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그들 각자의 무대 (360)
언제나 날씨는 맑음
남자친구와 내 생일이 거의 비슷한지라, 우리 둘의 '귀 빠진 날' 축하 겸 다녀온 콘서트. ^.^ 의류나 책을 기증하면 버스커 2집 cd를 주는 '7초의 나눔'에도 참여하고, 오랜만에 올림픽 공원도 산책하면서 즐거운 시간 보내기. 사실 데뷔한지 2년정도 된 그룹이라 콘서트 예매하면서 살짝 불안하기도 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노력한 흔적이 엿보여서 대만족이었다. 삼성카드라 1+1으로 다녀왔지만, 이벤트 없이 봤어도 만족했을 듯 >__
요즘 대중적인 판소리 공연으로는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이자람님. '사천가'와 '억척가' 두 레파토리가 있는데, 양쪽 모두 브레히트의 스토리를 차용해 판소리와 접목시킨 공연이다. 판소리 만들기 '자' 제작으로, 장구, 북, 베이스 등 다양한 악기들을 이용해 대중성을 높였고 일반인들이 알아듣기 쉬운 언어들과 은어들을 사용해서 처음 보는 사람도 편하게 볼 수 있다. 특히 억척가는 LG 아트센터에서 3년 연속 앵콜공연을 올릴만큼 호평일색. 판소리가 사랑스럽고 유쾌할 수 있을지 누가 알았을까. :D 난 사천가를 먼저 보고, 이번에 억척가를 봤는데 사천가도 처음 봤을 때 충격적인 느낌이었을 정도로 인상깊은 작품었지만 억척가의 인물이나 짜임새가 훨씬 더 다양하고 스토리도 깊이 있다. 우리 문학작품 특유의 '..
이 영화를 보려고 했던건 사실 한 1,2년전쯤이었지만 어찌어찌하다 보니 시간이 꽤 지나서, 다시 재생했을 때는 그 장르마저 잊어버려 로맨스물인가 하는 잘못된 추측까지 하고 있던 상태였다. 어쩌다보니 바로 앞에 리뷰를 쓴 매치스틱맨과 이 작품 모두 리들리 스콧이 참여한 작품인데, 두 영화 모두 예상보다 훨씬 더 좋았어서 곧 개봉을 앞둔 '카운슬러'도 은근히 기대가 된다. :D 이 작품에는 세명의 중심인물이 있다. 부부인 로이스와 더그 라일리. 그리고 16살짜리 스트립걸 맬로리 라일리 부부는 평범한 중산층으로 보이지만 차사고로 십대였던 외동딸을 잃은 뒤 어떤 대화나 감정교류 없이 생활 중이다. 더그는 자신의 외롭고 상처입은 감정을 불륜으로 해소하고, 로이스는 몇년동안 집안에서만 칩거한 채 남편의 외도에도, ..
여름에 보고, 이제야 글을 쓰는(..) 너무 재밌게 봤던 영화라 꼭 글로 남겨야지 했었는데,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다가 아파서 강제로 쉬게 된 김에 생각이 난 것이니 다친 것이 그렇게 부정적인 것만은 아닐 수도 있겠다. ^^; 범죄, 코미디물을 좋아하긴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킬링타임용이고 때문에 리뷰를 남기는 일도 적다. 게다가 그런 영화를 통해서 인생이나 삶에 대한 성찰을 얻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는데 이 작품은 주인공부터 이야기의 흐름까지 너무 독특해서 굉장히 인상 깊었다. 매치스틱맨은 사기꾼인 로이(니콜라스 케이지)를 주축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다. 사기꾼이 주인공이니 당연히 화려한 사기극과 인생역전을 다이나믹하게 보여줄 것 같지만, 사실 그는 소소한 생계형 사기로 먹고사는 안전지향적 인물이며 기업형 범..
