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소리내어 책 읽기 (295)
언제나 날씨는 맑음
나는 내게 혁명의 불길을 발견할 수 있게 해준 마야와 과테말라를 지나 아메리카라는 길을 걸어왔네. 그곳에서 나는 안내자가 되어줄 길동무를 만났네. 우리는 양키들로부터 이 작은 나라를 지키자는 생각으로 함께 살았네. 이제 내가 싸움에 나서야 할 순간, 그것은 또 하나의 작은 나라, 우리 아메리카의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는 그곳에서 착취와 빈곤을 몰아내기 위한 싸움이라네. 그것은 장차 네가 더 나은 세상에서 살도록 하고 싶은 아버지의 의지이기도 하지. ... 1967년 6월 14일 내가 곧 서른아홉이 된다. 시간은 어느 누구의 사정도 봐주지 않는다.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사실을 생각하며 게릴라로서 내 미래에 대해 깊이 성찰한다. 그러나 당장은 '타협하지 않겠다'라고 결심했다. 해발 고도:8백 40미터..
보수파와 진보파를 불문하고 모든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것과는 달리 미국은 인도차이나에서 그 목적했던 바를 달성하였다. 베트남은 붕괴되었다.베트남이 성공적으로 발전하여 인근 국가들에게 모범이 될지도 모르는 위험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동유럽의 전망은 매우 어둡다. 서방 세계는 동유럽 대부분의 지역을 착취하기 쉬운 제3세계의 새로운 부분으로 만들고자 하고 있다. 미국은 물리적 힘에 의지하려 하고, 그래서 군부와 동맹을 맺는다. 케네디 행정부의 정책 기획진이 말했듯이 군부는 "라틴 아메리카에 존재하는 정치집단 가운데 반미활동을 하지 않는 유일한 세력"이기 때문에 그들의 힘을 빌어 미국의 손아귀에서 빠져 나가려는 그 어떤 토착 대중집단도 짓밟아버린다. 런던의 왕립국제문제연구소가 발행한 미대륙 국가들간의 ..
난 이렇게 생각하거든, 양심이란 만들어 가져야 하는 거라고 말야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묻고 싶겠지? 대답은 이거야. 나는 영혼을 소나 말 부리듯이 막 부려먹음으로써 만드는 거라고 말야. 나는 인생을 사랑해. 그러기 때문에 나는 내 영혼을 모든 경우에 갖다놓고 시달림을 받아보게 하고 싶어. 그러면 결국 나의 영혼 속에 무언가 찌꺼기가 남을거야. 난 그걸 양심이라고 하고 싶어. 난 우리 모두가 그래줬으면 좋겠어. 그러면 무언가 우리 시대가 정리됐을 때엔 우리 시대의 양심이 남겨질거야.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양심이라면 그때 그걸 지키기 위해서 가장 강력한 투쟁도 우린 피하지 않을거야. 그런데 가만히 보면 우린 거의 모두가 주어진 인생을 그저 무사히 통과하려고만 해. 자기 집 식구들의 손에 의해 무사히 수의가 입..
만국의 노동자가 한국의 노동자를 부러워 하고 있다. 유럽이 제아무리 선진국이라 하나, 노동자의 지위는 한국에 빗댈 것이 못된다. 중국이 제 아무리 사회주의 국가라 하나, 나라의 국민이라는 노동자를 우리만큼 각별히 대우해주지는 못한다. 자본주의 국가든, 사회주의 국가든, 전 세계를 통틀어 노동자의 사회적 지위가 한국만큼 높은 나라는 없다. 노동자를 드높여 아예 '귀족'으로 대접해주는 나라가 또 어디에 있단 말인가? 전 세계 최장시간 노동을 자랑하는 나라에서 버젓이' 노동귀족'이라는 고약한 어법을 사용하는 것은 보수 야당만이 아니다. 가진 자가 아니라 서민을 대변한다는 집권 여당의 지지자도 서슴없이 이런 수사법을 사용한다. 노동자보다 사회적 먹이 사슬의 위에 있다는 계급적 여유의 표현이리라. 그들에 따르면 ..
