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소리내어 책 읽기 (295)
언제나 날씨는 맑음
내 이 세상 도처에서 쉴 곳을 찾아보았으되, 마침내 찾아낸, 책이 있는 구석방보다 나은 곳은 없더라. 내 보기에 그분은, 진리에의 갈증 때문에, 진리라고 하는 것은 주어진 어떤 순간에 나타나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혹에 쫓기면서 유럽을 주유하는 것 같았다. 나는 언젠가, 그게 도대체 무슨 풀이냐고 물은 적이 있었다. 그때 사부님은 웃으면서, 참기독교인이라면 상대가 이교도들이라고 하더라도 배울 것은 배워야 마땅하지 않겠느냐고 대답했다. 맛보게 해달라고 조르는 나에게 사부님은, 늙은 프란체스코 수도사에게 이로운 풀이라고 해서 베네딕트 수련사에게 반드시 이로울 리는 없다. 라 했다. 우주라고 하는 것이 아름다운 까닭은, 다양한 가운데에도 통일된 하나의 법칙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통일된 가운데에서도 다..
작은 소품같은 이야기들이 J라는 여성을 축으로 펼쳐진다 단편 소설 여러편을 읽는듯한 느낌인데,왠지 친숙한 이야기들이다. 큰언니의 일기장을 훔쳐보는듯한..그런 즐거움을 느끼게한다.. 그녀를 J라 지칭해 놓고 그녀를 재구성해보는 동안 저도 모르게 여러번 웃었어요.이삿짐을 싸다가 사진첩을 펼쳐놓고 한 장 한 장 넘겨보는 기분이었습니다.문득 떠오르는 얼굴들이 있어 그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진짜 사진첩을 뒤적여보기도 했습니다.영양결핍에 걸린 사람처럼 글쓰기나 인간관계에 허기가 졌던 청춘 시절을 이렇게나마 건너올 수 있었던 것은 방금 헤어지고 귀가해 날이 밝도록 전화질을 하며 마음을 소통시킬 수 있었던 친구들이 있어서였을 겁니다.J라는 익명의 존재에게 그때의 내 열망을 죄다 모아주는 작업을 하는 시간은 뜻밖에 즐거..
내 안에서 떠도는 목소리,한장의 사진,몇개의 전화번호... 기억 속의 거리 건물들을 따라가보려고 해요,당신을 만나기 전,내가 잃어버렸던 사람들을 만나게 되지 않을까,생각합니다. 두렵고 얼마간은 긴장이 되는군요.이 길의 끝에서 왜 내게는 이 세상이 그저 단편적으로만 보이는지,사랑 앞에서는 왜 마음이 종잡을 수 없이 흐트러져버리는지를 알게 되지 않을까,생각합니다만. 나를 이해해 달라고 말할 면목이 없습니다.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서 당신의 청혼을 받았을 때 그렇게 당황했던 건 아닙니다.당신과 함께 있으면 언제나 헤어지기가 싫었습니다.그때면 제 마음속에 일렁이는 말은 오직 한마디였어요.조금만 더 있어요.조금만...그리고 조금만 더. 그런데도 당신을 어리둥절하게 할 만큼 마음이 몹시 혼란스러웠던 것도 사실입니다.이..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가 각자 어우러져 완성이 되는 독특한 구성의 소설이다. 번역을 한 두 사람도 부부 사이라고 하니 그때문에 작품의 완성도가 더 높아졌는지도 모른다. 이 소설은 월간 에 에쿠니가 여자(아오이)의 이야기를 한 회 실으면, 다음 호에는 츠지가 남자(쥰세이)의 이야기를 싣는 형식으로 연재되기 시작했다. 2년이 넘는 동안 인기리에 연재되었던 이 소설은 연재가 끝난 후 출판사에서 각각 남자의 이야기(Blu)와 여자의 이야기(Rosso)로 출간되어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책의 형태로 나오게 된 것이다. “준세이 is my everything to me” 마브가 아오이에게 미국으로 같이 가자고 했을 때, 아오이는 이런 말을 한다. “준세이 is my everything to me” 별로 멋있고 색다른..
