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시시콜콜한 이야기 (1875)
언제나 날씨는 맑음
주말에 다녀온 미국미술 300년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이런 서양미술전이 열린건 처음이라 의아했는데, 알고보니 국립박물관 김영나 관장님의 전공이 미국미술쪽이라 기획된 전시회라고 했다. 큰 기대 없이 겸사겸사 박물관 내 불상전시실도 들렀다 와야겠다 했는데, 예상외로 작품수가 굉장히 많고 게다가 국내에서 보기 힘든 작가들의 것이 많아서 너무 좋았다. 기획전시실 전체를 그림으로 꽉 채워놔서, 보고 난 뒤에 체력고갈로 인해 바로 밥먹으러 간 ㅎㅎ 중앙박물관은 호수며 야외정원이 참 아름다운데, 아직 겨울날씨라 꽃은 없어 아쉬웠지만 그래도 호수는 물이 찰랑찰랑 참 예쁘더라 :) 미국의 독립선언 때부터 현대의 설치미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들을 아우르고 있는데다가, 이해를 돕기 위해 역사적인 설명과 연표를 붙여놔서 ..
사랑하는 사람들을 영원히 곁에 둘 수 없다는 것을 삶의 어느 지점에 왔을 때, 너무나 마음 아프게 깨닫게 될 때가 있다. 친구나 연인과의 이별, 내가 아끼는 누군가의 죽음.. 등등 그리고 남겨진 이들은 간혹 내가 ..했었더라면 이라는 부질없는 후회와 미련으로 괴로워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런 아픔과 상실감을 알기에, 언젠가 떠나야하는 우리는 남겨진 사람들에 대한 걱정으로 보험을 들고, 알지 못할 미래를 염려하곤 한다. '모모와 다락방의 수상한 요괴'들은 갑작스러운 아빠의 죽음으로 마음의 짐을 가지고 있던 소녀 '모모'가 내면의 상처를 극복해나가는 일종의 성장 애니메이션이다. 지브리 스튜디어오에서 7년에 걸쳐 만들었다고 하는데, 오랜 제작기간이 아쉽지 않게 좋은 결과를 냈고 덕분에 수상도 참 많이 했더라. ..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오늘은 미술관 갔다가 클럽에반스에서 놀 생각이었는데 어제 무리했는지 너무 피곤해서 공원 근처 돌아다니면서 쉬었다. 그냥 산책이나 하게 편한 차림으로 나오라고 해서 입고 있던 청바지에 흰블라우스만 걸쳐입고 슬슬 백수모드로 걸어나감 ㅎ 쌀쌀한 날씨라 잔치국수랑 해물파전 시키고 따뜻한 정종 한잔 시켜서 나눠 먹었다. 아침겸 점심겸 저녁(...) 만복국수 멸치육수랑 부들한 면발 완전 최고! 조명 때문에 멸치국물이 빨갛게 나왔네 '-' 정월대보름이지만 스산하니 구름이 껴서 추웠는데 음식과 잔에서 느껴지는 온기 때문에 다사로운 기분이 들어서 좋았다, 카페에서 젤라또랑 초코무스 케이크 시키고 웹툰 보고 수다 떨면서 놀다가 8시 즈음에 슬슬 나왔다. 마트에서 장 봐서 슬슬 돌아오는데, 대보름 답게 동그랗고 밝은 달이 ..
오빠한테 선물 받은 뱀부 타블렛. CTH-470 오오 완전 좋아서, 받고 감탄했다 ^-^ 원래 오빠가 취미로 쓰려고 프로모션 기간에 샀던건데, 프로용 타블렛을 새로 사면서 나한테 줬다. 새 장난감이라며 ㅎㅎ 무선키트라 케이블 연결 없이 손에 쥐고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제품이다. 펜촉이 일반 볼펜처럼 뾰족하고 버벅거림이나 딜레이 되는 현상 없이 바로바로 인식이 되서 그림 그릴 때 편하다. 무선마우스로도 사용 가능 :D 일반펜과 비교하면 저정도의 크기다. 검은펜이 타블렛에서 사용하는 펜. 타블렛 옆에 펜을 고정시켜서 보관할 수 있게 되어있고, 전용 케이스도 따로 있어서 가지고 다니기 편하다. 타블렛 자체 프로그램 외에, 그림판이나 뱀부 페이퍼, 에버노트 등에서 사용 가능 그린 뒤에 바로바로 메일 등으로 보낼..