본다는 행위는 말에 선행한다. 그래서 아이들은 말을 배우기에 앞서 보고, 인지한다. 그러나 본다는 행위가 말에 선행한다는 것에는 또 다른 의미가 숨어있다. 본다는 행위를 통해 우리는 주변 세계 속에서 자신의 입지를 세운다. 우리는 언어로 세계를 설명하려 하지만, 언어는 우리 주변의 세계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지 못한다. 본다는 것과 안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인 것이다. 언어학을 배울 때 항상 등장했던 논점 중에 하나가 본다는 것과 말 중 어떤 것이 선행하느냐의 문제였다. 각 학자마다 그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지만 아마 영원히 해결되지 않을 문제가 아닐까 한다. 이 책은 바로 그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논지를 이끌어 가고있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는 미학이론에 기초해서 나온거지만 벤야민 등 유명작가들의 말을 많이 참..
“실패한 삶을 사셨습니까? 저희 가게로 오십시오. 당신의 죽음만큼은 성공을 보장해 드리겠습니다!” 가문 대대로 자살용품만을 판매해온 상점. 사람들의 슬픔과 우울을 먹으며 승승장구해온 이 얄궂은 기업이 어느 날 끔찍한 적과 마주치나니, 그것은 다름 아닌 '삶의 희열'이다. 이 책은 프랑스의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의 장편소설로, 죽음에 굴복하는 인간의 운명을 참신한 블랙유머와 음산하면서도 기발하게 그려내고 있다. 가문 대대로 자살용품만을 판매해온 상점. 이 가게에는 목매다는 밧줄, 동맥절단용 면도날, 할복자살용 단도, 총, 독 묻은 사과, 투신하기 위해 매다는 시멘트덩어리 등 유구한 고전적 자살도구에서부터 기발하고도 참신한 자살방법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죽음의 상품이 총망라되어 있다. 인간의 암울한 운명을 통해 ..
안경을 쓰지 않고 보면, 세상은 더 이상 꺼슬꺼슬 하지 않았고, 뺨을 대면 스르르 잠을 불러 오던 내 커다란 새털 베개만큼이나 포근하고 보들보들 했다.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를 쓴 빠트릭 모디아노의 작품이고, 더구나 장 자끄 상뻬의 삽화를 좋아하기 때문에, 헌책방에서 발견하고 주저없이 주문한 책이다. 얇지만 사람이 살아가는 과정에 대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어른이 된 까트린이 자신의 무용학원을 바라보면서, 뉴옥에 오기전 살았던 프랑스에서 아버지와 얽힌 추억을 기억하는 짧은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하나의 가면을 쓰면서 살아가는 것 같다. 가족 앞에서의 나, 친구 앞에서의 나, 회사에서의 나 등등.. 각 역할에 맞는 가면을 쓰고, 자신의 솔직한 감정 등은 꼭꼭 숨겨두면서 살아..
일단 '결혼은 미친 짓이다'는 유하감독의 영화를 통해 먼저 접했다. 이 영화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지만, 일단 나는 매우 좋아하는 영화이다. 시인 유하의 감수성이 잘 드러나있기도 하고. 하지만 책을 먼저 봤었더라면, 아마 실망했을지도 모르겠다 이만교의 이 작품은 박현욱의 소설 '아내가 결혼했다'와 많이 비교된다. 일단 소재가 결혼의 틀을 벗어난 일탈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작가들의 작문스타일이 언론,사회학의 이론과 많은 일화들을 조사하여 자유자재로 녹여내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 작품에서는 시뮬라시옹과 하이퍼리얼리티,내파, 플라톤의 동굴이론-의제설정이론-,예언의 자기실현성, 주류(mainstream)와 공명(consonance)-배양이론-등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단순한 잡설이 아니라, 학..
알랭 드 보통은 '아는만큼 보인다'라는 말을 가장 충실하게 보여주는 작가이다. 그냥 스쳐가는 여행에서의 느낌 ,불안감과 초조함 그리고 이 책에서는 창문과 화단과 지붕 등에서 다채로운 이야기를 실타래처럼 자유자재로 풀어나가고 있다. 마치 문학작품을 접근하듯, 역사 미학 철학 심리학 등의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고 있어서, 건축에 별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즐겁게 읽어내려 갈 수 있는 책이다. 언제나 즐거운 그와의 대화 ♡ 어떤 스타일을 선택했느냐 하는 것은 그것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만이 아니라 결여하고 있는 것에 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해준다. 17세기 엘리트가 금박을 입힌 벽을 좋아했다는 사실을 이해하려면 이런 장식 형식이 호소력을 가지게 된 맥락을 기억하면 된다. 심지어 부자들에게도 폭력과 질병이 ..
