카 코코슈카, 바람의 신부 코코슈카와 말러의 부인이던 알마의 사연이 얽힌 그림. 유부녀임에도 불구하고 당시 최고의 인기녀이자 예술계의 뮤즈였던 알마. 당시 그녀는 첫딸을 잃고 제정신이 아닌 상태였는데, 또 못지않게 불안정하고 격정적인 감정을 소유한 코코슈카가 만났으니;; 그 알마를 차지하겠다는 일념으로 그린 그림이 저 바람의 신부-_-;; 그러나 알마와는 결국 맺어지지 못하고, 이 관계는 코코슈카가 온갖 애증과 집착을 갖게 만들어 버렸다. 그 집착이 어느정도였냐면, 이후에 알마를 닮은 인형을 제작했을 정도..-ㅁ- 어느날 이 감정을 끝내고자 결심한 코코슈카가 인형을 창문 밖으로 던지자, 경찰관..
멋진 제목. 노랑과 초록색이 어우러지는 대비가 인상적이다. 말도 안되는 구도인데도, 자꾸 눈이 가는 그림. 분명히 처음 보는 장면인데도 자꾸 어디선가 본 것 같은 기시감이 들었다. 굴렁쇠 때문인지, 소설 '자전거 도둑'이 연상되는 그림이다.
인형처럼 예쁘진 않지만, 각양각색의 여성들을 아주 사랑스럽고 발랄하게 묘사하는 화가. 섬세한 심리를 그림 속에 잘 녹여내서 감상하는 재미가 있다. 한국화 전공의 여성화가인데, 색감이 참 따뜻하고 예뻐서 좋아한다. 아주 예전에 개인전에서 보고 반했었는데, 이제는 팬시와 광고까지 진출해 인기있는 상업화가 중 한명이 되었다.
전시명 : 네덜란드의 마술적 사실주의: 전통에서 현대까지 전시기간 : 2012년 2월 9일 ~ 2012년 4월 12일 전시장소 : 미술관 1,3 갤러리 ING은행 서울지점과 서울대 미술관이 공동 주최한 전시. 작년이 한국과 네덜란드 수교 50주년이 되는 해라 특별히 개최되었다고 한다. ING 아트 컬렉션은 유럽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컬렉션으로 손꼽히는데 특히 사원들의 문화 복지를 위해 시작한 만큼 감상이 어렵지 않은 현대 구상회화를 소장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ING소장품 중 엄선된 71점으로 구성되었는데, 192,30년대 유행했던 마술적 사실주의 작품들 부터 이의 영향을 받은 최근 작품까지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었다. 관람료가 3천원밖에 안해서 별 기대를 안했는데, 1,2관으로 이루어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