개봉 전부터 그 제작과정이나 인터뷰 다큐가 공개 되면서 꽤 화제를 모았던 영화. 그만큼 기대가 컸는데, 개봉 후 평도 괜찮아서 보기 전에 두근두근 >_
부유한 남편 덕에, 뉴욕에서 성대한 파티를 주최하며 살아가던 재스민. 남편의 몰락과 자살로 동생 진저의 집에 얹혀사는 처지가 되지만 그녀는 명품백과 샤넬 패션을 고집하며, 주변과 어울리지 못하는 모습으로 부유한다. 영화는 재스민의 과거와 현재의 삶을 자유자재로 오가는데 그 넘나듦이 너무 잦아서 어떤 것이 현실이고 어떤 것이 환상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마치 분열되고 있는 재스민의 정신처럼... 백인 화이트칼라에 휩싸여 명품매장을 돌아다니던 상류층의 삶은 몰락 이후 차이나타운에서 블루칼라의 히스패닉 남자들과 부대끼는 모습으로 선명하게 대비되어 펼쳐진다. 이들 자매의 삶은 너무나 다른데, 재스민이 몇천만원을 호가하는 에르메스의 버킨백으로 기억된다면, 동생은 이름부터 버킨백을 본딴 중저가 가방 '진저백'에서 따..
사실 별로 볼 생각이 없었던 영화였는데, 친구가 보고 싶어해서 선택! 평점이 꽤 높은 영화라 아주 이상하진 않겠거니 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더 몰입해서 보고 나왔다. :D 평범한 두 가족이 모여 추수감사절을 기념하던 중 딸들이 사라지고, 유력해보이는 용의자를 잡지만 별다른 물증이 없어 풀어주게 된다. 아이를 찾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아빠는 용의자를 납치해 온갖 방법을 시도하고, 형사는 형사대로 새롭게 등장하는 용의자들을 통해 아이를 찾으려 노력한다. 어린이 납치와 성범죄는 한국에서도 공분을 사는 영역이라 아빠가 시도하는 과격한 행동도 크게 억지스럽지 않고 나름의 설득력을 가진다. 마치 라이벌과도 같은 아빠와 형사의 구도 덕분에 관객들은 과연 누가 범인일 지 생각하느라 긴장을 늦출 수 없고, 덕분에 새로..
오랜만에 본 사극 영화. 생각보다 스토리는 꽤 짜임새 있는 편이고 중간중간 긴장을 이완시켜주는 해학적인 요소들도 집어넣어서 꽤 재밌게 볼 수 있었다. 광해의 빛과 색감이 화려하게 빛나는 느낌이었다면 이 영화는 복색의 화사함보다는 파도 치는 풍경을 참 예쁘게 담아냈다. 사실 스토리야 역사적인 내용이라 뻔해서 별다른 긴장감이 들진 않았는데, 충격적인건 김종서와 수양대군의 이야기나 한명회의 부관참시를 모르는 관객들이 꽤 많았다는거;; 이 내용을 모른다면, 좀더 재밌게 영화를 감상할 수 있을라 생각된다(..,) =_=;;; 김혜수는 기존의 섹시이미지를 너무 계속 소모시키는 느낌이라 좀 식상하지만, 전체적인 배우들의 연기나 어울림도 나쁘지 않다. 난 원래 악역을 더 좋아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이정재가 가장 좋았음..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일부러 챙겨본적이 없음에도, 어찌어찌 하다보니 모두 보게 되었다. 매번 볼 때마다 별거 없는 스토리와 너무나 일상적인 대사에 싱거워했지만, 싱거움 속에 그 나름의 매력이 있어서 이번에도 영화관으로 향했다. 흔한 남자들의 술자리 대화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느낌. 옆자리 사람들의 이야기를 흘러흘러 듣고 있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영화다. '우리 선희'는 정유미가 출연한 작품들 중 가장 매력적이고 예쁘게 표현된 영화일게다.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생각은 했지만 예쁘다는 생각은 거의 해본적이 없었는데, 로맨스가 필요해서에서도 그렇고 이 영화에서도 그렇고 일상적인 장면들을 연기할 때 참 반짝반짝 빛나는 배우 같다 :D 같이 본 남자일행은 선희의 어장관리에 감탄과 분노!를 표시했는데, ㅎㅎ 이 영..