"사람과 사람은 말야, 공기로 인해 서로 끌리는 것 같아 " "함께 살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함께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행복해" 도쿄타워... 어떤형식으로 풀어내었든 불륜이야기를 좋아하지 않아서 일부러 읽지않고 있다가 이제서야 읽게되었다. 음..참 파격적인 불륜이야기라고 해야할까. 에쿠니 가오리의 문체는 매우 잔잔하고 심리도 섬세하게 묘사되어서 차분한 느낌이었지만, 소재 자체는 굉장히 충격적이다. 일단 어린 남자 대학생과 엄마 친구와의 사랑부터 굉장히 거슬리고;; 친구엄마와의 사랑, 게이 남편을 둔 알콜중독자의 사랑, 헤어진 남자친구의 연인과의 동거, 부인이 있는 남자를 사랑하는 불륜, 결혼한 옛연인을 잊지못해 어렵사리 다시 찾는 기구한 연인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혼란스러웠다. 냉소적으로 말하자면, ..
때로는 엄마가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내가 너무 어린 탓이 아니라 엄마가 나이를 너무 먹은 탓이라고 생각한다. 이둘은 똑같지 않다. 전혀 다른 차원이다. 무엇가를 이해하기에 아직 어리다면 언젠가는 이해할 때가 온다. 하지만 무언가를 이해하기에는 너무 늙었다면, 그 사람은 영원히 그것을 이해할 수 없다. 그것은 아주 슬픈 일이다 아주 아주 슬픈 일이다. 오랫만에 집어든 에쿠니 가오리의 책. 일본작가 중 요시모토 바나나나 하루키, 류 모두 읽어보았지만 역시 내게 가장 잘 맞는건 에쿠니 가오리. 그 매력에 빠져서 한동안 그녀의 책만 골라서 읽곤 햇었는데 잠시 잊고 있었다. 이 작품에서는 17살의 여고생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풋풋하고 과민하고 섬세한. 떫은 초록색 사과같은 맛. 같은 교복 ..
김훈의 작품은 이상하게 소설은 거의 읽지 않고 그가 낸 에세이들이나 기행문형식의 글들만을 봐왔었다. 자전거 여행이나 풍경과 상처... 밥벌이의 지겨움 같은.. 그래서 소설도 이전에 내가 읽었던 것들과 비슷하겠구나 했는데 서사양식의 특징때문인지 그 느낌은 사뭇달랐다. 김훈의 다른 소설들도 읽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색다른 느낌 일단 남한산성은 작가의 걸죽한 입맛과 만연체의 문장이 돋보이는 소설이다. 남성작가의 매력이 잘 묻어난다고 해야할까. 문장으로 발신한 대신들의 말은 기름진 뱀과 같았고, 흐린 날의 산맥과 같았다. 말로써 말을 건드리면 말은 대가리부터 꼬리가지 빠르게 꿈틀거리며 새로운 대열을 갖추었고, 똬리 틈새로 대가리를 치켜들어 혀를 내밀었다. 혀들은 맹렬한 불꽃으로 편전의 밤을 밝혔다. 묘당에..
왕실의 무희는 매우 아름다운 용모로 다른 무희들과는 구분되었다. 그것은 유럽인의 눈으로 볼 때도 마찬가지였다. 한 젊은 외교관이 이 무희이 우아함과 매력에 깊은 인상을 받아 그녀를 원하게 되었다...... 유럽으로 돌아오라는 부름을 받은 그 외교관은 매일매일 그 젊은 한국 여인에게서 발견되는 지적인 매력에 이끌려 그녀와 헤어지기를 원치 않게 되었다. - 이플리트 프랑댕 - 나는 어린 시절부터 궁에서 지냈습니다. 당신의 나라에서 나는 '소인'이 아니라 '나'로 살았으며 행복했습니다. 나를 겹겹으로 에워싸고 있는 것들을 깨뜨리고 나를 느끼는 일은 설레지만 두렵고 심장이 뜨거워질 만큼 고통이 따르는 일이었습니다. 당신의 나라에서 나의 힘으로 다른 사람을 보살피며 사는 박애가 무엇인지, 나의 자유로 나의 삶을 ..