미드 GRIMM을 보면 내가 잘 모르는 동화들, 혹은 이름만 어디선가 들어본 이야기들이 등장해서 제대로된 동화책을 구비해야겠다 싶어 구입한 서적이다. 동화책 사모으는걸 좋아해서 요즘 나온 유명한 동화들은 이런저런 작품들을 많이 봤고, 한국의 설화들은 구비문학대계 같은 책으로 접하면 되는데 외국의 이야기들은 이렇게 체계적으로 모아놓은 책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크리스치안 슈트리히가 엮고, 타트야나 하우프트만의 그림이 실린 아름다운 이야기책으로 약 700페이지에 걸쳐서 세계 각국의 동화와 민담 100편이 실려 있다. 그림을 5년에 걸쳐 600점이 넘게 실었다고 하는데, 정말 그림들이 참 섬세한 수작이다. 58000원이 정가라 살짝 압박이긴 한데 중고서적에서 2만원도 안되는 가격에 사서 매우 좋았다. 하드케이..
혜화동에서 3시 공연이라, 오늘은 느긋하게 만나서 피자 먹으러 고고씽. 지난번에 우연히 발견했던 화덕피자집(베라나폴리)이 워낙 맛있었어서 거기로 갈까하다가 파출소 근처라 극장이랑 너무 거리가 멀어서 그냥 디마떼오로. 아 그런데 너무 실망ㅠ 몇년 전에 먹었을 때는 분위기도 있고 참 맛있었는데, 이번엔 피자도 그냥저냥이고, 라자냐는 너무 별로라 거의 입도 안댔다;;; 피자 한조각 먹고 이건 아니다 싶어서, 사진도 안찍음=ㅁ= 음료랑 피자, 라자냐 합쳐서 7만원 넘게 내고 나왔는데, 이렇게 돈 아까워보긴 처음인 것 같다. 진짜 돈 아까울 정도로 별로였음 우리 둘다 다른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 먹을걸 그랬다고 완전 후회 -_-;; 덕분에 저녁에 먹은 IFC 박가 부대찌개가 너무 맛잇게 느껴진(....) 프랜차이즈..
2월엔 장진의 연극만 연달아 보게 되었는데, '서툰사람들'과 '늘근도둑이야기' 모두 코믹한 성격이지만 내용이 많이 달라서 다행히 질리는 느낌없이 재밌었다. 대통령특사로 풀려나게된 사기꾼과 금고털이범 콤비가 권력자의 미술관을 털게 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 장진의 연극 중 가장 정치풍자적인 성격이 강한 편이었는데, 그렇다고 해서 대놓고 시사성이 드러나는 작품은 아니라서 무겁거나 딱딱한 느낌은 아니었다. 다만 미술작품과 화가를 언급하는 장면이 있고, 재계인사나 정치인들을 이야기 하며 웃기는 장면들이 있어서 학생들이 보기엔 좀 어렵지 않을까 싶었다. 배우들의 호흡이 참 좋았던 연극. 1열 중앙에서 봤는데 관객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장면이 많아서 더 즐거웠던 :D
우리는 누구나 삶의 한 순간 절망과 좌절을 경험하게 된다. 사춘기 때 질풍노도를 겪지 않으면 성인이 되어서 뒤늦게 그 감정이 찾아오듯, 마치 밀린 빚을 언젠가는 갚아야하는 것처럼 그렇게 시련이 밀려오는 것이 삶이라 생각한다. 때문에 환절기엔 흔히 찾아오는 감기처럼, 마음과 정신이 아픈 것도 한동안 우울증에 빠지는 것도 팍팍한 삶 속에서 내가 힘들다는 것을 나타내주는 징후일 뿐 '회복하지 못할 무엇'이라든가, '삶의 오점'이라고 보는 시각은 경계해야 한다. 우울증과 같은 감정은 그 사람 개개인의 나약함이나 잘못이라기 보다는 그의 환경과 시기가 너무나 좋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뿐이다. 정신병에 대한 편견어린 시선에서 벗어나야, 우리는 타인의 아픔을 좀더 사려깊게 헤아릴 수 있고 나 자신의 아픔 역시 ..