신카이 마코토의 언어의 정원. 예전에 초속5cm를 처음 봤을 때 감탄을 거듭했었다. 나직한 목소리도. 섬세한 작화도. 너무 좋았다. 게다가 1인제작방식이라니 믿기 힘들 지경이었는데 이제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일하게 된 그가 '언어의 정원'이라는 신작을 내놓았기에 기쁜 마음으로 보고 왔다. 언어의 정원의 스토리는 사실 초속5cm 때와 비슷하게 크게 대단하거나 촘촘할 것 없는..하지만 너무나 서정적인 이야기다. 15세 소년과 27세 여교사의 우연한...사랑이야기. (..라고 하지만 소년은 거의 대학생처럼 보이므로 나이차는 느껴지지 않는다) 금기가 낀 만남이지만 자극적이거나 드라마틱한 부분은 거의 없고, 풋페티쉬가 연상되는 장면들이 많지만 배경들에 묻혀서 아름답게 처리된다. (사실 여교사가 등장했을 때 난 좀..
인시디어스를 만든 제임스 완의 신작. 컨저링. 잔인한 장면이나 자극적인 부분이 거의 없는데도 오랜만에 꽤 재밌게 본 공포영화였다. 중간중간 깜짝 놀라거나 공포감을 느낄 수 있는 요소들을 과하지 않게 잘 배치했고 음악들도 적절하다. 특히 중간중간 향수를 느낄만한 익숙하고 오래된 곡들이 쏟아져나와서 대조적인 느낌을 극대화 시킨다. 5자매를 둔 부부가 악령이 깃든 집에 이사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나처럼 마녀라거나 엑소시즘을 믿지 않는 사람에게는 다소 흥미가 떨어지는 전개일지도 모르겠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것. 하지만 다소 시니컬하게 아 지금 시대가 어느 시댄데 악령 타령이야 하면서 바라보고 있었다가, 실제 인물들의 사진들이 등장해서 갑자기 기분 나쁜 느낌이 쫙..
오빠님에게 무슨 영화를 보고 싶냐고 물으니 누가 애플빠 아니랄까봐 -_- 수줍게 자..잡스 라고 말해서 보러간 영화 난 그냥 가성비가 좋으면 애플걸 쓰고 그게 아니다 싶으면 안쓰고 이런 편이라 그리 충성도 높은 소비자는 아닌데, 남자친구는 애플제품으로 도배를 해서(....);; 나 혼자 보는거라면 안봤을 영화인데, 너무 보고싶어하길래 보러갔다. ^^; 곧 맥북 새로 지르러 갈거라 그래 이거 보고 두근두근하렴-_-싶었음 스티브 잡스 전기를 예판으로 살 때부터 알아봤다만(...) ㅋ 영화관 들어갔는데 트랜스포머 때처럼 남자끼리 온 관객들이 꽤 많아서 오빠 같은 사람들 여기 잔뜩 있네 하고 좀 놀리는 재미가 있었다! ^.^ 애쉬튼 커쳐와 스티브 잡스가 너무 안닮아보여서 왜 캐스팅 했지 싶었는데 젊을 적 사진을..
투마더스의 줄거리는 그리 새로울 것이 없다. 절친했던 두 여자가 장성한 서로의 아들들과 사랑에 빠진다는 어찌보면 흔하디 흔한 19금 근친물이 연상된다고 할까. 하지만 도리스 레싱의 원작에, 나오미 와츠와 로빈 라이트 콤비를 믿고 예매를 했다. 사실 볼만한 영화가 별로 없기도 했고, vip 예매권을 어서 써야했기에 ㅎ 이 영화는 흡사 무인도를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바닷가에서 진행되는데, 이야기의 60%는 서핑장면이요 나머지 20%는 물 속 혹은 수영복을 입은 채로 배우들이 등장한다. 바닷물에 반짝이는 두 아들들의 잘 균형잡힌 몸은 보기에 좋고, 젊은 여자조연들을 모두 눌러버리는 나오미 와츠의 미모도 놀랍다. 로빈 라이트의 탄탄하고 긴 신체의 선도 아름답고. 때문에 마치 동성애로 오해받을만큼 각별한 두 여자의..