삶에 있어서의 소유양식과 존재양식 간의 차이를 이해하기 위한 서론으로서 故 스즈키 다이세스가 에서 언급한 비슷한 내용을 지닌 두 편의 시를 실례로 들겠다. 하나는 일본 시인 바쇼의 하이쿠이며, 또 하나는 19세기의 영국 시인 테니슨의 시이다. 두 시인은 비슷한 경험, 즉 산책 중에 본 꽃에 대한 자기의 반응을 기술하고 있다. 테니슨의 시는 다음과 같다. 갈라진 암벽에 피는 꽃이여 나는 그대를 갈라진 틈에서 따낸다. 나는 그대를 이처럼 뿌리째 내손에 들고 있다. 작은 꽃이여.....그대가 무엇인지. 뿌리뿐만 아니라 그대의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다면 그때 나는 신이 무엇이며 인간이 무엇인지를 이해할 수 있으리라. 바쇼의 하이쿠를 옮기면 대략 다음과 같은 것이 된다. 자세히 살펴보니 냉이꽃이 피어 있네 울타..
그래요. 내가 그 사람을 용서할 수 없었던 것은 그것이 싫어서보다는 이미 내가 그러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게 된 때문이었어요... 하지만 나보다 누가 먼저 용서합니까. 내가 그를 아직 용서하지 않았는데 어느 누가 나 먼저 그를 용서하느냔 말이에요. 그의 죄가 나밖에 누구에게서 먼저 용서될 수가 있어요? 그를 용서할 기회마저 빼앗기고 만 거란 말이에요. 내가 어떻게 다시 그를 용서합니까. 이청준 소설을 좋아하는 편이라서 11권이나 되던 전집도 찾아서 보곤 했었는데 한참이나 잊고있던 '벌레이야기'가 영화 밀양의 개봉과 함께 내 기억 속으로 떠올랐다. 벌레이야기의 외적 이야기 구조는 간단하다. 약국을 운영하는 부부의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이 납치된다. 아내는 평소에 믿지 않던 교회며 절을 다니며 기복신앙에 의지..
이 책은 현재 절판되어 쉽게 구할 수 없는 책이다. 나도 구하려고 했지만, 절판때문에 거의 포기하고 있었는데 지인 중 한분이 고맙게도 소장하고 계시던 책을 선물해주셔서 가지고 있게 된 책이다. 책의 느낌은 미술과 철학의 결합이랄까. 요즘에는 큼직한 글자에 화려한 삽화 그리고 쉬운 문체의 화집들이 유행하고 있는 추세이지만, 이 책은 깨알같은 글씨와 바슐라르의 '의식의 흐름' 기법을 연상케하는 문체를 특징으로 한다. 수련은 여름꽃이다. 그것은 여름이 다시 돌아오지 않으리라는 것을 의미한다. 생각이 깊은 정원사는 그 꽃이 연못에 피는 것을 보고서 오렌지나무를 온실에서 내놓는다. 그리고 9월이 되어 수련이 지면, 그것은 춥고 긴 겨울을 알리는 전조가 된다. 클로드 모네처럼 물가의 아름다움을 거두어 충분한 저장을..
우리는 진실을 말할 때도 계속 거짓말을 하고, 거짓말을 할 때도 계속 진실을 말해요. 바로 그들처럼, 바로 댁처럼 말이에요. 생각해 보세요. 내가 댁한테 나하고 같이 자고 싶지 않느냐고 물었다면 댁은 뭐라고 말했겠어요. 저 거짓말 탐지기는 뭐라고 말했을까요. 는 우익 정권이 자신들의 집권을 위해 저지르는 만행을 통해 권력욕이 얼마나 무모하며 인간성을 말살하는지를 고발한다. 선거인 85%가 백지투표를 했고, 이를 정권 전복 음모로 보고 그 원인을 찾기 위해 권력자는 도시를 봉쇄한다. 사라마구가 어느 일간지와 인터뷰 한 것처럼 이 작품은 작금의 민주주의 체제가 갖는 허점를 우화식으로 꼬집는다. 우리 나라도 보궐선거 투표율이 30%를 넘지 않는 게 보통이다. 기권한 나머지 표는 현 정권에 식상하고 불만이 있는..
