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시시콜콜한 이야기 (1873)
언제나 날씨는 맑음
pms의 영향으로 단게 땡겨서 사온 브라우니 믹스. 이런 믹스류는 맛이 없을 것 같아서 아예 사지 않았다가 친구가 의외로 맛있다고 극찬을 하길래 사와봤다. 원래 브래드가든 걸로 만들 생각이었는데 마트에는 없어서 큐원이랑 백설 중에 고민하다가 덜달고 쫀쫀한 맛이 난다는 백설로 선택. 베이킹은 몇 년전까진 한창 불붙어서 열심히 만들었다가 원래 빵을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재료 처리하기도 힘들고 휘젓고 반죽하고 중탕하고 이런 과정들이 너무 번거로워서 기념일에 뭔가 특별하게 만들 일이 생기지 않으면 손 뗀지 오래다. 어지간하면 잘 하는 곳에서 조금 사먹고 말자 주의. 그런데 이런 믹스류는 역시 그냥 물을 섞고 전자렌지나 오븐에 잠깐 돌려주면 끝이라 정말 편하긴 편리한 것 같다. 가격도 저렴해서 맛있으면 종종..
얼마 전에 장을 봐오면서 야채랑 해산물로 냉장고를 꽉꽉 채워놨다. 요즘 계속 청국장이 먹고 싶길래 집어든 청국장으로 오늘 드디어 요리! 보통 고기를 넣고 많이 끓이는데 난 고기 육수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멸치국물로 대체. 야채 미리 넣고 끓여서 육수를 충분히 내고 묵은지 잘게 썰어서 청국장 넣고 끓였다. 카레나 찌개요리는 끓이고 바로 먹는 것보다 하루 지난 뒤에 먹으면 맛이 더 깊어져서 더 감칠맛이 나는 것 같다. ^^ 이번 겨울은 귤값이 오르고 딸기값은 많이 떨어졌다던데 정말 귤값이나 딸기값이나 크게 차이가 안나서 1kg씩 사다놓고 먹고 있다. 딸기 동글동글하게 썰어서 키위 드레싱 올리면 상큼한 샐러드 완성 ㅎ 한꺼번에 만들어놓은 떡갈비는 전분 뿌려서 비닐로 한 개씩 밀봉한 뒤 냉동실에 보관 중.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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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겨울 이야기는 디즈니풍의 발랄하고 상큼한 느낌이 아니라 안데르센의 눈의 여왕이나 북유럽 동화들처럼 냉혹하고 슬픈 느낌의 동화다. 때문에 예고편을 보고도 별로 구미가 당기지 않았는데 워낙 평이 좋아서 시간을 내서 가벼운 마음으로 보고 왔다.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개인적으로 뮤지컬 느낌이 물씬 나는 좋은 노래들과 언니 엘사의 의상 및 메이크업이었다 어떤 디즈니 공주님들보다 월등히 하얀 피부와 화이트 블론드 덕분에 선명한 버건디를 사용한 메이크업이 너무 잘 어울렸는데 (대신 엘사를 돋보이게 하려는 계략인지, 같은 공주인데도 안나는 촌스럽고 답답해 보이게 스타일링 한 -_-) 역시나 각종 사이트에 엘사 메이크업 따라하기가 올라와 있더라 ㅎㅎㅎ 이번에 크게 유행한 색임에도 불구하고 저렇게 진한..
당연히 리뷰를 써놨다고 생각했는데 빼놓은 영화들이 생각보다 많다는걸 깨닫고 있다. 요즘 기억 나는 대로 적고 있지만 과연 다 채워놓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 바로바로 적으면 좋겠으나, 언제나 그놈의 귀차니즘이 문제지. -_-;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내가 가장 놀랐던 것은, 의외로 순진한 얼굴을 하고서 거짓말을 일상적으로 하는 아이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고 책임회피용으로 과장하거나 축소해서 한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옹호해주는 부모 역시 많다는 점이었다. 학원에서는 되도록이면 학부모에게 좋은 소식을 전하려고 하지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길 꺼린다. 일단 트러블이 생기면 강사 입장에서도 좋지 않고, 금전과 이해관계로 얽혀 있기 때문에 어지간하면 감정적이 될 수 있는 상황은 피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내 경우엔 대..
