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그림과 만나는 시간 (99)
언제나 날씨는 맑음
이런게 바로 토깽이 같은 눈! ^^ 금의환향이라는 제목의 작품. 아이의 앙다물은 입술이며 토끼의 표정이 귀엽다. 너 뭐해? 라고 물어보는 것 같은 그림. 사랑스럽고 정감 가는 그림들. 전에 삼청동 아라리오 갤러리에서 전시회 할 때 보고 참 좋다 했는데, 다시 개인전이 있으면 꼭 가보고 싶다. 제목들이나 그림들이 따뜻하고 센스 있어서 보고 나서 기분이 환해졌었다. 여드름이 난 토끼란다 ㅎ 뾰루퉁 ㅎㅎ
-Dolce far niente Sweet ( john William Godward, 1904) 좋아하는 그림. 피곤할 때 보고 있으면 어쩐지 긴장이 풀려서 마음이 편해진다. 이 작가의 그림들은 항상 고운 색채와 살구빛 뺨의 여인들. 느슨하게 기대 있는 포즈들이 잘 어우러져서 포근한 봄의 향이 느껴지는 작품들이 많다. 나른한 고양이의 수염 같은.. 솔솔 낮잠이 올 것 같은 그림.
조지아 오키프는 살아 생전에 이미 20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중요한 화가로서 평가받았고, 포드와 레이건 대통령에게 자유와 예술 훈장을 받았으며 수많은 명문 대학에서 그녀에게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그녀는 알프레드 스티글리츠와 결혼한 뒤에도 남편의 성(性)을 따르지 않고 자신의 결혼 전의 성을 그대로 사용했고, 서유럽계의 모더니즘과 직접적 관계가 없는 추상환상주의의 이미지를 발전시켜 당대 미국 미술계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했다. 남성이 말하는 모든 여성성에는 이미 성적인 편견이 녹아들어 있을 수밖에 없다는 혐의가 드리워진다. 자기를 표현하려는 여성이 입을 열어 자신의 삶과 경험을 말하는 것, 말 해버리는 것, 표현해버리는 것은 그러한 말하기에 대한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사회 통념과 거부감과 부자연스러움의..
존 슬론(John Sloan) 그리니치 빌리지의 뒷골목 1914 오늘처럼 눈이 많이 내린 날엔 몇 가지 떠오르는 것들이 있는데, 백석의 시, 영화 러브레터와 철도원 그리고 존 슬론의 저 그림이다. 20세기 초 사실주의 화가인 존 슬론은 평범하고 일상적인 풍경을 낭만적이고 시적인 감수성으로 녹여놓은 작품들로 유명하다. 황량하고 삭만한 현대인의 단면을 에드워드 호퍼가 잘 포착했다면, 그의 그림에서는 사소하고 이 사회에 타자의 위치에 속한 사람들의 순간을 절묘하고 애정어린 눈으로 그려내고 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아차릴 수 있다. 이 그림은 빨래감들이 얼기설기 늘어져있는 미국의 뒷골목이 배경이다. '뒷골목'이란 단어에서 풍기는 음습하고 어두운 이미지와는 다르게 지극히 따뜻하고 낭만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금요일즈음에 눈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문득 생각난 것은 혀에 닿자마자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차가운 질감의 생크림 케잌의 기억이었다. 단 것을 사실 그리 좋아하는 편도 아니고 차가운 질감의 생크림 케잌을 사러 멀리 가기엔 펄펄 날라다닐 것 같은 체력도 아니라서 바로 뛰쳐나가 케이크를 사오진 않았지만 대리만족이라도 해야겠다고 고른 그림이 바로 이 디저트의 화가. 티보! (티보의 그림과 이를 사진으로 재현한 샤론 코어의 팝아트 작품을 매치시키면서 봐도 재미있다.) 현존하는 현대 예술가들 중에서 서슴없이 거장이라 칭해지는 웨인 티보는 1920년, 애리조나 주의 메사에서 태어났다. 그의 집은 특별히 어려운 형편이 아니었으나 당시 대공황으로 미국의 전국민이 가난했던 시기라 티보도 9살때부터 동네 레스토랑에서 일하며 ..