그 남자가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시키길 두려워한다면... 술취했을때만 나를 보고싶어한다면... 사랑한다면서 내몸에 손끝한번 안댄다면... 결혼에 대해 아무생각이 없다면... 너무너무 바빠서 전화약속은 도통 지킬줄 모른다면...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않았다... 인생은 짧고 남자는 많다... 일에는 엄격한 여자들이 왜 남자에겐 너그러울까? 당신은 더 특별한 연애를 할 자격이 있다... 남자는 여자한테 반하면 자신이 그렇다는걸 알린다... 전화하고 불쑥나타나고 그 여자의 친구들을 만나고 싶어한다... 여자한테서 눈을 떼지못한다... 섹스할 기회가 오면 남자는 좋아서 어쩔줄 모른다... 다음날 새벽4시에 대통령으로 취임한다고해도 상관하지 않는다... 여자는 "그는 지금 정신없는 상황이어서 그럴거야... 할 일이..
고등학교 때 녹색평론을 읽다가 이 책의 광고를 뒷면에서 발견하고는 한번 읽어봐야지 생각했었다가 그대로 잊어버리고 기억에서 사라져버렸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대학 강의시간에 이 책을 기억해내서 여름방학을 라다크 사람들과 함께 보내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들의 순박함과 어린아이 같은 천진함 그리고 소유의 개념이나 욕심이 없는..정말 상상 속에서나 존재할법한 사람들을 만난 것이 너무나 반가워서 내내 행복한 미소를 지울 수가 없었다. 아..이렇게 문명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도 그들은 저렇게 행복할 수 있구나..를 느끼며 나까지 흐뭇해지고 신이 났다. ...... 에서는 이런 장면이 나온다. 회색신사가 모모를 유혹하기 위해 예쁜 최신식 인형과 인형옷들 그리고 각종 신기한 물건들을 보여주는... 모모는 이를 슬..
생계를 꾸릴 수 없는 가난한 가족의 성원들은 가까스로 서로에 대한 적의를 감추고 살아간다. 그들은 더 이상 아버지, 어머니, 형제, 자매가 되지 못하고 단지 생존을 위한 투쟁에서 부정적인 요소로만 존재한다. 혹시라도 그들 중 한 명이 환자가 되면 그는 부양해야 되는 나머지 가족들의 원망의 대상으로 전락되기 마련이다 체 게바라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체 게바라 (지은이), 홍민표 (옮긴이) | 황매(푸른바람) 2004-11-25 | ISBN 8990462711 양장본 | 284쪽 | 195*137mm 52년 1월부터 8월까지 진행된 의대생 게바라의 2번째 남미여행에 관한 기록이다. 처음에는 오토바이를 타고 놀이삼아 유쾌하게 다니던 게바라 일행은 남미 형제들의 현실을 직접 목격하면서 조금씩 성숙해져간다. 책의..
장님들이 살아가는 어둠이라는 것은 단순히 빛의 부재일 따름이며, 우리가 실명 상태라고 부르는 것은 존재와 사물의 외양을 덮고 있는 어떤 것일 뿐, 그 검은 베일 뒤에는 모든 것이 말짱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생각까지 했다. 반면 그가 지금 빠져든 백색의 상태는 너무 환하고, 너무 전면적이어서, 색깔만이 아니라 사물과 존재 자체를 흡수해 버렸다. 아니, 삼켜버렸다. 그래서 훨씬 더 안 보였다. 선을 행하다 보면 언제나 함정에 빠지기 마련이고 죄와 악을 행하는 자는 대체로 억세게 운이 좋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그녀가 엘리베이터 앞에 도착하자마자 문이 활짝 열렸다. 지금 곧 그렇게 될지도 모르지, 이 말을 다 맺기도 전에, 당장이라도 저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아니면 자고 일어나 눈을 떠보니 앞이 안 보이게..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에 따르면 '자히르'는 이슬람 전통에서 유래한 개념으로,18세기경에 처음 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아랍어로 자히르는,눈에 보이며,실제로 존재하고,느낄 수 있는 어떤 것으로,일단 그것과 접하게 되면 서서히 우리의 사고를 점령해나가 결국 다른 무엇에도 집중할 수 없게 만들어버리는 어떤 사물 혹은 사람을 말한다. 그것은 신성(神聖)일 수도,광기일 수도 있다." -포부르 생 페르.1953년- 코엘료의 전작들이 하나같이 너무나 좋았기 때문에 이번 신작도 의심없이 꺼내들었다. 전작들처럼 사색적인 목소리라기 보다는 코엘료 자신의 고백적인 어투가 인상적이다. 마치 자기자신의 일상을 보여주는 듯이.