우연히 포스터를 봤다가, 느낌이 참 독특해서 찾아봤던 애니메이션. 어릴적 찰흙놀이가 연상되는 클레이메이션에 갈색과 흑백이 주를 이루는 배경 속에서 빨간색으로 포인트를 준 점이 좋았다. 따뜻해보이는 느낌 때문에 처음엔 우정이나 사랑을 담은 단순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물론 냉혹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이들용 애니메이션이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7개의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다고 하는데 영상도 음악도 잘 짜여진 작품이다. 메리는 호주에 사는 8살 난 소녀로 엄마는 알콜중독에 도벽이 있고, 아빠는 죽은 동물로 박제만 만들어 댈 뿐 가정사엔 무관심하다. 딸에게는 관심조차 없는 부모 때문에 메리는 소통을 나눌 친구를 갖지 못하고 학교에서도 잘 적응하지 못하고 힘든 나날을 보낸다. 따뜻한 색감의 화면과 귀여운 ..
오늘은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로 간단하게 차려먹었다. 밤에 회식이 있을 예정이라 단촐하게 건강식으로. 두부 두툼하게 잘라서 부치고, 냉이는 초고추장+참기름 넣고 조물조물 냉이 뿌리는 칼 밑둥으로 잘게 다지는데 잔뿌리 덕분에 동글동글하게 잘 뭉쳐져서 모양내서 올려놓기 좋은 나물이다. 된장찌개는 두부랑 바지락만 더 추가해서 끓이고 냉장고에서 샐러드 꺼내서 파인애플 올려놓기. 키위드레싱 뿌려서 먹으면 새콤달콤 활력이 생겨서 아침에 먹으면 좋다. 파인애플이나 키위엔 견과류를 올리면 겉도는 느낌이라 추가하지 않았음. 주로 샐러드에 올라가는 과일들은 유통기한이 다가오는 것들 우선으로(..) 컷팅 파인애플은 요즘 밀봉 포장으로 나와서 냉장고 윗칸에 두면 꽤 오래 보관할 수 있어서 좋다. ^^
멕시코 대사관과 연계해서 이루어진 멕스코 현대미술전. 싱카폴, 중국를 포함해 아시아 순회 전시의 일환으로 서울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멕시코 현대미술전은 총 2층의 전시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데 1층은 설치과정과 전시관계자들의 짤막한 인터뷰를 담은 비디오들이고, 2층이 주요 미술작품들이라 작품 수가 약 50여점으로 아주 방대하진 않다.(관람료 3천원) 대신 다양하고 이색적인 작품들을 담고 있어서 꽤 알찬 편. 이 전시회는 20세기 전반의 멕시코미술을 다루고 있는데, 멕시코 민중벽화 운동부터 마술적 리얼리즘까지 다양한 사조들을 담고 있는 전시였다. 전시회의 흐름은 총 2종류로 주로 추상적이고 민중적인 성격이 강한 오아하카주와 벤하민 도밍게즈로 대표되는 치와와주의 바로크 스타일이 그것인데 두 전시관이 꽤 뚜..
그동안 국립현대미술관을 가려고 할 때마다 일이 생겨서 가질 못했는데, 오늘 가려고 했더니 무료 개방 때문인지 인파가 놀이동산 수준이라는 소문. 포기하고 서울대미술관에 멕시코 현대미술전을 보러 가기로 했다. 오빠 만나기 전에 한 행동은 밥 해서 밀폐용기에 담기 ㅎㅎ 엄마가 싸준 반찬이랑 과일도 꽤 많아서 모두 정리해서 놓고 주섬주섬 할 게 많았다. 요즘 일이 너무 바빠 냉장고에 있는 밥만 계속 꺼내먹었더니 정말 남아있는 밥이 하나도 없어서 급하게 밥 짓기 시작. 한 김이 빠진 뒤엔 저 통에 넣는데,1인분씩 딱 맞게 나온 밥 전용 밀폐용기라 양도 적당하다. 한세트에 3개씩 들어있는데 세일할 때 3세트 놓고 잘 쓰고 있다. 밥 한솥 지으면 9개에 살짝 못 미치게 들어간다. 냉장고나 냉동실에 넣었다가 전자렌지에..