영화이벤트에 당첨되는 바람에 다소 늦게 보게 된 설국열차. 그간 주변에서 워낙 스포일러성 이야기를 많이 들은데다가 원작을 이미 본 상태라 사실 영화에 대한 기대 보다는 예상하는 내용을 재확인한다., 정도의 생각으로 극장에 들어갔다. 영화 보기 전에 이렇게 양갱이랑 콜라도 지참ㅎㅎ 내가 알고 있던 스포일러가 그리 많지는 않았는지 다행히 이야기는 꽤 재밌었고 마무리도 크게 나쁘진 않았다. 원작은 거의 모티프 정도의 구실만 하고, 세부 내용을 대부분 바꿔서 영화 보면서 원작과 비슷하게 이렇게 흘러가지 않을까 싶었던 것을 거의 비껴나갔다. 사실 난 원작이 그리 훌륭한 서사구조는 아니라고 생각해 오히려 다행. 다만 기존 원작 2,3부에서 나왔던 독재의 형태를 영화에서 좀더 사용했으면 흥미진진하고 계급갈등도 두드러..
'인 더 하우스'는 문학교사인 제르망과 제자 클로드 사이의 기묘한 관계를 보여준다. 제르망은 과거 작가를 꿈꾸었지만 재능이 없어 포기한지 오래고, 현재는 고등학생들의 형편없는 작문실력을 개탄하며 평범한 교직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던 중 유독 클로드가 작성해온 작문과제를 통해 모든 사건은 시작된다. 이 글의 내용은 클로드가 자신의 친구 라파의 집을 관찰하고 방문한 이야기를 관음증적인 시선으로 구술한 것이었다. 제르망은 마치 '아라비안 나이트'처럼 '다음 시간에 계속' 이라는 문구에 호기심을 느껴 아내와 함께 이를 읽어내려 가고 점점 다음 글을 기다리게 된다. 제르망은 클로드의 글에서 자신과는 다른 작가의 재능을 발견하고 결과물들을 피드백 해주면서 자신의 못다 이룬 꿈들을 대리만족하기 시작한다. 게다가 부유..
주인공 빈센트는 틱장애로 알려진 '투렛 증후군' 환자이다. 그는 긴장만 하면 튀어나오는 욕설과 발작 때문에, 어머니의 장례식조차 끝까지 지켜보지 못하는 절망감을 맛본다. 그의 아버지는 성공한 정치인으로 곧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있다. 장례식 후 빈센트는 어머니가 그리워했던, 이탈리아의 한 바다를 가려하지만 아버지에게 그는 서둘러 요양원으로 치워버려야하는 짐일 뿐이다. 결국 요양원으로 간 빈센트는 거기서 또다른 문제를 가진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거식증 환자인 마리, 결벽증+강박증을 가진 알렉스. 어느날 의사는 마리에게 계속해서 음식을 거부하면 강제적인 방법을 쓰겠다고 선포하고, 이에 마리가 의사의 차를 훔쳐 달아나면서, 우여곡절 끝에 이 셋의 여행은 시작된다. 이 영화의 독특한 점은 두 집단의 여행 과정..