오카무라 쇼, 계원귤보 中 주인공이 가래떡인지 아니면 빼빼로인지는 모르겠으나 백년만에 돌아오는 11.11.11이 되었다. ^^ 내가 100년 후에도 살아서 두 눈으로 빼빼로 데이를 기다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사랑하는 사람과 무언가를 나눈다는 것은 분명 기분좋은 일이니까 어찌되었든 풍성한 마음으로 보내는 하루였으면 한다. 2011년의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빼빼로로 마음을 표현하지만, 옛님네들은 귤을 던져서 사랑을 표현했다. 오늘 빼빼로랑 귤을 보다가 문득 생각나서 글을 써본다. :) 귤림추색 좋은 경치 강릉천수 완연하다. 황금색 노란 귤이 무럭무럭 자라 향기로운 내음이 사방에 진동한다. 목사는 미취하고 예기는 가무할 제 소년 한량들은 귤을 던져 주고받으니 두목지가 지나간 듯 가을 경치 더욱 ..
작년 연말에 찍었던 눈 펑펑 내리는 사진을, 장마가 아닌 우기로 인해 제법 열대 지방 분위기를 내고 있는 7월에 발견한-_- 기념으로 오늘은 눈의 꽃! 매화 얘기를 좀 할까 한다.^^ 조선 후기 완상 문화가 발달하면서, 선비들 사이에 피어난 로망은 바로 파교심매. 즉 눈이 녹지 않은 산속에서 처음 피는 매화를 감상하는 것이었다. 고전 시가를 몇 편만 훑어봐도, 문인들의 매화 찬양은 아주 지겨우리만큼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데=ㅁ=, 사실 파교심매의 전통은 본래 중국 당나라의 시인 맹호연에에서 비롯된 것이라 한다. 탐매에 대한 열망은 송대 성리학의 발전과 더불어 널리 유행하였다. 성리학적 세계관에서 겨울은 천지의 기운이 닫히고 감추어져 음양의 두 기가 교합되지 않은 때이다. 어둠과 혼란의 계절. 이 음기 ..
고흐,1886 하이데거가 말하는 진리란 이거다.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 구두는 한갓 유용한 물건일 뿐이다. 즉 구두는 발을 보호해주는 도구다.구두라는 존재자의 근원은 어디에 있을까?간단하다. 아래 창과 윗가죽을 실로 꿰매는 데에. 모든 게 이렇게 분명하다. 하지만 이걸로 구두의 존재가 모두 밝혀진 건가? 아니다. 예술 작품은 구두라는 존재의 더 근원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이 구두라는 도구의 밖으로 드러난 내부의 어두움 틈으로부터 들일을 하러 나선 이의 고통이 응시하고 있으며, 구두라는 도구의 실팍한 무게 가운데는 거친 바람이 부는 넓게 펼쳐진 평탄한 밭고랑을 천천히 걷는 강인함이 쌓여 있고, 구두 가죽 위에는 대지의 습기와 풍요함이 깃들여 있따. 구두창 아래는 해 저물녁 들길의 고독이 깃들여 있고, 이 구..
한국화는 배경지식이 없는 상태로 보면 감흥이 잘 안오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림에 한자라도 쓰여있으면 해독하는 것부터 막막해지기 시작하면서 포기해버리는 경우가 있다. 특히 인물화의 경우엔, 이 인물이 어떤 사람인지 당시 화풍이 어떠했는지를 알지못하면 그림의 가치를 알기란 쉽지 않다. 지금부터 말하려고 하는, 강세황이 그린 자화상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인물화 중에 하나이다. 이 그림엔 머리와 수염이 하얀 노인이 앉아 있다. 머리에는 관복을에 맞추어 쓰는 오사모를 썼고, 몸에는 평상복인 푸르름한 옥색의 도포를 입었다. 배경은 모두 생략되어 있어서 인물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얼굴은 정면에서 오른쪽으로 약간 틀어 얼굴의 7,80%정도가 나타나는 모습인 7,8분면상이다. 자세나 구성,도상들은 모두 전통적..
고흐의 생애에서 정신분석학적으로나 예술적으로 중요한 시기는 1888년 12월부터 1890년 7월까지의 1년 7개월간이다. 고흐는 이 기간동안 여러 차례 발작을 일으켰고 동시에 생애 최고의 작품들을 그렸다. 도대체 이 기간 동안 그의 신변에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고흐는 1888년 12월 24일, 얼마 전부터 같이 지내던 고갱을 면도칼로 공격하려다가 실패한다. 고흐가 그 면도칼로 대신 자신의 귀를 잘라 어느 여자에게 선물로 보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그 즈음 고흐는 고갱의 빈 의자를 그리고 있었다. 고흐는 고갱이 자기 곁에 있어 주기를 간절히 바랐다고 한다. 그는 예술가들이 함께 살며 작업을 하는 공동의 거처를 갖기를 워했고, 고갱이 자기의 제안에 동의했을 때 뛸 듯이 기뻐했다고 한다. 온갖 ..