영화 예고편을 처음 봤을 때 음악이 참 좋긴 했지만 60년대 포크송을 주된 테마로 잡고 있어서 코엔 형제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크게 화제를 모으진 못하겠구나 싶었는데, 이동진 기자가 호평을 하면서 예상보다 더 좋은 평을 이어가고 있는 듯하다. 영화의 줄거리는 사실 별다를 것 없는 주인공의 하루하루를 비춰줄 뿐이다. 중간중간 다른 영화라면 심한 갈등이나 삶의 전환점을 보여줄 기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르윈의 일상은 큰 변화를 보이지 않으며, 끝없이 변주되는 도돌이표 같은 느낌이다. 덕분에 영화 속 일주일은 하루 같기도 하고 일년같기도 한, 원점회귀형이다. 화면은 전체적으로 톤다운된 회청색의 느낌이 많이 도는데 60년대 뉴욕의 쓸쓸한 겨울풍경이 문자 그대로 집도절도 없이 떠도는 주인공의 모습과 잘 어우러..
료타는 성공한 비지니스맨으로 좋은 집, 가정적인 아내, 귀여운 아들까지 뭐 하나 부족한 것이 없어 보이는 사람이다. 다만 그는 마치 회사의 업무를 처리하듯이 아들을 바라보는데, 아이가 입학면접에서 가족과 해보지도 않은 캠핑과 연날리기에 대해 거짓말을 하자 이를 고쳐주기 보다는 유치원 선생님이 시킨대로 잘 했다고 칭찬을 한다. 아이가 마음껏 뛰어놀게 하기 보다는 피아노 치기나 공부하기를 촘촘하게 짜놓고 과정보다는 '성공'이라는 일정한 목표에 가깝게 하기 위해 매진하는 태도를 보인다. 그는 회사에서나 교육에서나 가정에서나 실패라는 것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으로 비춰진다. 굉장히 건조하고 인간미 없는 느낌으로 다가오는데, 어찌보면 한국에서 너무 전형적으로 보이는 것들이라 조기교육도 그렇고 꽉 짜여진 공부시간도 ..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것으로, 911테러로 아버지의 유해조차 찾지 못한 한 소년의 이야기다. 책을 사놓고 읽지 못하고 있던 차에 설에 식구들과 함께 먼저 영화로 접하게 되었다. 나에게 911테러는 고등학교 때 야자를 마치고 돌아온 어느 여름밤으로 기억된다. 10시가 훌쩍 넘어가는 시간에 집으로 와서 소파에 앉았는데, tv에서 건물이 동강 나는 영상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었다. 새로 나온 재난영화인가 싶었다가 온 채널마다 같은 장면이 나오는 것이 이상해서 보니 영화가 아니라 실제 상황이라는 것에 너무 충격을 받았었다. 먼 타국에 사는 나에게도 정신이 멍해질정도로 당혹스러운 일이었는데 눈 앞에서 가족이 사라지는 것을 생중계로 보아야했던 사람들에게 이 일은 분명 끔찍한 고통이었을 것이다, ..
그간 굉장히 열심히 일한 오빠님. 덕분에 2월까지 작년치 밀린 휴가를 모두 다 써야해서, 매주 목요일 마다 휴가를 내기로 계획을 짰다! 금요일은 내가 회사 근처로 가서 같이 저녁 먹고 퇴근하는 것으로 잠정 합의 :) 이날도 휴가라 9시반에 만나서 같이 아침 먹기로 했는데 갑자기 회사에서 연락이 와서 점심 때 만난 관계로 매우매우 배가 고픈 상태 ㅎㅎ 데이트의 첫 시작은 월남쌈으로 결정 ~ 내가 너무 좋아하는 음식인데, 한동안 늦게 만나서 차만 마시고 헤어지는 것만 반복했더니 제대로 식사도 같이 못해서 정말 오랜만에 먹는다. 난 쌀국수를 싫어하기 때문에, 월남쌈 s를 시켜서 같이 먹으면 살짝 아쉬운 정도에서 식사를 마칠 수 있어서 딱 좋다. 야채랑 고기랑 넣고 땅콩소스에 먹으면 든든. 28000으로 가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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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미리 다듬어 놓은 샐러드 기본재료들. 양상추나 양배추는 사오면 바로바로 밑둥 제거해서 신문지에 싸놓거나 샐러드 해먹을거라면 미리 다 손으로 잘라서 밀봉팩에 넣어놓는다. 양상추 밑동은 칼 손잡이 부분으로 몇번 두드려 주면 쉽게 제거되고, 칼로 써는 것보다 손으로 찢는게 더 신선도가 오래 유지된다. 양상추는 얼면 못쓰게 되니, 냉장고 가장 아래칸에서 보관할 것. 파프리카나 당근 같은 것도 얇게 채썬 뒤에 같이 보관하면 샐러드 해먹을 때 그냥 꺼내서 드레싱이랑 과일, 견과류 정도만 추가하면 되니 식사 준비할 때 아주 편하다. 나 같은 경우는 매주 쉬는 날 한꺼번에 미리 해놓는 편. 운동 하고 왔더니 배고파서 뜨끈한 계란찜 생각이 솔솔 ㅎ 어제 샐러드 손질하고 남은 당근 조금 꺼내서 작게 깍뚝썰기하고, 대..