이 영화의 주인공은 현악 콰르텟 '푸가'의 구성원들이다. 25년간 활동했으며, 몇천번의 공연을 함께 한 그들. 완벽해보이던 이들의 하모니는 첼리스트이자 최고령자인 피터가 파킨슨병으로 인해 은퇴선언을 하면서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완벽해보이던 관계는 도미노 무너지듯이 우르르 엉망진창이 되버린다. 피터를 아버지처럼 따르던 줄리엣은 피터의 은퇴를 막아보려 애쓰고, 완벽주의자이며 완고한 성격의 다니엘은 새로운 첼로주자를 찾는다. 그 와중에 줄리엣의 남편인 로버트는 더이상 피터의 백그라운드에 머물 수 없다며, 새로운 첼리스트가 온다면 자신이 제1바이올린을 맡아야겠다고 언쟁을 벌인다. 줄리엣은 남편의 실력이 다니엘보다 못하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를 만류하지만, 로버트는 줄리엣이 다니엘에게 옛 연정이 남아있어 그를..
이 영화의 예고편을 봤을 때 트랜스포머처럼 미끈하게 잘 빠진 로봇물일거라 예상 했다. 별다른 스토리를 찾아보지 않고 왕십리 아이맥스 3D관에 들어설 때만 해도 기대에 차 있었다. 좋아하는 감독이라 믿고 봤는데....좋은 자리 힘들게 예매했는데... 기본적으로 이 영화는 누군가의 평대로 손에 로봇 좀 쥐고 조정하며 치고박고 놀았던 사람이거나 에반게리온에 열광하던 세대가 아니라면, 재밌게 보기엔 무리가 아닐까 싶다. 일반적인 오락영화로 봐주기엔, 오덕 지수가 너무 높음 (...) 자꾸 날 ~찡이라고 부르면서 따라다녔던 모 학생이 생각났다;; 아 얘는 이쪽 장르의 덕후가 아니려나 -_- 같이 본 일행은 너무 재밌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지만, 난 에반게리온이 한참 히트를 칠 때는 초등학생이었고 로봇만 나오면 ..
간만에 샤롯데에서 보고 온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 :D 찰스 디킨스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18세기 혁명 당시 런던과 파리. 두 도시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정치적인 이념보다는 드라마가 더 살아있는 느낌이다. 오빠나 나나 그간 너무 바빴어서 공연 며칠 전에 급하게 찾아봤는데 다행히 vip 중앙좌석이 딱 2자리 남아있어서 바로 결제! 오빠한테 자리 남아있다는 얘기 듣고 너무 좋아서 탄성이 저절로 (샤롯데는 관이 작은 편인데다가 1층 뒤쪽 좌석도 괜찮을 것 같다. 궁금해서 가장 뒷 좌석에서 무대를 봤는데 나쁘지 않았음. 다만 음향이 뒤로 갈수록 좀 웅웅 거리는 느낌이기 때문에 난 최대한 앞줄 사수. ) 새벽 내내 비가 내려서 폭우주의보가 해제되긴 했어도 좀 걱정했는데 다행히 걷는 동안..
평이 워낙 좋았기 때문에 다른 영화들을 제치고 지난 주말에 보고 왔다. 스포일러를 피하려고 관련 글도 거의 보지 않아서 내용에 대해 전무한 상태로 극장에 들어간 '-' 추격자와 비교한 평이 있어서, 긴장을 쥐어짜는 스릴러물일까 싶어 긴장하고 봤는데 군더더기 없이 아주 깔끔한 스타일의 영화다. 이런 느낌은 간만에 받아보는 듯.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정우성이 어쩌다가. 왜. 이런 범죄에 빠져드는지 어떤 성장배경이나 과거를 가지고 있는지 전혀 알려주지 않고 정우성이 속한 조직의 배후나 주변인물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태도를 취한다. 정우성 뿐만 아니라, 한효주나 설경구에 대한 정보도 그저 경찰조직에 속해있다는 것 외엔 알수없다. 흔한 가족사진 한장 나오지 않는 ㅎ..