빛을 보기 위해 눈이 있고,소리를 듣기 위해 귀가 있듯이, 너희들은 시간을 느끼기 위해 가슴을 갖고 있단다. 가슴으로 느끼지 않은 시간은 모두 없어져 버리지... 허나 슬프게도 이 세상에는 쿵쿵 뛰고 있는 데도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눈 멀고 귀 먹은 가슴들이 수두룩 하단다.
없는 사람이 살기는 겨울보다 여름이 낫다고 하지만, 교도소의 우리들은 없이 살기는 더합니다만 차라리 겨울을 택합니다. 왜냐하면 여름징역의 열가지 스무 가지 장점을 일시에 무색케 해버리는 결정적인 사실 – 여름 징역은 자기의 바로 옆 사람을 증오하게 한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모로 누워 칼잠을 자야 하는 좁은 잠자리는 옆 사람을 단지 37도의 열덩어리로만 느끼게 합니다. 더욱이 그 미움의 원인이 자신의 고의적인 소행에서 연유된 것이 아니고 자신의 존재 그 자체 때문이라는 사실은 그 불행을 매우 절망적인 것으로 만듭니다."(1985년 8월 28일 대전에서 '여름 징역살이') 고등학교 떄 읽었던 책인데 이 책을 계기로 신영복 님의 책들을 굉장히 좋아하고 또 즐겨읽게 되었다. 한국의 코엘료라고 칭하고 싶을 정도로..
주인공이 한 여자를 유괴하여 살해하려는데에서부터 시작하여 처음에는 미스테리 드라마 같은 느낌을 주나 점차 극이 진행되어 가면서 두 사람의 지위가 정반대로 바뀌어 가는 데서 이작품의 풍자적인 의도가 드러난다. 내가 좋아하는 부조리극의 통찰이 잘 드러나는 작품이다. 아주 유쾌하고 위트 있다. 처음에는 주인공이 글로리아를 위협하는 지배적 위치에 있다가 서서히 이 관계가 변모하여 마침내는 주인공이 순한 양처럼 글로리아의 지배를 받는 데서 끝나게 된다. 작가의 의도는 현대 사회에서는 히어로도 없고 안티 히어로도 존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현대인은 거대한 현대 사회의 조직에 갇혀 왜소하기 짝이 없는 기계의 부분품처럼 살아간다. 주인공은 정상적인 경로를 통해서는 자기의 존재를 드러낼 수 없기 때문에 살인이라는 파괴적..
나온건 꽤 오래된 책인데 막상 베스트 셀러에 오른 것은 그에 비하면 얼마되지 않았다.. 좀머씨의 이야기, 깊이에의 강요,콘트라베이스 로시니 혹은 누가 누구와 잤는가~등등 모두 좋다.. 초등학교 때 좀머씨 이야기를 읽고 너무 재밌어서 내친 김에 그의 소설들을 모두 읽었더랬다. 영화는 영 별로;;; 애초부터 영상으로 살려낼 수 없는 이야기를 가지고 영화를 만든 것 자체가 무리수;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까지도 명로하게 깨어 있고 싶어. 그것이 나의 생이라면...난 언제나 그 한복판에 서 있으리라. 정선배가 떠난 자리에 붙여놓고 나니 그럴듯했다. 그런데 좀 허전해서 느낌표를 찍어보았다. 깨어있고 싶어! 그글의 주문때문이었을까, 새벽까지 잠이 안와서 일어나서 소주를 반병이나 마시고 그러고야 잤다. 창 밖을 바라보니 온통 안개, 자욱한 안개의 거리였다, 순식간에집 밖으로 통하는 모든 길이 사라져 버린것이다. 사랑을 해보지 않고 상처도 받지 않는 것보다 사 랑을 해 보고 상처도 입는 편이 훨씬 더 좋다는 어떤 작가의 글을 일었다. 아마 이 작가는 평생 한번도 사랑을 해보지 않았으리라. 사랑을 해 본 사람이라면, 그리고나서 그것이 끝나고 난 뒤의 무참함을 한번이라도 느껴 본 사람이라면 결코 ..