빨간머리 앤은 워낙 인기있는 애니메이션이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을텐데, 나 역시 그 중 한명이라 나중에 집을 짓게 되면 초록지붕으로 2층방을 만들어야지 생각하기도 하고 일본-캐나다가 공동발행한 100주년 기념우표도 사모았었다. 그리고 극장판이 나온다고 하길래 바로 달려가서 본 이 영화! 아 그런데 예전에 너무 재밌게 봤던 영화는 어른이 되서 다시 보게 되면 어릴 적의 그 느낌이 많이 깨지는 것 같다. 삐삐나 둘리도 어른이 되서 다시 보니, 너무 짜증이 났었는데-_-;; 빨간머리 앤 역시 다시 보니 너무 신경질적이고 허무맹랑한데다가 현실성이라고는 하나도 없어서 공감이 안가는 (....) 오히려 앤의 삶이 너무 비참해서 그걸 저렇게 현실도피식으로 덮어버리는걸 보니 재밌다기 보다는 측은하고 괴롭다는 생각이 더..
열린책들 세계문학전집에서 가장 먼저 읽은 '동물 농장' 가장 먼저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사실 단순한데 이 즈음에 007 시리즈 중 보지 않은 것들을 찾다가 북한을 적으로 내세운 '어나더데이'를 보게 되었고 다니엘 크레이그가 주연한 스파이엔젤도 같이 봤다. 얼마 전에 재밌게 읽은 여행기도 쿠바를 다루고 있고, 곁다리로 프리다 칼로와 트로츠키의 염문을 다룬 구절도 있었어서 자연스럽게 손이 간 것이 이 '동물 농장'이었다. 공산주의 혁명 전후의 러시아를 대유해놓은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읽은지 너무 오래 되어서 내용도 가물가물한 상태에서 다시 본거라 거의 처음 읽은 것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뭐랄까. 책에 대한 지식은 다 있고 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알고 있지만 막상 세부 내용이나 분위기는 모두 잊어버린 그..
간만에 본 한국영화 =ㅁ= 전지현은 바로 전작 도둑들에서 워낙 좋았었고, 다른 배우들도 모두 작품을 말아먹진 않겠구나란 생각은 했기 때문에 기대감이 컸는데 마침 평도 나쁘지 않길래 예매를 했다. 한석규는 영화 쪽 활동이 계속 부진한 느낌이었는데 이번엔 아주 잘 어울리고, 전지현도 예니콜의 발랄함을 벗고 차분하고 가라앉는 느낌을 자연스럽게 살려냈다. 이제 엽기적인 그녀에서 벗어나서 배우 느낌이 나는 듯. 하정우랑 류승범 연기도 나쁘진 않은데, 류승범은 너무 영화에서 맡는 역할이 비슷비슷한 느낌이라서 언뜻언뜻 복사-붙여넣기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 영화 보기 전부터 어떻게 연기하겠구나가 좀 예상되고 실제 연기 역시 그 이미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할까;; 하정우는 먹짤로 워낙 유명해져서, 먹는..