태기수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연극. '물탱크 정류장' 심심하면 주요 공연장들 홈페이지에서 공연을 찾아보곤 하는데, 마침 프리뷰예매로 할인 중이길래 바로 예매해서 보게되었다. 리뷰를 미루는 바람에 6월말에 본 연극인데 이제야 쓴다;; 남산예술극장 바로 옆은 서울애니메이션 센터. 일찍 도착해서 만화도서관에서 느긋하게 만화책 보다가 브라운하우스 커피에서 조잘조잘 수다떨기. :D 연극 본 뒤에 잠깐 산책해도 좋고 명동에서 맛난 것 먹고 들어가도 괜찮은 데이트코스라 즐겁다. 주인공 한세종은 서울의 한 옥탑방에서 애인과 동거중인 회사원이다. 작은 잡지사의 말단기자. 회사에서나 집에서나 언제나 치이는 존재. 어느덧 결혼을 생각할 시기이지만, 집도 차도 없으며 직장 역시 불안정하기 때문에 애인이 결혼이야기를 해도 ..
난 깜짝깜짝 잘 놀라는 편이고, 무서운걸 즐길만큼 담이 큰편도 아니라 놀이동산에 가면 회전목마 외엔 탈 수 있는게 거의 없고(....) 고어무비도 잔상이 너무 심하게 남아서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쏘우3,4나 악마를 보았다정도가 되면 영화감상을 포기함)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소재 중 하나는 좀비&재난! 아마 적당히 흥미진진하고 긴장감 넘치면서도 현실성은 별로 없기 때문에 살인자가 썰고 자르고 하는 것보다 더 즐길 수 있는 것 같다. 월드워z가 기존 소설을 죄다 잘라 먹었다고 욕먹고 좀비물보다는 재난영화에 가깝다는 이야길 들었지만 뭐 재난물 역시 좋아하기 때문에 ㅎ 즐겁게 영화관으로 향했다. 영화는 예상대로 톰 크루즈가 나오는 다른 재난영화와 비슷한 느낌이었는데 보는 내내 우주전쟁이 떠오른다. 음 ..
흔히 영화나 드라마에서 목격되는 출산 장면은 끈을 잡아 당기며 악을 쓰면 곧 아이가 태어나고, 밖에서 남편이 초조하게 좀 돌아다니다보면 우렁찬 울음소리가 울려퍼진다. 출산할 때 일가족이 함께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성교육에서는 난자와 정자가 합쳐지는 모습이나 합쳐지기 까지의 과정만 알려주므로 실제 임신의 과정이 어떤지, 그 뒤의 겪게되는 육체,심리적인 변화는 사실 관심이 있어서 따로 찾아보거나 직접 출산을 겪기전에는 알기 쉽지 않다. 나도 학교에서 배운 이론이나, 주변에서 보고 들은 얄팍한 이야기들이 전부였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와닿을만큼 무언가를 접할 기회는 없었다. 그런데 임신과 출산. 그리고 그 후의 이야기를 직설적으로 풀어놓은 영화가 있으니 바로 '해피 이벤트' 이다. 무려 로맨틱 코메디이지만, 연..
위대한 개츠비의 내용이야 소설로 계속 접해서 사실 더 궁금할 것도 없고, 내 관심은 오로지 캐리 멀리건이 연기한 데이지가 얼마나 잘 어울리느냐 그리고 소설을 보면서 느꼈던 배경들을 어떻게 펼쳐놨느냐였다. 코엑스에서 skt 회원들을 대상으로 평일 천원 관람 이벤트를 하길래 평소엔 거의 방문하지 않는 이 메가박스로 향했다. 사실 그냥 가까운 곳에서 보고 싶었는데 반어거지로 끌려간거(...) ㅠ 영화 속 데이지는 여전히 무책임하고 못된 냔이었지만, 매혹적이고 아름다웠고 그만큼 설득력이 있었다. 뭐 개츠비만 불쌍한건 당연지사(...) 1920년대 상류층의 삶을 온갖 드레스와 폭죽, 위스키와 조명들로 정신 없을만큼 사치스럽고 과장되게 묘사해놨다. 제작비가 엄청 들었겠구나 싶은 -_- 덕분에 문득문득 디즈니스럽고 ..