색감이 너무 아름다워서 반해버렸다.. 사진으로 다른 작품들을 찾아 보니 한지의 버석거리는 질감을 잘 살린 것들이 많고, 작품의 크기도 커서 직접 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정종미의 일반적인 작업과정을 잠깐 들여다보자. 그의 작업은 종이를 염색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소목에 물을 붓고 끓여 나온 액을 종이에 붓으로 발라 염색한다. 그 뒤 아교 바르는 일을 하는데, 아교는 물에 부어 냉장고에서 하룻밤 불린 후 70~80도에서 용해해 사용한다. 이 교수(아교 물)에 백반 용해액을 넣어 종이에 바른다. 종이를 건조한 뒤 홍두깨에 말아 힘껏 두들긴다. 섬유질 사이의 빈 공간을 줄여 모세관 현상을 억제하기 위함이다. 이제 물감을 만드는데, 천연 안료를 유리면 위에 올려놓고 아교 농액을 떨어뜨린 뒤 멀러라는 도구로 간..
1950년대 중반 로스코는 얼마나 가까이에서 자신의 그림을 봐야하는지 묻는 질문에 '18인치(약 45cm)'라고 대답했다. 1951년 5월 한 인터뷰에서 로스코는 큰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는 이유가 관람자들을 작품 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당신은 그림 안에 있는 겁니다. 그림은 당신이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는 뭔가가 아닌거죠." 그의 그림들은 앞으로 몰려나와 우리를 돌돌 감싸고, 우리가 허파로 들이마시는 바로 그 공기들을 색깔들로 온통 물들인다. 마치 세상이 다 녹아 걸쭉한 빛의 물줄기로 변해버린 것처럼, 로스코의 색면을 둘러싼 섬세한 가장자리들은 주변 시야만이 집어낼 수 있으며, 마치 연기처럼 우리를 향해 뼏쳐온다... 관람자들은 브레슬린이 표현한 대로 "포위당한 듯" 느끼고, "이런..
일기는 보통 초등학교나 유치원에서 선생님의 숙제검사에 못이겨서 시작하는 것이 대부분일 것이다.나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였는데, 숙제의 일환으로 시작했던 행위가 어느덧 십년이 넘게 내 일상 속의 일부로 깊숙이 자리잡게 되었으니 신기한 일이다. 삶의 길이만큼 켜켜이 쌓인 일기들을 꺼내 읽어보면서 갖는 추억과 상념들은 문득 자신이 서 있는 곳, 삶의 좌표를 확인하게 한다. 기억이란 그렇게 저 멀리 아득하게 멀어져 있으면서도 자신에게 바싹 붙어있다. 그것은 과거이면서도 현실을 규정하는 강력한 실재, 리얼리티이다. 우리는 그 리얼리티를 발견하는 순간 삶을 되짚어보고, 과거를 생각함으로써 다시 미래를 생각한다. 과거의 기억을 집약하고 있는 일기의 실체는 종이 위에 남겨진 문자언어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나에게 ..
나는 캔버스에 의해 가려진 풍경의 부분을 정확하게 묘사한 그림을 방 안 창문 앞에 두었다.그래서 그림 안에서 표혀된 나무는 시야를 가려서 방 밖의 나무를 감추고 있었다. 말하자면 나무는 그림 안의 방의 내부와 실제 풍겨의 외부 모두에서 감상자의 마음 속에 동시에 존재하는 것이다. 우리는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세상이 단지 정신적 표현으로서 우리 내부에서 경험되는 것일지라도 우리는 세상을 외부의 것으로 여긴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현재 발생하고 있는 일을 과거에 놓는다. 그리하여 시간과 공간은 일상의 경험이 고려하는 단 하나의 그 정제되지 않은 의미를 상실한다. - 마그리트 소설 속에서 '인간의 조건I'에 대한 이런 구절을 읽었었다. "얼핏 보면 창밖의 풍경 같지만 다시 보면, 창밖 풍경의 일부는 캔버스..