모든 사랑 이야기는 닮아 있다. “위험을 감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상치 못한 어떤 일들이 일어날 때에야 비로소 우리는 생의 기적을 참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신께선 매일 우리에게 태양을 허락하십니다. 신께서는 우리를 불행하게 하는 모든 것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의 순간을 주십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순간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척하고, 오늘은 어제와 같은 날이고 내일도 오늘과 다르지 않을 거라 여깁니다. 하지만 살아 숨쉬는 순간에 주의를 기울인다면, 우리는 마법의 순간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그것은 어느 아침, 열쇠를 자물통에 꽂는 그 순간에 숨겨져 있을지도 모릅니다. 저녁식사 후에 갖는 짧은 침묵의 순간일 수도 있고, 우리에게 매한가지로 보일 뿐인 수많은 무엇 속에 숨어 있을 수도 ..
우리는 웃으면서 화를 낼 수 있을까? 악의나 잔혹함에 분개하는 것이라면 그럴 수 없지만, 어리석음에 분노하는 것이라면 그럴 수 있다. 데카르트가 말했던 것과는 반대로 세상 사람들이 가장 공평하게 나누어 가진 것은 양식(良識)이 아니라 어리석음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 안에 있는 어리석음을 보지 못한다. 그래서 다른 것에는 쉽게 만족하지 않는 아주 까다로운 사람들조차도 자기 안의 어리석음을 없애는 일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 저자 서문 중에서 - "이놈의 나라엔 뭐 하나 제대로 되는 일이 없어!" 우리는 서로 질세라 앞다투어 그렇게 뇌까린다. 그러다가 자학적인 기질이 발동하면, 외국은 모든 점에서 우리보다 낫다고 덧붙이기 일쑤다. 더러는 그런 푸념에도 일리가 없지 않다. 그러나 때로는 이런 생각이 들..
불완전한 지상의 주민. 행복한 시월이 막을 내리던 그날. 나는 세상의 어느 곳에도 실질적으로 편재되지 못한 나의 초상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서 퇴근을 하고 회사를 빠져 나온 직후부터, 서편 하늘에 번진 석양빛을 이마로 맞받으며 무작정 걸음을 옮겨 놓기 시작했다. 이 세상의 모든 길이 끝나는 마지막 지점. 지상의 온갖 미물스러움과 속물스러움이 영원히 소멸되는 극단적인 지점이 매순간 나의 발에 밟히는 것 같았다. 배회하며 지나치는 지상의 모든 풍경에 이미 죽음의 그림자가 깃들여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다만 한가지. 신화속의 시지프처럼 신들의 멸시를 오히려 멸시함으로써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부단한 용기가 나에겐 없었을 뿐이었다. 누구를 위한 멸시인가. 밤 열시 반경부터 나는 ..
호밀밭의 파수꾼에서 주인공은 청소년 시기에 느끼는 혹은 어른들도 느낄 수 있는 실존적 불안을 아주 섬세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존경할만한 어른은 (부모님을 포함해)아무도 없고, 내가 사랑하던 존재인 앨리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으며, 사회적인 신분인 '학생'은 박탈당한...그래서 그는 다른 학생들이 모두 이웃학교와의 축구를 관람할 때도, 모든 사람들이 크리스마스에 취해 흥겨워할 때도 마치 이방인처럼 겉돌아 섞이지 못합니다. 반대방향으로 가고 있거나, 그저 멍하니 보고만 있죠 때문에 그는 이 불안하고. 하지만 내 의지와는 계속해서 변화하고 밀어닥치는 세상 속에서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방황합니다. 덕분에 겨울에 오리가 어떻게 살아남는지 집요할정도로 궁금해하죠. 마치 자신이 오리가 되기라도 하듯이 말이에요..