오늘은 쉬는 날이라 집에서 요리요리! 일주일간 먹을 반찬들을 오늘 거의 만들어 놓고, 찌개나 전골류, 샐러드들만 한두가지 따로 만들어서 먹는 편. 오늘은 오랜만에 야채조림을 할까 싶어서 당근이랑 양파, 감자 주문. 며칠전에 카레를 해먹었으면서 야채들을 모두 사용해서 새로 냉장고를 채웠다. 쌀이랑 현미도 함께 주문해서 잡곡에 섞어주고, 과일도 모두 세척하거나 손질해서 냉장고에 보관. 멸치랑 건새우를 청양고추 넣고 볶을까 싶어서 감자랑 같이 꺼내놨다.. 건포도랑 각종 견과류도 같이 볶으면 고소하고 맛있다 :D 감자랑 야채들 손질해서 놓고, 큼직큼직하게 썰어서 간장소스에 조려준다. 아주 뭉근하게 푹 익히면 당근과 감자 모두 압력솥에 찐 것처럼 부들부들 양파랑 당근은 양념이 배여서, 반질반질하게 윤이 나는데 그..
6개의 단편소설을 묶은 정미경의 단편집. 제목부터 너덜너덜한 살덩어리 피비린내가 진동하듯이, 읽은 뒤에 긍정적이거나 희망찬 기분을 전달해주는 소설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삶의 균열과 외면하고 싶을 거북한 풍경을 하나하나 까발려 보여주는 작품이다. 소설 속 주인공들은 각자 다른 계기로 이상징후를 느끼게 되고, 그로 인해서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해 왔던 것들이 사실은 '거짓'이었음을 느낀다. 동화와는 달리, 삶에서 우리가 매순간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은 삶을 뒤집겠다는 큰 용기를 내지 않는 이상 사실 그렇게 많지 않다. 그리고 우리 대부분은 용기를 내지 못한 채, 누더기가 된 인생일지언정 껴안고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이 소설의 주인공들은 평범한 우리들처럼 속물적이고, 겁이 많은 그런 사람들이다. 읽는 내내 ..
2011년에 출판되어서 단번에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정유정의 장편소설. 아마 그 해 가장 핫한 소설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해 입소문으로 책이 재밌다는 이야기가 알음알음 퍼져나갈 당시에 일찌감치 서재에 꽂아놨었고, 누군가에겐 선물도 했지만 막상 나는 어쩐지 책에 손에 가지 않아서 그냥 방치 중이었다. 난 영화든 소설이든, 그것이 화제의 대상이 되면 오히려 손이 잘 안가는 청개구리 기질이 있는데 덕분에 대박을 친 흥행작은 보려고 했다가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는 경지에 이르면 계속 기피하다가 평이 여전히 좋으면 그때서야 끄트머리에 겨우 보게되곤 한다. 결국 이 소설도 정유정의 새로운 신작 28이 나온지 반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펼치게 됐다. 한밤중에 김기덕의 피에타를 보다가, 마음이 너무 괴로워서 더는 보질 못하..