김광섭의 시를 가르치다 생각난 그림. 부암동에 전시되어 있는 김환기 화백의 '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만나랴..는 말 속에 이미 헤어짐이 예고되어 있어서 이 제목을 들을 때마다 서글픈 느낌이다. 예전에 김환기전에 갔을 때 한번 본적이 있는데 실제로 보는 것과 이런 이미지는 역시 차이가 있다.. 아마 이 그림을 그릴 때 인연 하나하나를 점 속에 새겨넣는다는 그런 기분이지 않았을까 싶다. 언제 만날지 기약할 수는 없지만 이 점속에서 흔적이라도 남기고픈 그런 고독감.. 저 큰 화폭 뒷면에는 김광섭의 '저녁에'가 적혀있단다. 樹話는 이 시의 어떤 면에 끌렸던 것일까... 김광섭- '저녁에' 저렇게 많은 중에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
몸살이 나서 오전 내내 죽어가다가, 티켓을 예매해놓은 탓에 반강제적으로 몸을 일으켜서 다녀왔다 ㅎ 막상 샤워하고 나가니까, 날씨가 너무 새초롬해서 기분 좋더라 :) 고양이눈동자 같은 하늘이며 노곤노곤한 봄바람! 덕분에 기분 좋게 주말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 훈데르트바서는 우리가 숨쉬며 살아가는 공간, 집을 세 번째 피부라고 이야기했다. 첫 번째 피부는 우리의 '피부', 두 번째 피부는 우리가 입는 '의복', 세 번째 피부는 바로 우리의 거주공간이라는 이야기이다. 그만큼 입주자와 건축물의 상호관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믿었다. 그의 건축 공간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자라나는 생명체와 같이 팽팽한 긴장감이 도는 직선은 찾아볼 수 없고, 자연에서 만들어진 곡선이 존중되어 있다. 그의 작품들은 전체적으로 색들이 ..
마지막 전시날이라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다. 번호표를 받고 50명씩 들여보내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서 다행히 감상하는데는 크게 불편함이 없었다. 사람들이 너무 많은 탓에 도록을 먼저 사고, 꽤 오랜 시간 대기한 후에야 볼 수 있었다 한가람은 중간에 쉴 수 있는 공간이 없어서 그림을 볼 때마다 항상 다리가 아프곤 했는데 베르사이유전만은 예외였다. 전시품들이 워낙 화려하고 세부장식이 섬세한데다가, (루이14세의 침실에 쓰인 침구에 들어간 금만 4kg라고.., 시계,장갑받침대,장신구 등등이 모두 도금처리 되어 있어서 화려했던 궁중의 삶을 예상할 수 있었다) 그림들의 크기가 커서 압도당하는 느낌이.. 모두 왕실사람들을 그린 그림이다 보니, 의상이나 장신구들이 무거우리만큼 압도적이라 시간가는 줄을 모르고 볼 수 있었..
오랫만에 간 덕수궁. 날씨가 너무 좋아서 가벼운 옷차림인데도 춥지 않았다. 봄이 문을 두드리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술관에 들어가서 오디오 가이드를 대여하려고 했는데, 사람이 워낙 많아서 오래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포기; 대신 나오면서 도록을 사서 왔다 ^^ 아래처럼 총 4개의 테마로 나뉘어서 전시 중이다. 인상주의,야수파,샤갈 다리파 청기사파,오르피즘,아방가르드 피카소 및 신표현주의 점묘법으로 표현한 작품들은, 실제로 보았을 때랑 프린트된 것을 보았을 때의 느낌이 많이 달라서 꽤 신기했다. 정말 무수한 점들이 모자이크처럼 짜여져서, 대상을 표현해낸다. 피카소뿐만 아니라, 모네,샤갈,칸딘스키,모딜리아니,뭉크, 미로 등 다양한 작품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런데 모작이 너무 많;;
예전에 사라문 전시회를 다녀온 후로 오랫만에 본 사진전이다. 다시 보게된 사진전이 사라문의 남편 델피르의 것이라 우연의 일치이긴 하지만 꽤 흥미로웠다. 이번 전시회는 델피르의 60년 인생 동안 그와 인연을 맺었던 사진 작가들이 그에게 헌정한 사진들과 책, 영화로 구성되어 있었다. 전시장에서 사람들을 가장 처음 맞이하는 Delpir&Cie 하나도 친분이 있는 타이포그래퍼가 특별히 제작해 선물한 것이라고 한다. 요제프 쿠델카나 앙리 까르티에 브레송, 로베트 두아노 등 유명한 작가의 작품들을 한데 모아놓은 전시회라 홍보 카피처럼, 20세기 거장들이 모두 뭉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델피르는 사진집을 여러권 출간했는데, 대중들에게 편하게 다가갈만한 책이 애초의 목적이었으나 처음엔 너무 욕심을 부려서 만드는 바..