고등학교때 읽었다가 독후감이나 발표, 리포트 등의 목적성을 띈 독서가 아니라 순수하게 즐기는 독서를 하고싶어서 다시 꺼내든 책이다. 역시나... 작가의 계급의식이 작품 전체에서 아주 진하게 배어나와서 내 목적을 성취시기킨 어려웠다. 작품의 구성도 대립구조나 목적성이 강해서 너무 단순하게 읽혀지고 신철의 전향이나 선비의 결말도 모두 예측되어 버린다는 단점이... 하지만 여성작가가 저 시대에 저런 주제를 가지고 심도있게 작품을 이끌어나갔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의의를 가질 것 같다. 약간 슬픈 것은 나도 어쩔수 없는 속물인지 내가 저 시대에 태어난다면 첫째가 택한 길보다는 신철의 부르주아적 전향의 길을 택할 것 같다는 생각이 작품을 읽는 내내 들어서...
경제와 지식 자본의 매커니즘.. 매스미디어의 영향 등 산업혁명 이전부터 현대사회에까지 이르는 구조 변화의 과정을 자세하게 그려냈다. 쉽게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지만 정말 도움이 되는 책이라는 것을 읽는 내내 느낄 수 있었다. 가벼운 읽을거리에 염증을 느낄 때 추천 개인적으로는 알랭 드 보통의 책 중 가장 좋았다. ^-^
핀란드 작가의 소설이다. 위트에 넘치고 개성이 강한 글이다. 소재도 특이하고 풀어나가는 방식도 지루하지 않아서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작가의 다른 작품들까지 읽고싶어질 정도로.. 삶에 활력이 없고 기운낼 수 있는 톡톡튀는 무언가가 필요할 때 청량감을 줄수있는 소설이다
그림들이 참 예뻐서 사왔던 책. 책 자체의 완성도는 그냥저냥.
알랭 드 보통의 책.. 언제나처럼 깔끔한 문장에 풍부한 배경지식으로 독특한 작품을 만들어냈다. 사랑에 대한 독특한 시각이 항상 돋보여서 감성적인 기분에 빠져들기 보다는 인간관계를 다소 거리를 두고 보게 만든다는 것이 그의 책이 가진 매력인 것 같다..
오랫만에 마음에 드는 책이었다. 사실 이슬람권 문화는 우리에게 다소 낯선 것이 사실이다. 종군여기자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사실적인 이야기들이 가슴아프게 혹은 아련하게 다가왔다. 인물들의 이중적인 면들도 화가 나게했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만드는 책이었다..
교사의 입장에서 한번 보고 아이들의 입장에서 다시한번 보려고 노력을 했던 소설이다. 작가의 말처럼 소설이지만 작가 자신의 감성이 많이 녹아들어가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굉장히 섬세하다고 해야하나.. 감정묘사가 아주 여리고 자세해서 망원경을 통해 누군가의 생각을 훔쳐보는 듯한 느낌이다 한국과 많이 다른 환경과 가치관들이지만 다른듯 많이 닮아있는 아이들... 그들과 함께 소통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모든 순수한 것은 순간속에 있다. 이것을 지속하고 응결하려는 것인 진실로 산다는 것이다. 우리가 뜨겁게 미칠듯이 사랑할 수 있는 것은 가장 순수한 의식의 상태에서 뿐이다. 그러나 그런 상태 순수한 사랑이란 이 세계에서는 순간으로서 밖에는 선사되어 있지 않다. 거기에 다른 무엇이 섞인 혼합물 때로는 대체물이 우리에게 주어진다. 우리의 고독은 그러니까 "영혼의 전달"이 불가능한데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지속 불가능한데 기인하는 불안과 회의에서 싹트는 것이다. 전달(또는 사랑)이 순간에만 가능한 것이고 우리는 실존과 마찬가지로 매 순간마다 선택되고 의식적응로 받아들어져야만 한다는 것 , 그리고 이 받아 들임 선택함에 있어서의 결단성이 우리는 결정하는 전부라는 것을 안다면 사랑이나 기타 대인관계나 우정은..
읽은지는 꽤 되었는데 학기가 시작되면서 바빠지다보니 리뷰들이 여러개가 꽤 밀려버렸다. 알랭 드 보통의 책을 여러권 주문하고 처음 집어든 책이다. 앨리스가 지금 에릭을 [신중하게 말해서] 사랑하는 것일 리가 없다면, 그녀는 아마 사랑을 사랑한 것이다. 이 동어 반복적인 묘한 감정은 무엇인가? 이것은 거울에 비친 사랑이다. 감정을 자아내는 애정의 대상보다는 감정적인 열정에서 더 많은 쾌감을 도출하는 것을 뜻한다. 사랑을 사랑하는 연인은 단순히 X가 멋지다고 여기지 않고, 'X처럼 멋진 사람을 찾아냈다니 대단하지 않아?' 하는 생각을 먼저 한다. 에릭이 배터시 다리 중간에서 걸음을 멈추고 구두끈을 맬 때, 앨리스는 '구두끈을 매는 모습이 귀엽잖아?'라는 생각과 함꼐 '이렇게 귀엽게 구두끈을 매는 사람을 찾아내..