개봉 전부터 굉장히 보고 싶었던 영화. 하지만 발자막으로 큰 논란을 일으키는 바람에 많은 관객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더랬다 (...) 영화 내용 자체는 우리가 로봇 + 휴머니즘 영화를 보면서 기대하는 딱 그 정서를 자극시켜 준다. 프랭크는 은퇴한 금고털이범으로, 전화질 하는 딸도 귀찮고 주말마다 방문하는 아들도 귀찮다. 그냥저냥 생활에 별다른 자극 없이 잉여스러운 삶을 보내고 있는 중에 아들이 시리얼이나 먹고 엉망인 집안인 상태로 살아가는 노인네의 꼬라지를 보다 못해서 최첨단 로봇을 하나 붙여주게 된다. 건강도 챙겨주고 요리에 설거지, 청소도 만능인 로봇 =ㅁ= (이게 만약 가까운 미래에 상용화 된다면 바로 사고 싶다;;) 하지만 프랭크는 이름 붙어주기도 귀찮아서 그냥 '로봇'이라고 부르고, 어거지로 로봇..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화혼은 중국의 여류화가 판위량의 생애를 다루고 있는 영화다. 동명의 전기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는데, 다른 책을 읽다가 실려있는 그림을 보고 호기심이 생겨서 찾아보게 되었다, 오랜만에 본 중국영화였는데 장예모-공리 조합도 매우 좋았고,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이 근대여성화가의 삶도 말 그대로 드라마틱해서 담담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갔는데도 충분히 흥미롭다. 어려서 부모를 잃고, 삼촌에 의해서 팔려간 창기. 그리고 관리들에 의해 뇌물로 바쳐진 신세에서 첩으로 바뀐 신분. 이에 머무르지 않고 계속해서 노력해 프랑스 현대미술관에 작품이 걸리게 되기까지의 전 과정이 펼쳐진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삶이랄까. 물론 판위량 장보인은, 드라마틱한 삶보다 좀더 평탄하고 평온한 삶이었기를 바랐을 것 같지만 만약 그랬다면..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스물세살,나는 가슴 설레는 사랑 이야기를 썼는데 사람들은 모두 배꼽 잡는 왁자지껄 코미디라 말했다." -작가의 말 中 휴가 중에 보고 온 연극. '서툰 사람들' 장진 감독의 영화와 연극 모두 좋아해서, 연극열전 시리즈로 처음 나왔을 때 부터 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코엑스 아트홀에서 공연하길래 바로 예매했다. 프리뷰 할인 받아서, 티몬보다 저렴하게 구매 '-' 티몬에서는 자리 배정이 안되던데, 코엑스 아트홀은 작은 소극장이고 배차도 괜찮은 편이라서 뒤쪽에서도 무난하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심영은-조복래-오강율 캐스팅으로 보고 왔는데, 저 조합의 사진이 없다. OTL 로맨스를 썼는데 사람들은 코메디로 받아들였다는 장진의 말처럼, 이 작품은 설렘과 풋풋함도, 유쾌한 웃음도 느낄 수 있는 즐거운 연극이다. 연..
어제 마트에서 마감 세일로 사온 오징어랑 낙지. 이마트는 해산물 손질이 안된 상태로 포장해놔서, 오징어의 둥근모양 그대로 살릴 수 있는건 좋은데 내장이며 뼈 손질하기가 좀 번거롭다 '-'; 고추장양념에 양배추, 버섯, 당근,떡을 넣고 매콤하게 만들었다. 오징어낙지볶음. 오낙볶음. '-' 세끼정도 먹을 것 같은데, 마지막엔 김가루랑 밥 넣고 볶아도 맛있는 :) 어제 저녁에 도토리묵 가루 풀어서 묵을 만들었다가, 오늘 당근이랑 오이, 상추 넣고 간장양념에 샐러드처럼 먹었다. 겨울엔 별로 땡기질 않아서 거의 안해먹었는데 간만에 먹으니까 매콤달콤하니 맛있다. 나머진 김, 그리고 치즈+허브 뿌린 고소한 양념순두부.