티켓을 미리 사놨는데, 잠실에서 열리는 전시회라 미루다가 폐관하기 직전에 겨우 가서 본 전시회^^: 비가 며칠동안이나 내린 후라 선선할 줄 알았지만, 굉장히 무더운 날씨가 질식할 것 같았다. 하지만 미술관이 생각보다 커서 작품수가 꽤 많았고, 아트상품에서는 보지 못했던 그림들이 많아서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전시회 후에 먹었던 한정식도 괜찮았고 ^^ 사람이 많아서 오디오 가이드는 엄두를 못내고, 도록을 사서 집에 와서 다시 봤다. 더위 때문에 다녀와서 너무 기진맥진 한터라 한동안은 잠실쪽에서 열리는 전시회는 피할 것 같다 =ㅁ=
몇 해전에 까미유 끌로델전을 할 때 기억이 나서 이래저래 많은 생각이 났다. 몇몇 작품은 하얀 질감 때문인지 어쩐지 폼페이의 유적이 떠오른;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작품은 '입맞춤'^^ 이번주 주말에도 역시 비가 꽤 내려서 관람하기 불편할 정도로 사람이 밀리진 않았다. 그래도 오디오 가이드를 대여하는데 한 2,30분정도 기다린듯 =ㅁ= '생각하는 사람'은 원래 작품명이 '시인'이라고 한다. 아마 로댕은 지옥문 아래를 내려다 보고 있지만, 인간의 근원적인 고통에 좌절하거나 매몰되지 않고 시라는 예술을 통해 승화시켜 나가는 존재로 인간을 표현하고 싶었나 보다. 다리의 섬세한 근육이나. 움켜쥔 주먹이나 오므린 발가락들이 전체적으로 어우러져 원제인 시인보다 '생각하는 사람'이 더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로댕..
앤디워홀전은... 음 톡톡 튀고 독특하고 발랄한 느낌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전시회 구성이나 작품과 배치해놓은 벽면 색감도 괜찮았고 작품 수도 많았는데 이상하다. 막상 가니까, 작품들은 다 한번씩 봤던 것들이라 그다지 특별한 느낌이 없었다. 다만 바스키아나 메릴 스트립을 표현한 작품들이 조금 눈에 들어왔을 뿐... 도록이나 디자인상품들을 한두개쯤 사오려고 했었는데 마땅한 것이 보이지 않아 그냥 돌아왔다. ^^
명절이라 월요일 휴관을 하지 않아서 신나게 보러갔다 ^^ 쉬는 날이라 사람이 많이 몰릴까봐 걱정했는데 의외로 한적해서 좋았던 :) 무엇보다도 교황의 세력을 키우려는 움직임이 느껴져서 재밌었고. 당시 메디치 가문의 위세가 정말 대단했구나를 느낄 수 있었다. 마음이 찡했던 것은 '성안나와 성모자상'이었는데 어린양을 잡으려는 예수와 그것을 제지하려는 마리아의 손길이 어쩐지 마음이 아팠다. 내가 마리아라면 아무리 인류를 구원할 운명일지라도 내 아이가 희생되는 것을 보고 싶진 않았을테니까.. 종교화들이 많아서 반짝반짝 금빛에 화려한 색들이 많았는데, 오히려 눈에 들어오는 것은 빛이 바래보이는 소박한 그림들..