"슈르르까, 나 할 일이 있어서 왔어." "뭔데?" "같이 기다리자." "그래." 나는 밍기뉴의 허리에 머리를 기대고 앉았다. "제제, 우리가 기다리는 게 뭔데" "하늘에 아주 예쁜 구름이 하나 지나가는 것." "뭘 하게?" "내 작은 새를 풀어 주려고." "그래, 풀어줘. 더 이상 새는 필요 없어." 우리는 하늘을 지켜보고 있었다. "저거 어떨까, 밍기뉴?" 잎사귀 모양의 크고 잘생긴 흰 구름 하나가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그래 저거야, 밍기뉴." 나는 가슴이 뭉클해져 벌떡 일어나 셔츠를 열었다. 내 메마른 가슴에서 새가 떠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내 작은 새야 훨훨 날아라. 높이 날아가. 계속 올라가 하느님 손끝에 앉아. 하느님께서 널 다른 애한테 보내 주실 거야. 그러면 너는 내게 그랬듯..
예전에 군중은 어리석은 존재이므로 조종하기 쉽다..류의 글을 본 이후로는 거의 경멸 수준까지 싫어한 인물이 마키아벨리인데 이번에 이 책을 본후로는 느낌이 많이 달라졌다. 냉정하지만 자기 본분에서 해야할 일을 정확히 알았던 사람인듯.. 타락하지않고 선하며 유능한 정치인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말 그대로 그건 이상형임을 너무 잘 알기에 착하기만하고 무능한 것보다는 차라리 조금 냉정하고 부패했더라도 유능한 것이 더 나을거라는 생각이 들고있다. 문제를 미리 파악하면 쉽게 해결할 수가 있지만, 문제가 발생할 때까지 시간을 낭비한다면 해결을 어려워진다. 결핵성 소모열의 경우,의사들은 초기에 발견하기는 어렵지만 일단 발견하면 치료가 쉬운 반면,증세가 악화되면 발견하기는 쉽지만 치료가 어렵다고 말한다. 지혜로운 사람은 ..
2차 세계 대전 당시 종교적 신념에 따라 나치의 사상을 거부하고 저항했던 저자의 회고록이다. 저자는 프랑스 알자스로렌 지방에 있는 산악 농장에서 사랑하는 가족, 친지들과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소녀였다. 그러나 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여 독일 나치당이 이 지방을 점령하자 그의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져 수용소 생활을 하게 된다. 저자는 20세기 최악의 폭력이라는 나치의 잔악무도함, 그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가족과의 헤어짐 등을 겪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신념에 따라 개인을 사회의 규범에 순응시키려는 억압에 굴하지 않고 맞선 용기는 감탄을 불러 일으킨다. 목차 역사적 배경(아브라함 J. 펙) 머리말(시빌 밀턴) 감사의 글 책 머리에 제1부 (1933년 6월 - 1941년 여름) 제1장 도시와 산악..