아나운서 김지은 씨는 미술에 대한 애정 때문에, 뒤늦게 예술학을 전공한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데 그녀에게 별 관심이 없다가 우연한 기회에 그녀가 쓴 '서늘한 미인'을 보고 알게 되었다. 사실 이 책도 서늘한 미인과 함께 꽤 오래 전에 읽었던 책인데, 다 읽는 것이 아까워서 미뤄두다가 연말에야 끝을 보았다. 이 책에서는 한국의 잠재력 있는 미술가들을 다루고 있었는데, 전문적인 미술사학책처럼 이론적인 설명을 하는 것이 아니라 화가 개인의 철학이나 작품활동들을 깊이 있게 풀어내서 흥미로웠다. '예술가의 방'은 서늘한 미인의 후속작에 해당하는 격의 책으로 현대미술작가 10인이 작업실을 방문하고 그들과 인터뷰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2007년에 있었던 인터뷰들이라 그 화가들의 작업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현재는..
한국어 제목 때문에 화성남자, 금성여자처럼 연애개론서 비슷하게 생각될 것 같은데 사실은 두 신경과학자가 공저로 작성한 킨제이 보고서에 더 가까운 책이다. 때문에 단순히 연애나 성생활에 도움이 되고자 읽을거라면. 다른 책을 찾아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이 책은 전세계 50만명의 남녀가 검색한 10억건의 웹 검색내용, 수십만권의 에로소설, 500만건의 성인용 구인광고, 수천편의 디지털로맨스 소설과 포르노, 4만개 이상의 성인 사이트를 과학적, 통계적으로 분석한 결과다. 학술적인 설문지나 면대면 조사에서보다는 혼자 인터넷에 검색을 하거나 동영상을 찾아볼 때 자신의 욕망이 보다 솔직하게 드러날 것이므로, 수많은 사람들이 검열없이 표현한 성적욕망의 패턴에 대해 알 수 있다. 꽤 재밌는 내용이 많았는데, 이를테면 동..
감기약 때문에 자다 책 보다 자다 영화보다의 반복 중인 휴일. 원래 계획은 불고기감자조림을 하는거였는데, 야채를 다듬다가 간장이랑 설탕이 다 떨어졌다는 것을 발견 =_=;; 떡갈비 하고 나니 조림할만큼의 양이 도저히 안되는지라, 냉동실에서 얼고 있던 돼지 뒷다리살을 꺼내서 김치찌개를 끓였다. 물을 좀 자작하게 넣어서 찌개보다는 찜의 느낌으로 :D 떡갈비랑 김치찌개 모두 고기가 들어가서, 생모짜렐라랑 토마토도 같이 놔주고 참기름 바른 김도 얌전하게. 한끼 따뜻하게 잘 먹었다 :D 내일은 야채랑 양념들 사와서, 꼭 불고기 조림 해먹어야지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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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리버 라치의 연인이자 사업파트너였던 스콧 토슨의 자전소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리버라치는 20세기 최고의 엔터테이너라는 찬사를 받았던 피아니스트로 화려한 쇼맨십과 역량으로 명성을 쌓았던 사람이다. 때문에 영화 전반은 아주 화려하고 모피와 보석, 조명으로 반짝반짝 빛이 나서 눈이 부신 것을 넘어서 천박한 느낌까지 줄 지경이다. 하지만 그에게도 어두운 면이 있었으니, 그건 그가 죽는 순간까지 동성애자라는 것을 숨겨야 했던 것과 누군가에게 정착하지 못한 채 불안감과 외로움을 겪었다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알지만, 자신의 가장 본질적인 면은 모두에게 숨겨야 했던 스타. 그 사람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다. 재력과 명예를 모두 가진 리버 라치는 우연한 기회에 스콧 토슨을 만나게 되고, 스콧 토슨..
별기대 없이 봤는데 의외로 좋았던 영화. '내가 고백을 하면' 처음엔 소소한 에피소드들을 별다를 것 없이 풀어놔서 홍상수 감독처럼 삶의 치졸함을 그린건가 했는데 알고보니 '멋진하루'의 조성규 감독의 영화였다. 이 작품 역시 보고 나면 큰 갈등이나 거창한 플롯 없이 마음이 잔잔하니 흐뭇해진다. 강릉을 참 정감 있게 그려서 훌쩍 겨울 여행을 떠나고 싶게 만드는 :) 영어 제목이 암시하듯, 이 영화는 어느 겨울. 강릉에 사는 여자와, 서울에 사는 남자의 뜨겁진 않았지만 서서히 따뜻하게 스며드는 어느 마주침을 그리고 있다. 여자와 남자의 근황은 최악이랄 건 없지만 그리 좋지도 못한데, 영화제작자인 남자는 흥행 압박에 시달리며 여기저기 굽신거리고 다니는 처지고 이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매 주말이면 강릉을 찾..