저명한 역사학자이자 대학교수인 정민과 은퇴한 국제 분쟁 전문 기자 연옥. 연옥이 암선고를 받고 은퇴한 뒤, 과거 연인이었던 두 사람이 매주 목요일날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기로 약속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 연극은 마리 카르디날의 ‘샤를르와 롤라의 목요일’이 원작이라 한다. 만약 20대초반에 봤다면 조금은 공감하지 못했을 연극 같은데, 대사가 어렵다거나 내용이 난해하다기 보다는 두 사람의 관계가 다소 모호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사회적으로는 성공했지만 개인적인 연애사는 엉망이다. 과거의 연옥은 이지적인 운동권 학생으로, 자존심이 강하며 주체적인 면모를 지녔고 정민은 아는 것은 많지만 행동하진 않는. 사변적인 역사학도였다. 두 사람은 대학시절 우연히 만나 취업 후에도 애매모호한 관계를 이어갔..
사귀다 보면 그 사람이 그 사람이고, 헤어질 때는 모두 같다고들 하지만 난 그 말을 믿지 않는다. 모든 사랑의 형태는 비슷한 면은 있을지언정 똑같지 않고, 내게는 너무 착한 사람이었던 그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마음 속 악마버튼을 누르게 하는 '개놈'일수도 있는거라고 생각한다. '천사'라 생각되는 그녀 역시 누구가에겐 '썅년'일수도 있고. 운이 좋았던 것인지 끼리끼리 만나서인지 내 연애사에는 상대방이 소위 '진상짓'을 한다거나 서로 소리소리 지르고 화를 내면서 난리법석을 떠는 경우는 없었다. 대부분의 경우, 상호합의나 조용한 대화-통보로 끝이 났다. 그럼에도 일정부분 영화에 공감이 간 이유는 연애의 시작과 모습은 저마다 달라도 그 끝에서 느껴지는 미련과 씁쓸함은 닮아있기 때문이리라. 헤어질 때 평온한 모습..
한달쯤 전에 이 영화와 관련된 글을 읽고 꼭 봐야지 했는데, cgv에서 무비꼴라쥬로 상영 중이라 이번에 보고 왔다 :) 스토리도 독특하고 영화 평도 워낙 좋아서 기대가 컸는데 이에 잘 호응해주는. 유쾌하고 잘 만든 영화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중심인물들은 주류사회에서 동떨어진, 대책없는 낙오자들이다. 모나리자나 아인슈타인이 뭔지도 모르고 관심도 없는 더러운 술주정뱅이부터 걸핏하면 슬쩍 물건을 집어오는 (하지만 그나마도 프로답지 못해 매번 걸리는) 3류 도둑까지... 주인공 로비 역시 교도소를 들락거린 부모 아래 자라나, 폭력사건에 수없이 휘말려온 인물이다. 로비는 여자친구와의 출산을 이유로, 교도소에 구금되지 않고 마지막 기회를 부여받지만 그가 폭력과 범죄의 어두운 세계에서 벗어나 새 출발을 하는 것은 ..
평이 워낙 좋아서 궁금했던 '어둠 속의 대화' 예술의 전당인가에서 할 때부터 갈까말까 하다가, 신촌에 상설전시관이 있다고 해서 이번에 다녀오게 되었다. 가격은 1인당 3만원. 생일할인&4인 단체할인이 있으니 참고할 것. 1988년부터 시작되어서 전세계 700만명 이상이 참여했다는데 90분간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공간에서 물, 나무, 바람 등등을 체험하는 전시다. 1시간 30분이면 좀 길지 않을까 싶었지만, 빛 하나 없이 어두운 공간에 있으니 시간이 정말 빨리 가서 실제 체감시간은 3,40분정도. http://www.dialogueinthedark.co.kr/index.nhn (이미지들은 구글검색) 미리 간단한 안내를 받고 나면 8명씩 짝을 지어서 어둠 속으로 이동한다. 넘어지거나 위험할까봐 조금 무서웠..