패션사진의 신화 Sarah Moon 9.25~11.29 예술의 전당 v갤러리. 선민이랑 같이 가서 봤다.^^
13일날 겨우겨우 시간 맞춰서 봤던 르누아르전 보통 들어가면 1,2시간은 천천히 얘기하고 하나하나 충분히 보다가 나오는데 이번엔 너무 시간이 촉박했어서 좀 아쉽다. 르누아르전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너무 행복해보여서 참 기분이 좋다..게다가 미인 >_
보도사진 보는걸 좋아하는터라 두근두근하면서 갔던.. 최근에 접해왔던 사건들을 다루고 있는 작품들이라 좋았고, 현장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서 마음이 아프기도 한.. 최근 사진조작설이 제기된 '쓰러지는 병사'를 비롯해서 로버트 카파의 사진을 소재로 한 아이콘 이미지들도 몇 점 눈에 띄었다. 대체로 붐비지 않고 조용조용한 분위기라 천천히 둘러볼 수 있었다 :)
토요일 오후... 일요일부터 수요일까지 비가 온다는 예보를 들은 탓에 주말에 무언가를 해야한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르누아르전을 볼까 하다가 아무래도 시립미술관에는 사람이 많이 몰릴 것 같아서 덕수궁을 가기로 결정! 비오는 날 흙길 밟으면서 고궁을 걷는 것도 운치 있고..^-^ 상대적으로 홍보를 덜한 탓인지, 다행히 생각했던 것보다 관람객이 북적이지않아서 오랫만에 여유있게 그림을 볼 수 있었다. 보테로의 그림들은 둥글둥글 화면을 꽉꽉 채워가는 화면구성도 재미있고 녹색,노랑,민트 색등 아주 고운 원색들을 조화롭게 사용하는 센스도 좋았다. 예전에 보테로의 그림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다들 아주 넉넉하고 유쾌한 이미지라서 실제 화가도 잭 블랙 내지는 KFC 할아버지;;처럼 생기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했었는데...
클림트전.마지막 전시일이라 그런지 개관시간에 맞춰갔는데도사람들로 북적북적거렸다. 항상 느끼는건데 한가람미술관은 전시장 내에 쉴 수 있는 공간이전혀 없어서 이번처럼 2층을 오르내리면서 보고나면완전히 녹초가 된다..; 예상했듯이 클림트전도 드로잉 작품이 40%이상이었지만,생명의 나무,유디트1,물의 요정 등의 작품들을 본걸로 만족.가장 유명한 작품인 키스는 국외유출금지법안 때문에 실패;; 이번 전시에서 의외의 발견은 '마리 브로이니크'라는 초상화였다.검은 드레스를 입은 여성의 모습을 그린거였는데그냥 화집에서 볼때는 극히 평범하게 보이던 그림이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박혀왔다.빨려들어갈 듯 짙은 색감의 검정드레스와아주 세밀하게 묘사된 장신구의 대비가 인상깊었던... 가장 좋았던 작품은 '베토벤 프리즈'클림트가..
카쉬전을 보고 왔다. 사진전은 매그넘전 이후로 아주 오랫만이다. 인물사진의 거장답게 정치인,미술가,소설가,배우 등등 각계각층의 저명인사들의 얼굴이 걸려있었다. 단순히 사진과 인물에 대한 설명만 있는게 아니라 그 사진을 찍을 때 있었던 에피소드라든가 그 작품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함께 실어놓아서 좋았다. 개인적으로 좋았던 사진은.. 노인과 바다의 주인공을 떠올리게 한 헤밍웨이 두 손을 꽉 맞잡고 서로를 의지하고 있는 헬렌켈러와 그녀의 벗 주체적 자아를 보여주듯이 등을 꼿꼿하게 편 조지아 오키프 그리고 제시노먼을 찍은 작품이다. 특히 제시노먼은 노래하는 모습이 아니라 정적인 모습을 찍었는데 눈을 내리깐 모습과 뺨에 나있는 상처가 어우러져서 인종차별을 뚫고 프리마돈나의 정상에 오르게 한 역량이 엿보였다. 파블로..
아주 오랫만에 덕수궁에 가서 보고온 한국근대미술걸작전. 평일이라 사람도 한산하고 고즈넉한 분위기인데다가 바람은 쌀쌀했지만 봄볕이 참 따스했다. 전시는 두 건물에서 나눠서 하고 있었다. 개화기 즈음의 화가들이 대부분 동경미술학교 등 유학파 출신인데다가 근대라는 공간이 도시와 선구화된 문물을 동경하는 시기라 당시 일본에서 유행하고 있었던 서양화파의 영향을 받은 작품들이 많았다. 물론 수묵담채작품들도 있긴 했지만 대부분의 작품에서 소재 자체가 근대를 대표하는 것들이거나 서구화된 채색법을 도입한 흔적들이 많이 엿보였다. 그 와중에서 이중섭과 김수근의 작품들은 아주 편안한 느낌. 이중섭의 그림은 우리 학교에 있는 황소그림이 있어 반가웠다. 소에서 조선의 냄새가 난다고 했다던가.. 엽서크기만한 그림들을 보는데 담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