운동 다녀오면서 장을 봐왔는데, 순두부 2팩 세트로 세일하길래 사왔다. 덕분에 한동안 순두부 요리를 먹을 듯 ㅎ 새우랑 바지락, 오징어, 쇠고기를 넣고, 고추기름이랑 같이 끓였다. 야채는 호박이랑 버섯, 다진 마늘. 보글보글 끓이다가 계란 하나 넣으면서 마무리. 청양고춧가루를 사용했더니 매콤매콤하다. >_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인터넷에 흔하게 돌아다니는 게시물 중 하나는, 남녀의 언어적 차이에 대한 것이다. 대체로 남자의 말은 직설적이고 함의하고 있는 바가 없으며, 여성의 것은 좀더 은유적이고 심지어 반어적이며 복잡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왜 여자들은 서로에게 칭찬을 하거나 맘에도 없는 말을 할까?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것일까, 아니면 다른 사회적인 요인이 있을까. 여성학&정치학 전공자인 레이철 시먼스가 저술한 소녀들의 심리학은 '그들은 어떻게 친구가 되고 왜 등을 돌리는가'라는 부제를 담고 있는 책이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어렴풋하게나마 저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저자는 자신이 따돌림을 견뎌냈던 경험을 떠올리며, 1년이 넘는 시간동안 10개 학교와 작업한 것을 이 책으로 펴냈다. 이 책은 소녀들과 비신체적 ..
우리는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지만, 반면에 많은 것을 선택할 수 없는 존재이기도 하다. 그 중 절대로 바꿀 수 없는 것이 바로 나의 부모. 그리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양육태도와 가계의 역사이다. 할머니나 할아버지를 단 한번도 마주한 적이 없어도, 부모가 우리를 대하는 태도를 통해 과거 부모님을 대했던 조부모의 모습을 시간을 거슬러 마주하게 된다. 이 작품은 데이비드 스몰의 자전적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작품 내내 건조하고 어둡고 냉담한 기억으로 점철된 한 소년의 기억을 보여준다. 처음에 데이비드 스몰 부부가 그린 동화책을 생각하고 아름답고 훈훈한 이야기겠거니 했는데 표지 이미지부터 예상과 꽤 달라서 다시 작가를 확인한;; 바늘땀에 나오는 주인공인 데이비드는, 백인 중산층 소년이다. 의사인 아버지, 어머니,..
백만년만에 만든듯한 짜장밥. 짜장면을 밖에서 사먹은지도 오래 된지라, 춘장 들어간 음식은 굉장히 오랜만이다. 이소라 7집 크게 틀어놓고 요리 시작! 고기는 안넣을거니, 이즈니 버터에 야채를 달달 볶다가 짜장분말+ 물 넣고 끓여준다. 깨 살짝 뿌려서 먹으면 완성. 뜨거운 상태일 때는 실제 맛보다 다소 싱겁게 느껴지기 때문에, 너무 세게 간을 하면 나중에 짜게 되니 주의. 고기를 뺸 대신 계란후라이 반숙 해서, 살살 깨트려가면서 먹었다. 나머진 두부랑 김치.
작년에 산 티켓북을 다 써서 새로 산 것. 미술관이나 영화관에 다녀온 표를 하나하나 모으는 편인데, 그 사이에 어디로 갔는지 사라진 것들도 꽤 된다. 일단 여기엔 올해 다녀온 것들만 모아놨음. 특히 연극이나 뮤지컬은 같은 극단이나 동일 공연을 다시 볼 경우, 할인되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유용하다. 정리하면서 여기저기 다녔던 기억이 새록새록 :D 이렇게 투명필름에 표를 낀 다음, 옆에 간단한 메모를 할 수 있다. 팜플렛이나 기타 다른 것들을 모아둘 수 있는 함도 두군데 있어서 편하다. 100장까지 모아 둘 수 있는데, 올해는 또 어떤 티켓들로 이 공간을 채울지 기대된다!