(언어학 시간에 자주 등장하는 학자이다..갑자기 시험 생각이 나는건 왜인지..--;) 이 책을 우연히 서점에서 집어들어서 초등학교 4학년 때인가에 읽었던 기억이 있다. 겉표지에 천사처럼 아련한 미소를 가진 여인이 그려져있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 슬퍼서 선듯 손에 집어서 계산했던 것이 지금도 생생히 떠오른다.. 지금 생각하면 이 책을 그 나이에 읽었다는 것이 내 스스로가 너무 맹랑해서 한대 꿀밤을 먹이고 싶다.. 당시 막스 뮐러 특유의 읊조리는 말투나 계속되는 종교적인 독백 부분이 지루해서 꽤 신파조의 글이라고 생각했었다. 지금도 여자주인공이 죽는 뻔한 스토리는 눈물조차 나지않을만큼 냉정해져버렸지만...이 책은 좀 느낌이 다르다. 많은 작품들을 접하는 것도 물론 중요한 일이지만 그 작품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모든 인간들은 `역마`에 대한 꿈을 어느 정도 안고 산다. 먼지와 소음에 뒤덮인 일상을 훌훌 떨치고 아무런 구애받음도 없이 산맥과 사막과 강물을 바람처럼 떠돌고 싶은 것이다. - `작가의 말` 중에서.. 곽재구의 포구 기행도 물론 좋았지만 이 책 역시 내겐 읽은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잔잔한 여운으로 남아있다. 참 아름다운 글을 쓰는 사람이다. 아름답다는 것은 문장의 아름다움과 생각의 아름다움을 모두 말한다. ‘곽재구의 예술기행’에는 저명한 예술가들의 삶과 예술만 있는 건 아니다. 젊은 시절부터 늘 여행길에 올랐던 곽시인의 내적 성숙과 온갖 희로애락에 대한 내밀한 고백이 담겨있고 그가 만난 포구의 불빛, 골목의 풀 한포기, 산사의 새벽도 있다. 무엇보다 그가 만난 평범한 사람들, 어부·다방아가씨·장사..
이상과 현실과의 괴리를 느껴본적이 혹은 생각만이라도 해본적이 있는가? 거창하게 '괴리감'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아도 한번쯤 도덕교과서에 나오는 말들과 현실이 너무나 다르다는 것을 우리는 무의식 중에 수없이 느끼며 살고 있다. 이론대로라면 좋은 책은 문학성이 뛰어나고 치열한 고민 속에서 쓰여진 책이다. 그러나 막상 서점에 가보면 지금 베스트셀러난에 올라와 있는 것은 단순한 처세술이나 금융보조자료가 대부분이고 그나마도 유행에 휘둘리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세태를 날카롭게 그러나 흥미로운 방식으로 제시한 것이 '꿈꾸는 책들의 도시'이다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 등의 판타지 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매우 끌릴 것이 분명한데 책의 구성 자체가 책들로 이루어진 도시 속에서 작가를 꿈꾸는 공룡이 여행하는 내용이기 때..
"생은 투명하고 공개적이고 감독할수있어야 한다고 믿었어. 그래서 우리는 환한 대낮의 햇빛속을 곧장 똑바로 걸어갈 수 있고 우리의 존재와 우리가 원하는 것을 큰소리로 모두를 향해 말할수 있다고 여겼어. 나는 생의 한가운데를 떠돌아 다녔어. 마치 집시처럼. 살아보지도 않은 채 죽는다는 것은 얼마나 힘겨운 일인지. 안녕히." 삶이 힘들다고 느껴질 때가 있는가? 지금 처한 상황이 너무 괴롭고 고달퍼서 어떻게 살아나가야할지 당장 내일이 막막할 때가 누구에게나 한번쯤은 찾아온다. 난 지금 21살이고...분명 이런 순간들은 그리 달갑지는 않지만 살아가는 동안에 몇번은 더 찾아올 것이 분명하다. 어느 드라마에서 나온 말처럼 "씁쓸한 초콜렛을 미리 빼내는" 심정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여전히 내게 이런 절망적인 상황은 삶..
별 생각 없이 집어들었던 책이었는데 너무 좋다..란 생각을 하게 했다...후에 느낌표에 선정되서 꽤나 많은 사람들이 읽게된 것으로 알고있다. 이런 생각을 해본다. 무릇 정성과 열심은 무언가 부족한 데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만약 내가 온갖풀이 무성한 수풀 가운데 살고 있는데도 이런 정성과 열심을 낼수 있었을까? 이런점에서 삭막한 교도소에서 만나는 상처투성이 야생초들은 나의 삶을 풍요롭게 가꾸어 주는 귀중한 '옥중 동지'가 아닐수 없다 꽃을 선물해서 싫어하는 여자가 없다고 하지만 대부분 그 꽃은 살아있는 생명력을 가진 생물이라기 보다는 사람의 손에 의해서 알맞게 재단되고 포장되어 화려함만이 남고 자그마한 생명력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린 상태일때가 대부분이다. 물론 나도 꽃을 좋아하고 어릴적에는 화원이..