고등학교 때 알게 되서 그 뒤로 쭉 읽어온 잡지. 시사인과 더불어 가장 아끼는 잡지이다. 많은 망설임 끝에 결국 이 잡지를 내기로 결정한 것은 그것이 크게 가치 있거나 많은 사람들의 필요에 부응할 수 있으리라는 자기도취적인 낙관이 있어서가 아니다. 점점 가속적으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환경문제를 보면서, 그리고 그러면 그럴수록 인간을 포함한 수많은 생명체들이 지구상에서 지속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가능성이 대단히 불투명해지는 현실에 직면하여, 우리는 우리 자신은 그렇다 치고 우리의 아이들은 어떻게 될지, 그 아이들이 성장하여 사랑을 하고 이번에는 자기 아이들을 가질 차례가 되었을 때 그들의 심중에 망설임은 없을까--하는 보다 절박한 심정에 시달리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 아마 조금이라도 생각이 있고 책임감..
우리는 어디서 오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이런 근원적인 질문으로 유명한 고갱은 달과 6펜스 그리고 야성적인 매력이 넘치는 그림들로 잘 알려진 화가이다. 달과 6펜스를 보면 고갱은 굉장히 매력적인 인물로 등장을 한다 익히 알고 있듯이 이 사내는 보장된 성공과 전도유망한 장래를 팽겨치고 야생적인 자연의 공간...타히티로 거침없이 향했던 모험가이자 정열적인 사내로 묘사되고 그 이미지는 고갱을 바라볼 때 하나의 신화처럼 작용되고 있다. 고갱 서거 100주년을 기념해서 나온 이 책은 조금 다르다. 그의 작품이나 타히티에서의 생활에 모든 관심을 쏟았다기보다는 그의 조상들의 내력에서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그의 생애를 성실하게 되짚어보고 있다. 여름방학을 맞이해서 뭔가 전환점이 필요했고, 정열이..
박현욱 님은 고등학교 때 이미 그의 처녀작 '동정 없는 세상'을 굉장히 재미있게 쿡쿡 웃으면서 봤던 기억이 있어서 친근한 작가다. 그래서 새로운 작품이 나왔다고 했을 때 '발칙'하건 '대반란'이건 상관없이 꼭 봐야지 생각했었다. 개인적으로 제목을 짓는면이나 소재를 채택하는 능력이 아멜리아 노통만큼이나 탁월하다고 생각한다. 어느 평론가의 말대로 '무거움과 가벼움을 적절히 조화시킬 줄 알며, 소설의 생기와 활력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를 아는 작가'라고 해야할까.. 이번 작품 역시 톡톡 튀는 사탕같은 재미가 있다. 특이하게도 연애의 과정을 축구에 비교해놓았다. 월드컵 시즌과 맞물려 성공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월드컵임에도 불구하고 한경기도 보지않고 할일 하고 심지어 야구나 농구 보러다니는 나에게도 굉장히 ..
똑같은 아파트 건물들이 줄지어 선 어떤 거리에서 나는 빨간 현관문 앞에 멈추어 섰다. 갑자기 그곳에서 내 남은 생을 보내고 싶다는 강렬한 갈망이 솟아올랐다. 머리위의 2층에는 커다란 창이 세 개 있었다. 커튼은 없었다. 벽은 흰색이었고, 장식이라고는 파란색과 빨간색의 작은 점들로 덮인 커다란 그림 한 점뿐이었다. 벽을 향하고 있는 떡갈나무 책상, 커다란 책꽂이,팔걸이의자가 보였다. 이 공간이 내포한 삶을 가지고 싶었다. 자전거를 가지고 싶었다. 매일 저녁 빨간 현관문에 열쇠를 꽂고 돌리고 싶었다.어스름 녘에 커튼 없는 창가에 서서 맞은 편의 똑같은 아파트들을 바라보다가 에르원트소엡 멧 로게브로드 엔 스펙(호밀빵과 베이컨을 겻들인 콩 수프)으로 대충 끼니를 때우고 하얀 방에서 하얀 시트가 덮인 침대에 엎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