오늘은 조금 추운날. 가벼운 니트 원피스에 얇은 코트 하나만 걸쳤는데, 장갑이랑 목도리를 둘다 가지고 오지 않아서 살짝 후회했다. 사실 장갑을 챙기긴 했는데, 빨래 널고-_-; 급하게 나오느라 한짝만 챙겨옴;; 마침 내 코트에 주머니가 하나도 없어서 손 한쪽은 계속 오빠 코트 속에 넣고 다녔다 =ㅁ= 덕분에 계속 졸졸졸 따라다니는 형상이 (...) 오늘은 셰프의 국수전-아트하우스 모모-폴 바셋 만만한 셰프의 국수전에서 비빔국수랑 셰프의 국수, 불초밥 이렇게 시켜서 먹었는데, 불초밥은 즉석에서 불을 쐬여서 지글지글 익힌다 ㅎ 여긴 식당 매니저분이 친절하셔서 좋음! :) 분홍빛 색이 고운 먹걸리를 팔아서 한잔 시켜서 나눠먹고 커피 한잔 들고서 '잊혀진 꿈의 동굴' 보러 고고씽, 아주 정적인 다큐멘터리라 혹시..
예전부터 나는 동굴을 배경으로 삼은 이야기들을 좋아했다. 어릴 적 읽었던 '15소년 표류기'에서, 라마 같은 생소한 동물들의 이름과 함께 나를 사로잡은건 프렌치뎅이라는 이국적인 이름의 동굴에서 벌어지는 이들의 갈등과 모험이었다. 어두침침하고 좁지만, 아주 은밀하고 비밀스러운 공간. 끝을 향해 나아가다 보면, 번쩍번쩍 으리으리한 보물을 발견할 수 있는 곳. 이런 동굴에 대한 이미지는 스티븐슨의 '보물섬'이나 알렉상드르 뒤마의 '몬테크리스토 백작'과 같은 이야기들을 통해서 더 강화되었다. 하지만 내가 애타게 갈구해도, 주변에 동굴이 흔하게 퍼져있을리는 만무했고 동굴은 어느덧 배를 타고 이곳저곳을 헤매다가 우연히 발견하게 되는 곳. 온갖 종유석과 신비로운 빛의 물웅덩이들이 있는 곳. 일상에서 벗어나는 멋진 모..
완전 유용하게 사용 중인 렌지메이트 세트. 가장 많이 사용하는건 이 찜기랑 그릴팬. 전자렌지에 넣기만 하면 되니, 그 사이에 다른 요리를 할 수 있어서 편하다. 그냥 전자렌지에 조리하는 것과는 달리, 수분이 그대로 보존되서 맛있다. ) 그릴엔 생선을 굽고(기름이나 냄새 걱정이 없으니 너무 편하고 맛도 있음!) 찜기엔 주로 단호박을 찌거나, 이렇게 냉동만두를 해먹는데 역시 이 찜기에 하는거랑 그냥 접시에 넣고 익히는건 맛이 너무 다르다. 찜기 아래 바닥에 살짝 물 붓고, 15분이면 끝. 프레시안 우리밀 왕만두 처음 사봤는데 맛이 깔끔해서 좋다. 잡냄새 안나고 국에 넣어도 너무 자극적이지 않아서 그럭저럭 괜찮음. 오늘 어쩌다보니, 하루종일 이 만두 먹은게 끝이었다. 아침겸점심겸저녁이 되어버린 ㅠㅠ
햄세트를 선물 받는 바람에, 급 끓이게 된 된장찌개. 가공된 고기류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어릴 때는 김밥도 꼭 햄을 빼고 먹었었는데 지금은 그정도까진 아니지만 여전히 스팸을 사용할 곳은 이 부대찌개 뿐이다. 돼지고기랑 김치,간마늘을 볶다가, 멸치다시마 육수 붓고 스팸,소세지,떡,콩나물,베이크드빈, 라면사리를 넣고 끓였다. 찌개 맛이 강하니까. 다른 반찬은 자극적이지 않은 나물만. 한끼 잘 먹었다. :D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