시험으로 인해서 2주간이나 끌면서 읽었다... 사실 몇달전에 다 읽었던 책이지만 이윤기 님의 번역본이 너무나 유명한 작품이라 굳이 다시 구해서 읽었다는.... (이윤기 님의 '무지개와 프리즘'도 추천!) 역시 외국작품은 누가 번역했느냐에 따라 굉장히 달라지는 것 같다 느낌이나 문체..심지어는 내용까지도 조금씩.. 병역기피나 세금탈세 등의 일들을 굳이 따지지 않더라도 우리 사회에서 지식인들 혹은 부유층들의 기만적인 행동은 너무나 당연한 것들인 것처럼 어느새 굳어진 것 같다. 왜 배울만큼 배운 사람들이 겉으로는 교양을 중시하면서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인지 한번쯤 개탄해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권해주고 싶다. 걸죽한 말투와 직설적이고 솔직함이 매력인 조르바... 이런 그의 행동은 교육과 지식을 통해 다..
삶에서 기대했던 거의 모든 것을 마침내 얻게 되었을 때 베로니카는 자신의 삶이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매일이 변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죽기로 결심했다. 예전에 신문에서 국가별 행복지수를 조사한 결과 1위가 방글라데시라는 결과를 본적이 있다. 방글라데시는 후진국이지만 국민의 행복지수는 세계1위라는 것이다. 반면 선진국일수록 행복지수는 낮게 나왔다. 자살율로 악명이 높은나라는 뜻밖에도 동구권과 유럽의 복지 제도가 잘되어있는 국가이다. 스웨덴이나 스위스가 그러한 나라들로 악명이 높은데 그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일을 하지 않아도 살아갈수가 있기 때문에 자신의 존재의 이유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가진것은 시간뿐이라 이런저런 범죄가 많다. 스웨덴의 경우에는 성범죄율도 세계 1위라고 ..
'가장 어두운 시간은 바로 해뜨기 직전.' 용기야 말로 만물의 언어를 찾으려는 자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니. 내 마음이 참으로 간사하고 나를 거역한대도 마음의 소리를 귀담아 듣는 편이 낫네. 그것은 그대의 마음이 그대가 예기치 못한 순간에 그대를 덮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야. 고통 그 자체보다 고통에 대한 두려움이 더 나쁜거라고 그대의 마음에게 알려주게. 어떠한 마음도 자신의 꿈을 찾아나설 때는 결코 고통스러워 하지 않는 것을. -도전은 언제나 초심자의 행운으로 시작되고 반드시 가혹한 시련으로 끝을 맺는 것이네. -우리 모두 자신의 보물을 찾아 전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것, 그게 연금술인거지. 책 전체가 너무나 좋은 말들로 이루어져 있어서 마치 종합선물세트를 선물받은 느낌이었다.. 겉만 화려한 것..
자기를 사로잡고 있는 불운에 완전히 체념해 버린 그녀는 동양인들처럼 숙명론자가 되어 있었다. 꿈이 사라지고 희망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수없이 보아 온 탓에, 지극히 간단한 일을 할 때도 며칠 전부터 머리를 썩이고 골몰하는 것이었다. 언제나 자기는 운이 나쁜 길만 가는 사람이므로 무슨 일이고 순조롭게 될 것으로는 생각되지 않는 것이었다. 그녀는 입버릇처럼 말했다. “난 너무나 불운했어.” 그러면 로잘리는 큰소리로 말했다. “그렇다면, 마님을 빵을 위하여 뼈가 부서지게 일을 해야만 했다면 그때는 뭐라고 말씀하시겠어요? 품팔이를 가기 위하여 아침마다 여섯 시에 일어나야 하는 신세가 되었더라면 뭐라고 하시겠냐고요? 그런 고생스러운 삶을 이어가는 인간이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 줄 아세요? 또 그 사람들이 늙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