연말에 이래저래 늦게 들어가거나 늦게 자는 일이 많았던데다가 원피스에 스타킹 신고 좀 돌아다녔더니 바로 목감기가 !! 덕분에 연초부터 오빠가 다화에서 죽 사다줘서 그걸로 끼니 때우고 ㅎㅎ 올 겨울은 아직 날이 아주 춥거나 눈이 펑펑 내리진 않았지만 그래도 공원을 산책하거나 뭔가 활동적인걸 하긴 무리라서 계속 IFC에서 서점이나 영화관을 가거나 조금 여유가 있으면 미술관. 이마저도 요즘은 시간이 계속 안맞아서 밥 먹고 차마시고 헤어지기를 반복한 것 같다. 집에서 쉬는 김에 뭔가 재밌는게 없을까 생각하다가 간만에 보드게임이나 좀 해볼까 싶어서 주문한 것들 :D 추운 날 돌아다니기 싫을 때 오빠랑도 하고 명절에 다같이 모여서 심심할 때 가족들이랑도 할 겸 구입했다. 클루랑 시타델은 아래 깔려서 사진에 안나왔다..
2014년. 처음 먹은 음식은 떡만둣국 :D 방앗간에서 미리 떡도 사놓고, 집에서 보내주신 만두도 꺼내놨다. 엄마표 만두는 큼직큼직 해서 3개만 넣어도 그릇이 꽉 찬다. 양지머리로 육수 내고, 마늘이랑 생강가루도 넣기. 난 계란이랑 김 풀어서 먹는걸 좋아해서, 김가루도 미리 준비 ㅎ 집에서 담근 김장김치랑 같이 곁들이니까 아삭아삭 맛이 잘 들어서 별미다. 따뜻한 국물도 훈훈하고 두부 듬뿍 넣고 만든 만두도 담백하니 좋고. 이제 한 살 더 먹었으니 기운내서 또 잘 살아보자! 다른 분들도 새해 복. 많이많이 받으세요 ^^
고 노무현 대통령을 영화화한 변호인. 실제 인물을 영화화한데다가, 그 주체가 정치인이다 보니 아마 개개인이 가진 정치색에 따라 호불호가 많이 갈릴 영화라고 생각한다. 영화 그 자체만 본다면, 만약 실제 인물이 아닌 허구의 인물을 창조해서 만들었다고 보더라도 잘 만들어진 작품이고 송강호의 연기도 아주 훌륭하다. 돈도 없고 빽도 없는 한 고졸 출신 변호사가 옛 고생을 만회하기 위해 가족과 성공을 위해 달리다가 어느날 일상의 충격적인 균열을 경험하면서 부림사건에 휘말릴 수 밖에 없었던 과정을 설득력 있고 인상 깊게 표현해냈다. 변호인 송강호와 차동영역(실존인물은 이덕만 경감) 을 맡은 곽도원의 연기는 말 그대로 빛을 발하는데 두 사람의 어울림이 너무 강렬해서 인간미가 넘치던 전반부의 분위기를 극적으로 반전시켰..
연상호 감독의 신작이 개봉한 뒤에 꼭 영화관에서 봐야지 했는데, 다행히 광화문 인디스페이스에서 아직 상영 중이라 걸음을 재촉해 다녀왔다. 전작이었던 '돼지의 왕' 을 굉장히 인상 깊게 봐서 이번 작품도 기대가 컸다 :D 사이비는 연상호 감독의 인터뷰를 봐도 그렇고 특정 종교를 비방하기 위한 작품이라기 보다는 믿음과 행복이 무엇인가를 다룬 작품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할 것 같다. (사실 작품을 보다보면 사이비가 아니라, 기독교 그 자체를 까는 영화처럼 느껴지기도;; 연상호 감독 종교가 기독교라고 하는데, 갑자기 어제 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를 깐 'pd수첩'편을 보다가 이 방송 pd가 자신도 기독교라고 인터뷰 한게 기억이 나서 좀 재밌었다. ) 마치 사회고발 프로그램을 밀도 있게 압축해놓은 것처럼 굉장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